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현대 독자들은 이러한 제사장들에 대한 비난을 정결 체계나 신성한 영역에 대한 제사장들의 권위를 거부하는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비난은 오히려 많은 유대인들이 정결 체계의 중요성을 확신하고 거룩한 것과 속된 것, 정한 것과 부정한 것을 정확하게 구별하도록 제사장들이 이스라엘을 지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믿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예언자들에게 있어 이러한 실패를 정결 의식 체계 내에서 해결하는 방법은 이 체계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경계선을 더 정확하게 긋고 이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이었다.
_1장 예수의 세계에 대한 개요
레위기는 신생아가 정결한지 부정한지에 관한 문제를 명쾌하게 다루지 않는다. 하지만 독자들은 이러한 침묵을 신생아는 부정해지지 않는다는 증거로 받아들일 수 없다. 아무튼 레위기는 이스라엘에서 적용되는 모든 정결법을 포괄적으로 서술하지 않는다. 오히려 제사장 문헌 저자는 때로는 정결 의식 체계를 함축적으로 다루고, 전체적인 이해를 통해 개별 사례에 적절하게 적용할 것을 요구한다. 출산에 관한 규례는 매우 간략하며, 특히 다른 생식기 유출(레 15장) 및 “레프라”(레 13-14장)에 관한 상세한 묘사와 비교하면 더더욱 그러하다.
_2장 의식적 부정함의 세계에서 활동하는 예수
요약하자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고학적 증거와 문헌적 증거는 모두 나병이 기원전 3세기 혹은 2세기 이전에는 지중해 세계에서 존재하지 않았고, 레위기를 기록한 제사장 공동체에도 알려지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대다수 학자들은 이에 동의한다. 그렇다면 예수 시대에는 어떠했을까? 아무튼 내가 위에서 지적했듯이 나병은 기원후 1세기에 유대 지방과 지중해 지역에 더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그렇다면 복음서 저자들이 “레프라”를 언급했을 때그들은과연 나병을 지칭했던 것일까? 간단히 말해 그 대답은 “아니오”다.
_3장 예수와 걸어 다니는 송장
마가복음 5장과 레위기 12장 및 15장 사이의 이러한 표현의 일치는 마가가 이 이야기에서 정결함의 문제에 관심이 없었다는 학자들의 주장이 설득력이 없음을 보여준다. 때때로 나는 이 이야기가 부정함에 관한 것이라면 예수와 초기 추종자들이 유대 정결 의식 체계(특히 여성과 관련하여)를 전부 거부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하는 학계의 강한 믿음이 그러한 다양한 주장의 배후에 도사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마가와 그의 청중은 이 여인이 이 질병 때문에 부정한 상태에 놓이게 되었음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과연 이 사실을 인정하는 것 자체가 예수나 마가가 정결 의식 체계를 전면 거부했다는 것을 요구하는가? 아니다.
_4장 예수와 죽은 자궁
마가와 누가는 모두 예수가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소녀의 손을 잡아 일으키며 그녀를 소생시키는 모습을 그린다. 마태도 예수가 이 소녀를 다시 살리는 모습을 묘사하는데, 마태가 다시 편집한 이야기에서는 이 소녀가 죽은 지 더 오래되었다고 한다. 과부의 아들에 관한 누가의 이야기에서는 심지어 그 청년의 죽음과 예수와 그 청년의 만남 사이에 더 많은 시간이 흐른다. 게다가 예수는 시체와 직접 접촉하지도 않으며, 그의 거룩한 힘은 그가 만진 상여에서 그 청년의 시신으로 이동한다. 이런 방식으로 예수의 힘은 마치 시체의 부정함이 멀리서도 전파되듯이 심지어 멀리 떨어져 있는 가운데서도 그 전염력을 발휘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예수의 거룩한 힘이 신체적 접촉 없이도 그의 몸에서 나와 사람을 다시 살리는 모습을 여러 차례 목격한다. 이런 점에서 예수의 힘은 먼 곳에서도 부정함을 전파할 수 있는 시체의 힘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요한복음에서는 나사로가 죽은 지 며칠이 지났고,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는 나사로를 다시 소생시킨다.
_5장 예수와 망자(亡者)
공관복음에 나타난 예수의 정화 사역은 제사장 문헌에 언급된 세 가지 의식적 부정함의 근원(레프라, 생식기 분비물 유출, 시체)을 넘어 부정함의 악마적 근원에까지 확대된다. 악령의 세계는 이제 인간들을 무작정 괴롭힐 만큼 자유롭지 못하다. 마가는 그의 첫 번째 축귀 기사에서 이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우리가 당신과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우리를 멸하러 왔나이까?”(막 1:24) 또한 강한 자를 내쫓는 축귀 사건에서 귀신들은 예수에게 자신들을 괴롭히지 말아달라고 간청한다(막 5:7; 눅 8:28). 이 요구는 매우 역설적이다. 왜냐하면 유대 문헌과 비유대 문헌이 종종 강조하듯이 귀신들의 주임무가 바로 인간을 괴롭히고 죽이는 것이기 때문이다(참조. 마 15:22; 행 19:16; 고후 12:7).
