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많은 그리스도인 젊은이들은 신앙와 직업, 또는 신앙과 소유의 관계에서 많은 갈등과 혼선을 겪고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몸을 가지지 않은 천사라면 이 세상에서 먹고 입을 걱정 없이 오직 신앙 하나만 붙들고 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몸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순수한 신앙만으로는 살 수 가 없습니다. 우리는 날마다 무언가를 먹어야 하며 무언가를 입어야 하고 어디선가 잠을 자야 합니다.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얼마간의 돈을 저축하고 있어야 안심이 됩니다.
지나치게 이상적인 신앙을 가진 사람은 소유에 대해 걱정하는 것 자체가 불신앙으로서, 우리는 먹고 사는 것 일체를 하나님께 맡기고 아무 소유 없이 하루하루 살아야 한다고 주장 합니다. 이런 순수한 신앙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소유에 대해 말하는 것 자체가 신앙의 순수성을 잃고 타락하는 길이자 세상의 욕심에 야합하는 속물이 되는 길로 여겨질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이세상에서 소유한 것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죄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물론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구원입니다. 그러나 구원만으로는 살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구원에 추가하여 가정과 직업과 소유룰 주심으로써 이 구원이 얼마나 풍성한 것인지 깨닫게 하시고 누리게 하십니다.
그러나 막상 이 세상에서 살다보면 직업과 소유 때문에 죄를 지을 때가 많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직장을 위해서 마음에도 없는 거짓말을 해야 할 때도 있고 부정한 방법인 줄 알면서 눈 감아야 할 때도 있습니다. 또 어떤 때에는 예배에 참석해야 하는 줄 알면서도 돈 버는 일 때문에 참석하지 못하기도 합고, 어떤 때에는 부에 대하여 너무나도 높은 목표를 잡은 나머지 그 목표를 따라가느라고 신앙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타락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1. 야곱이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다
야곱이 결혼을 위해 무려 14년간이나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 종살이를 했습비다. 30장 25절을 보십시오.
라헬이 요셉을 낳은때에 야곱이 라반에게 이르되
“나를 보내어 내 고향 내 본토로 가게 하시되”
야곱은 라반에게 본토로 가게 해 달라고 청원하고 있습니다. 야곱이 하필 요셉을 낳고 이런말을 하는 것을 보면 아마도 요셉을 낳았을때 약속한 기한인 14년아 다 찬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야곱은 그렇게 쉽게 아버지 집으로 돌아갈 수 가 없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식구들은 많아진 데 비해 가진 재산은 하나도 없다는데 있었습니다. 물론 야곱이 믿음 하나만 붙들고 식구들을 이끌고 떠났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내가 넷에 아이를 열둘이나 거느린 가장이 아무 대책 없이 그 먼 곳을 향해 떠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뿐만 아니라 라반의 집을 떠나는 것은 법적으로도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 당시에 누구든지 종으로 팔려와서 종살이를 하기가 주인의 배려로 결혼을 하게 된 사람은 나중에 빚을 다 갚고 떠날때 아내와 아이들은 그냥 놔 둔 채 혼자 떠나게 되어 있었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은 주인의 소유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야곱은 종으로 팔려온 것이 아니라 자유인으로 왔고 분명히 결혼을 위해 14년간이나 노동을 제공했기 때문에 당연히 아내와 아이들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라반은 아주 교활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야곱을 평생 일꾼으로 붙들어 두려고 했습니다. 야곱처럼 신부대금 대신에 자진해서 노동을 제공한 경우에는 이 기간이 끝난 후 과연 자유롭게 자기 가족들을 데리고 떠날 수 있는냐 하는 점이 참 애매했습니다. 주인이 쉽게 동의해 주면 떠날 수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떠난다는 것이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야곱은 라반에게 청원을 합니다.
“내가 외삼촌에게서 일하고 얻은 처자를 내게 주어
나로 가게 하소서. 내가 외삼촌께 한일은 외삼촌이
아시나이다”(30:26)
다시말해서 야곱의 아내와 아이들은 아직 완전한 야곱의 소유가 아니었습니다. 라반의 승낙을 얻고 그 곳을 떠나야 비로소 완전히 그의 것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라반은 야곱을 보내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야곱을 붙들고 늘어졌습니다.
라반이 그에게 이르되 “여호와께서 너로 인하여
내게 복 주신 줄을 내가 깨달았노니 네가 나를
사랑스럽게 여기거든 유하라.”또 가로되
“네 품삯을 정하라. 네가 그것을 주리라”(30:27, 28)
라반은 절대로 야곱을 호락호락 보내려 하지 않았습니다. 야곱이 ‘황금알을 낳은 거위’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라반은 자기가 이토록 부자가 된 것은 하나님께서 야곱을 통하여 자기에게 축복하셨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대단히 신앙심이 깊은 말인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내가 깨달았노니”라는 말은 자신의 건전한 분별력을 사용해서 깨달았다는 말이 아닙니다. 우리 번역에는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이것은 원래 ‘점이나 복술 같은 방법으로 알았다’는 뜻입니다. 그의 재산은 인간의 노력으로 늘릴 수 있는 정도 이상으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된 원인에 대해 점을 쳐 보았더니, 여호와께서 야곱을 통해 복을 주셨기 때문이라는 점괘가 나온 것입니다.
라반은 딸들이나 아이들의 문제를 가지고 야곱과 시비를 해 봐야 그를 더 불안하게 만들 뿐 붙잡을 수는 없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은혜를 물고 늘어집니다. “여기에서도 하나님의 은혜가 나타나고 있지 않느냐? 여기에서도 하나님이 너를 통해 이렇게 축복하시지 않느냐? 여기에서도 이렇게 예배드리고 신앙생활 잘 할 수 있는데 굳이 아버지 집에 갈 필요가 뭐 있느냐? 그러지 말고 이제부터는 품삯을 좀 줄테니 여기에서 살아라”는 것입니다.
