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교와 기독교의 관계는 어떠했는가?
삼위일체와 (신이 인간이 되는) 성육신이 기독교만의 것인가?
‘사람의 아들’(인자)과 ‘하나님의 아들’이란 누구를 가리키는가?
율법에 대한 예수의 태도는 어떠했는가?
유대교와 기독교의 메시아사상은 어떻게 닮아있는가?
“전 세계에서 위대한 랍비 학자 둘 혹은 셋을 꼽으라면 그 중 한 명에 – 심지어 가장 위대한 학자로도 – 손꼽힐 정도로 저명하면서도 보수적인 랍비 다니엘 보야린”[Daniel Boyarin]은 얼마 전 목소리를 낮추어 나에게 그의 생각을 조심스럽게 털어놓은 적이 있다. 이처럼 보야린의 견해는 은밀하게 전해졌다. 그 견해가 분명 랍비들을 곤란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랍비들은 보야린의 견해를 따르는 사람들이 [그 견해에 대한] 탈무드의 근거들을 있는 그대로 알 수 있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기독교인으로서 내 생각을 털어놓자면 보야린의 견해는 기독교인들도 똑같이 곤란하게 만든다. 신약성경에 대한 그의 독창적인 해석이 [우리의 기존 해석과] 동등한 근거를 가졌음을 인식하게 된 기독교인들 말이다.
보야린의 탁월한 견해가 곤란을 일으키는 이유는 [유대인과 기독교인] 서로 간에 상호적으로 확립된 한 쌍의 정체성을 흐릿하게 또한 복잡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의 업적은 이러한 상호 관계의 개념을 정확히 파악하고, 랍비들과 복음서 저자 모두를 대담하게 다시 읽는 작업 한가운데로 그 관계를 끌고 온 것이다. 그 결과는 깜짝 놀랄 만한 것이어서, 일단 당신이 – 유대인이든 혹 기독교인이든 – 보야린이 완수한 작업을 이해하고 나면, [당신의 진영에서 보는] 성경의 가장 친숙했던 구절들조차 갑작스레 전혀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 잭 마일스 서문 중.
이 작은 책, 『유대배경으로 읽는 복음서』에 담긴 신학적 함의들은 어마어마하다: 유대교와 기독교의 관계, 유대배경 문헌의 (상호텍스트적) 사용과 유대 해석학(미드라쉬), 고대근동 신화 및 이스라엘의 신관의 발전, 메시아사상, 인자론, 신론과 기독론, 율법에 대한 예수의 태도 등등. 무엇보다도 다니엘 보야린은 우리가 알고 있는 기독교와 유대교 사이의 관계에 대한 통념에 도전한다. 그는 ‘유대교 = 유일신론’ 도식을 깨뜨리면서, 흔히 기독교와 유대교의 경계 표지로 간주하는 삼위일체 교리와 (신이 인간이 되는) 성육신 교리의 싹이 유대교 안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라는 획기적인 주장을 펼친다. 유대교와 기독교가 각기 자신을 더 명확하게 정의내리는 일에, 아이러니하게도 서로를 활용했다는 점은 놀랍도록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더불어 “사람의 아들”(인자)과 “하나님의 아들”이 의미하는 바를 구약성경과 유대배경문헌 및 고대근동 신화에 비추어 읽음으로써 기존의 해석들을 뒤집고, 그 결론을 토대로 복음서에 나타난, ‘율법에 대한 예수의 태도’를 명료하게 조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