“여기까지 오느라 그동안 고생 많았어요. 도움을 청하러 온 것만으로도 치료와 변화가 절반이나 시작된 거예요. 당신은 괴로운 증상을 해결하러 온 게 아닙니다. 그동안 꾹 눌러두었던 마음을 표현하고 감정의 찌꺼기를 제거하고 바쁜 일상에 치여 잊고 지냈던 자신을 돌보기 위해 온 거예요. … 하나님께서 주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수용하고 기뻐하며 은사와 장점, 인생의 목표를 발견하고 무엇보다 자신에게 칭찬과 격려 그리고 사랑을 베풀 수 있는 능력을 배울 거예요.”
– 6,7쪽
예민함을 주제로 강의하고 글을 쓰면서 자기 비하와 자책, 죄책감에 시달리는 크리스천이 많다는 걸 알았다. ‘나는 너무 한심해’, ‘이런 내가 무슨 신앙인이야’, ‘나만 참으면 모두 평화로운데…’, ‘이건 내 십자가야’, ‘크리스천이 이런 것 하나 못 견디면…’ 등의 생각으로 자신을 괴롭힌다. 이런 사람을 만나면 꼭 해주는 말이 있다. “당신이 예민하고 잘못된 게 아니라, 때로는 상황과 상대가 당신을 힘들게 한 것일 수 있어요.”
– 18,19쪽
크리스천의 자존감은 세상의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받은 복을 세어보아라”라는 가사처럼 우리는 셀 수 없이 많은 은혜를 받았다. 그것을 날마다 세어보고 감사하고 기뻐한다면 상대의 말 한마디나 사소한 일에 흔들리지 않게 된다. 가장 큰 은혜는 거저 주어진 ‘하나님의 자녀 됨’이다. 이는 단순히 입양의 개념이 아니라 현재의 보살핌과 함께 미래의 하나님나라에서 누릴 모든 권리를 상속받았다는 뜻이다. 결국 자존감 안정성의 뿌리는 하나님의 자녀 됨에 있다고 나는 믿는다.
– 60쪽
중독은 인간의 실존적 외로움으로 인한 심리적 허기에서 비롯된다. 그러므로 숨지 말고 자신의 영적 상태를 직면할 때 치유가 시작된다. 예수님은 자신을 “생명의 떡”(the bread of life)이라고 말씀하셨다(요 6:35). 왜 자신을 떡, 즉 음식으로 비유하셨을까? 우리 인간의 허기진 내면을 온전히 채울 수 있는 게 ‘하나님의 말씀’뿐이기 때문이다.
– 82쪽
간혹 뭐든 기도로 이겨내겠다고 주장하는 신앙심 깊은 크리스천도 있다. 물론 그 뜻을 존중하지만, 체중 증가, 공황장애, 수면장애, 우울증, 부부 갈등, 자녀와의 싸움, 분노조절장애 등 물리적인 증상이 나타나고 뇌에 변화가 일어났다면 육체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상담과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중독된 뇌를 약물로 치료하고 마음을 돌보면서 하나님을 의지할 때 치유에 가까워질 수 있다.
– 82쪽
연애란 본래의 나를 발견하고 내 모습을 상대에게 가감 없이 보이며 받아들여지는 경험이다. 그래서 좋은 연애는 자존감을 회복시키지만 나쁜 연애는 자존감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삶을 망가뜨리기도 한다. 굳이 애써 희생하면서 사랑이라고 착각하지 말자. 내가 행복하듯이 상대도 행복하고, 서로 함께하는 시간이 즐겁고 유쾌한 게 건강한 연애의 신호다. 자존감을 갖는 건 나를 위한 사랑임과 동시에 상대를 위한 사랑임을 명심하자.
– 109쪽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았다. 그분의 형상은 바로 ‘사랑’이다. 그것이 우리 안에 씨앗으로 심겨있기에 우리는 사랑의 능력이 잠재된 존재다. 주님은 말씀하신다. “내가 십자가에서 너의 죄악, 추함, 버림받음을 다 가져가고 나의 순수함, 아름다움, 사랑스러움을 주었으니 너는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단다.”
– 230쪽
이 책이 깊은 마음의 상처로 아파하는 독자와 가족에게 응급약이 되길 바란다. 또한 정신과 상담이 꼭 필요하지만 차마 병원 문턱을 넘지 못하는 이들의 생각을 바꾸고, 관계의 상처로 인해 신앙을 등진 이들이 다시 하나님께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
– 278,27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