1. 하란의 야곱 (29:1-14상)
하란에 도착하다/하나님의 인도/양치기의 전문성을 보여준 야곱/라반을 만나다
2. 야곱의 선택과 그 결과 (29:14하-30)
하란의 야곱/야곱의 제안/라반에게 사기당하다/두아내
3. 경쟁적 출산 (29:31-30:8)
하나님을 의지한 레아/라헬의 질투/인간적인 방법이 파고들다
4. 인간의 방법, 하나님의 섭리(30:9-24)
첩이 낳은 아들들/합환채사건/하나님의 주권적인 은혜
5. 신앙과 소유(30:25-43)
야곱이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다/야곱의 결정/전문지식을 사용하다/풍성한 삶을 회복하려면
6. 야곱의 귀환 (31:1-16)
환경의 변화/야곱이 경험한것/아내들의 반응
7. 영광의 탈출 (31:17-35)
야곱의 소유/떠나는 방법/라반의 추격/무서운 함정과 야곱의 경솔함
8. 야곱의 반박 (31:36-42)
재추격하는 악의 세력/진장한 내모습을 보아야 한다/야곱이 분명한 주장
9. 증거의 돌무너기 (31:43-55)
라반의 포기/증거의 돌무더기/라반이 조금 정신을 차리다/세상과의 새로운 관계
10. 가장 부담스러운 만남 (32:1-12)
하나님의 군대/에서와의 만남/야곱의 반응/하나님께 기도하다
11. 야곱의 선물 (32:13-23)
하나님의 도움을 기다리는 시간/야곱의 생각/하나님의 뜻, 인간의 지혜/ 하나니의 백성과 세상 사람들과의 관계
12. 야곱의 씨름 (32:24-32)
야곱과 씨름한 사람/사람의 몸으로 오신 하나님/승리자 이스라엘/그 후에 이루어지 일
김서택 목사(대구동부교회)의 창세기 강해 설교 열 권이 모두 나왔다. 1997년 6월에 시작했으니 3년 6개월이 걸린 셈이다. 열 권을 모두 더하면 2000쪽이 넘는다.
김 목사는 “제자들교회 형제자매들 생각이 난다”는 말로 완간 소감을 시작했다. 창세기 강해설교 시리즈는 김 목사가 대구동부교회에 부임하기 전에 섬긴 제자들교회에서 설교한 내용을 홍성사에서 다듬어 책으로 엮은 것이다.
김 목사는 ‘창세기는 복음이다’라고 말한다. 이 한마디에 김 목사가 창세기 강해설교에 담고자 했던 모든 것이 들어있다.
김 목사의 창세기 강해설교 시리즈가 한 권 두 권 나오자, 본문에 대한 해석뿐만 아니라 그 적용이 탁월하다는 평가가 나온 까닭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김 목사는 창세기를 크게 두 부분으로 본다. ‘창조부터 노아 홍수까지’가 한 묶음이고, ‘믿음의 조상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또 한 묶음이라는 것이다.
창조부터 노아 홍수까지 이어지는 첫 묶음은 제1권 <하나님의 형상, 사람의 모습>(창1-3장)과 제2권 <대홍수, 그리고 무지개 언약>(창4-11장)에 담았다. 창조부터 노아 홍수까지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시며 인간이 죄를 지음으로 도대체 어떤 일이 우리 인간과 이 세상에 일어나게 되었는지 증거한다”고 김 목사는 설명한다.
다음, ‘믿음의 조상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아브라함과 이삭의 이야기를 담은 제3권 <약속의 땅에도 기근은 오는가>(창12-17장)와 제4권 <불의한 시대를 사는 의인들>(창18-21장)과 제5권 <죽음의 한계를 넘어선 신앙>(창22-25장), 야곱의 이야기를 담은 제6권 <팥죽 한 그릇의 거래>(창25-28장)와 제7권 <천사와 씨름한 사람>(창29-32장), 그리고 요셉을 담은 제8권 <꿈을 가진 자의 연단>(창33-39장)과 제9권 <은잔의 테스트>(창40-44장)와 제10권 <열두 아들이 받은 축복>(창45-50장)에 담았다. 김 목사는 “믿음의 조상들의 이야기는 그들의 신앙이 단순히 종교적인 감정의 표출이 아니라 철저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고 이 세상에 사는 삶, 하나님께서 하라시는 대로 ‘갈 때까지 가는’ 삶 그 자체였음을 보여준다”고 풀이한다.
김 목사가 창세기 강해설교를 하면서 주로 참고한 것은 알더스의 주석과 칼빈의 주석이었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참고할 만한 주석이 사실 많지 않다”는 말을 덧붙이며 “설교자도 목회적 주석을 해야 한다”고 했다. 목회자는 교회라고 하는 구체적인 현장에서 적용하는 주석을 한다는 설명이다.
김 목사는 창세기 강해설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족장들의 면면을 이런 말들을 가지고 그렸다. 아브라함 콤플렉스, 야곱 콤플렉스, 요셉의 이유없는 고난, ‘작은 아가서’라고 할 수 있는 이삭의 결혼 이야기.
“강해설교는 저자의 의도에 따라서 본문을 해석하고 시대적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설교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두 시대를 연결시키고 재구성하여 살아있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 목사는 “한국 교회에 훌륭한 강해설교자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환영했다. 그 까닭을 김 목사는 한국 교회의 바른 성경관에서 찾았다. “바른 성경관이야말로 한국 교회의 보이지 않는 자산이다.” 김 목사가 마지막 강조한 말이다.
– 기독신문 / 2001. 3. 7 / 김은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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