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제목인 『지혜신학 개론』은 이 책이 지혜에 관한 연구서라고 선언한다.
그러나 구약성경에서 지혜란 정확히 무엇인가?
적어도 19세기 중엽과 요한 브루흐(Johann Bruch)의 연구 이래로 학자들은 소위 역사적인 책들과 선지서와 율법과 구별되는 문학 장르로서의 지혜인 “지혜 문헌”(wisdom literature, ‘지혜 문학’으로도 이름-역주)에 대하여 언급해 왔다. 물론 장르로서의 지혜에 관한 연구는 19세기의 기원으로부터 현재의 순간에 이르기까지 점점 쇠퇴하고 있다.
그런데도 심지어 오늘날 대부분 학자는 잠언, 욥기, 전도서는 지혜 문헌의 핵심을 이룬다고 단언하곤 한다. 장르를 연구하는 몇몇 학자들은 다수의 지혜시(wisdom psalms)와 아가를 포함하여 다른 텍스트를 지혜 문헌에 더하곤 했다. 다른 학자들은 더 나아가 요셉 이야기, 에스더, 다니엘, 그리고 어떤 역사적인 내러티브와 심지어 선지서들을 이 문학 범주에 넣곤 했다.
p. 33
잠언에서 지혜에 대한 우리의 기술은 세 가지 차원, 즉 실용적, 윤리적, 신학적인 차원으로 전개될 것이다. 우리가 지혜를 실용적으로 그리고 나서 윤리적으로 그리고 최종적으로 신학적으로 분리하여 제시할지라도 잠언에서 이 세 가지는 아주 밀접하게 서로 얽혀있다는 것을 처음부터 바르게 언급해야 한다. 만일 실용적으로, 윤리적으로, 신학적으로 지혜롭지 않다면 누구도 정말로 지혜롭게 될 수 없다.
p. 39
그러므로 지혜신학에 전도서가 한 공헌을 조사하기 전에 우리는 전도서를 합당하게 읽기 위하여 비교적 짧은 오리엔테이션으로 시작할 것이다.
여기에 제시된 견해는 논쟁의 여지가 없지 않지만 특이한 것도 아니다. 때로 성경의 다른 부분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모순되는 듯이 보이는 전도서에 대하여 학식이 있는 전문가마다 전도서에 대한 접근에 있어서 서로 다르다는 것은 조금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전도서에 대한 나 자신의 이해를 제시해야 하므로 나는 학자들 사이에 대략 동의하고 있는 것이 무엇이고 동의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를 말할 것이다.
p. 73
잠언, 전도서를 살폈으므로 우리는 이제 지혜의 본질을 더 이해하기 위하여 욥기로 향한다. 대부분 사람이 욥기를 생각할 때 그들이 첫 번째 생각은 욥기는 고난에 관한 책이라는 것이다. 욥은 고난받는 자로 유명하다. 그러나 욥기의 주된 이슈는 고난의 본질에 대한 것이 아니며, 왜 우리가 고난을 겪는가에 대하여 답을 주는 데도 관심이 없다. 욥의 고난은 욥기의 진정한 이슈인 지혜를 제기하기 위한 기회를 제공한다. 욥기는 신정론(theodicy) 논쟁이 아니고 지혜 논쟁(wisdom debate)이다. 욥기의 모든 인간 등장인물은 지혜에 대하여 서로 경쟁하는 주장을 제기하며 서로의 견해에 대하여 논쟁한다.
p. 98
우리는 요셉과 다니엘을 들여다보면서 구약성경의 지혜를 묘사하는 우리의 연구를 시작한다. 오랫동안 주목된 대로 이 두 인물에 관한 이야기는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들은 외국의 왕궁에서 섬기는 동안 자신들의 지혜를 보여준 두 지혜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대표한다. 비록 요셉이 이야기의 시초에는 성숙하지 못하다고 논쟁할 수 있을지라도, 그와 특별히 다니엘은 성경의 다른 어떤 인물들보다 시종일관 지혜롭고 의롭고 경건한 사람들이다.
p. 153
지혜의 보편성에 더 많이 호소하는 것은 긍정적으로는 이스라엘의 지혜와 더 넓은 고대 근동의 지혜 사이의 관계에 종종 근거하며(제9장을 보라) 부정적으로는 창조신학을 선호하는 가운데(제8장을 보라) 구속사와 제사장 신학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주장에 근거한다. 게다가 몇몇 학자들은 중요한 언약 개념과 언약 안의 법적인 구성 요소들로부터 거리를 둔다. 예를 들어 브라운(Brown)은 “지혜서는 이스라엘의 언약적 전통에 구속당할 수 없다”라고 단언한다. 이 주장을 테스트하기 위하여 이번 장은 지혜와 언약과 율법 사이의 관계를 탐구할 것이다.
p. 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