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러는 컴퓨터의 비유를 통해서 신학과 교리적 전통을 하드웨어로, 목회적 방법론과 프로그램들을 소프트웨어로 비유한다. 이런 비유는 하드웨어가 잘 바뀌지 않고 유연성이 그다지 없는 반면, 소프트웨어는 필요나 상황에 따라서 유연성을 가진다는 면에서 꽤나 적절하다. 그리고 켈러의 이런 컴퓨터 비유는 신학적 비전의 위치가 이 둘 사이를 연결해 주는 미들 웨어라는 데서 정점을 이룬다.
p. 41
연결과 소통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내 시선이 더이상 나의 자아상과 나의 정체성을 해결하는 데 머물지 않아도 된다는 소식은 하나님과 사람들과 연결되고 소통할 길을 열어 준다. 내 문제, 내 상처가 가장 커 보이기에, 그걸 제일 먼저 해결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하나님은 물론 다른 이들과도 연결되고 소통하지 못하게 만드는 큰 벽이 존재한다.
p. 136
켈러의 성육신적 성경 읽기는 성육신 교리가 가진 의미를 다시 살려 내기 위해서도, 또 신앙 성장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접점과 역할 모델을 제시하는 일은 우리의 신앙 성장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접점과 역할 모델은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연결과 소통이 실제로 회복되는 길이며, 또한 그를 통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또한 연결과 소통으로 나아간다. 우리는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하심을 통해서 이루신 일이 근본적으로 우리와 당신 사이에 접점을 만들어 내신 일이며, 또한 그 접점을 통해서 역할 모델을 제시하신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p. 192
결국, 모든 관계는 연결되어 있다.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 나 스스로와의 관계, 나와 이웃과의 관계, 그리고 나와 피조계 사이의 관계, 칭의 교리는 이 모든 관계를 하나로 꿰뚫으며 우리에게 하나님의 사랑에 기반해서 타자와 관계 맺는 방식에 대해서 가르친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며, 결국 칭의 교리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하나님은 사랑을 통해서 의로움을 성취하신다는 것이다.
p. 378
일은 하나님이 먼저 하신 것이며 그렇기에 그 자체로 선하다. 또한, 일은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임을 나타내는 중요한 증표이다. 존엄하신 하나님이 일하셨고, 인간을 그분의 형상이라고 불러주셨기에, 인간의 일 또한 인간의 존엄성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인간의 일은 하나님이 일하심을 따라서 피조계를 다스리고 보살피는, 존엄한 일이다.
p. 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