_6장 예수와 부정한 악령
저자는 1세기 유대교의 율법 이해와 적용에 관한 인식이 정확할수록 복음서 해석이 훨씬 더 명료해진다고 제안한다. 이것은 성서학 연구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중요한 명제다. 저자는 그동안 유대교 의식 규범이나 체계를 포기하거나 거부했다고 여겨졌던 예수의 행동이 실제로는 그것과 정반대였음을 보여주면서 복음서를 새롭게 읽을 수 있는 확실한 실마리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복음서 읽기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만한 저자의 탁월한 통찰에 탄성을 지를 수밖에 없다.
– 윤철원, 서울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신약학 교수
이 책은 의식적 부정함이 지배하는 1세기 유대 전통 안에서 복음서의 예수가 정결 의식에 집착한 유대 엘리트들과 대화하면서 어떻게 귀신, 질병, 죽음의 세력을 극복하시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 책은 우리에게 생소한 1세기의 세계관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그리고 그 당시 가장 중요한 가치관이었던 정결과 부정의 관점에서 복음서를 새롭게 읽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 이민규, 한국성서대학교 신약학 교수
흥미롭다. 이 책은 1세기 유대 사회를 지배했던 정결법이라는 ‘코드’(code)를 정교하게 풀어냄으로써 복음서가 묘사하는 예수의 치유와 축사 사건을 뒤덮고 있는 장막을 한 꺼풀 벗겨내어 그 안을 들여다보게 하는 효과를 낸다. 만일 이 책이 내 손에 들어온다면 반드시 곁에 두고 꼼꼼히 읽을 것이다. 복음서를 진지하게 읽고 싶어 하는 독자라면 다 그러하리라 생각한다.
– 채영삼,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신약학 교수
저자는 제의적으로 부정한 상태에 놓인 1세기 유대인들과 지속적으로 신체적 접촉을 감행하는 역사적 예수의 ‘관심 사역’에 집중한다. 이런 시도를 통해 ‘유대인 예수’의 정결법을 비롯한 유대교 전반에 걸쳐 나타난 율법 이해에 신선하고도 창의적으로 접근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누구나 구약성경과 유대교 (더 나아가 그리스-로마) 배경에서 신약성경을 읽어야 할 이유를 새롭고도 구체적으로 환기해준 저자에게 고마움과 경의를 표할 것이 자명하다.
– 허주,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신약학 교수 · 한국복음주의신약학회 회장
『죽음의 세력과 싸우는 예수』에서 매튜 티센은 유대 정결 의식 규례를 복음서 이야기와 아주 탁월하게 연관시킨다. 하지만 그의 가장 큰 업적은 아마도 그의 관점이 복음서를 해석하는 데 있어 매우 신선하고 설득력 있는 주해를 제공한다는 점일 것이다.
– 크리스 키스, 영국 세인트매리 대학교 신약 및 초기 기독교 교수
티센의 논증은 명쾌하고, 품위 있고, 심오하다. 가히 예수의 유대교 유산을 되찾는 데 커다란 공헌을 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 조슈아 W. 지프, 트리니티 복음주의 신학교 신약학 교수
이 책은 강한 흡입력이 있고 놀랄 만큼 잘 썼으며, 따라서 예수와 사복음서, 그리고 초기 유대교 율법과 실천에 관해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다.
– 어델 라인하츠, 오타와 대학교 고전학 및 종교학 교수
매튜 티센의 『죽음의 세력과 싸우는 예수』는 그동안 매우 절실하게 필요했던 역사적·신학적 연구서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자신의 배경에 훨씬 더 신실하신 예수를 만나게 될 것이며, 이로써 그의 가르침과 치유 사역에서 생명을 부여하는 훨씬 더 위대한 예수를 만나게 될 것이다.
– 에릭 D. 바레토, 프린스턴 신학대학교 신약학 교수
티센의 혁신적인 복음서 해석은 신약의 정결법에 관한 학문적 연구에 크게 기여한다. 나는 이 연구서가 많은 논의와 논쟁을 불러일으키리라고 확신한다.
– 세실리아 와센, 웁살라 대학교 신약학 교수
만약 당신이 이 책을 읽는다면 당신은 천 가지가 넘는 새로운 사실을 배우게 될 것이다.
– 매튜 V. 노벤슨, 에든버러 대학교 신약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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