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출발점은 ‘하나님은 누구신가’여야만 한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주님이 가르쳐주신 기도에서 찾아보자. 우리 주님은 기도의 가장 초입 부분에서 기도의 대상을 분명히 하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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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우리의 기도는 “우리 아버지”로 인한 안심과 “하늘에 계신” 분께 나아가는 긴장감이 공존해야 한다. 하나님의 품에 안기는 포근함과 그 임재 앞에 고꾸라져 엎드러지는 경외함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한없는 친밀함과 무한한 우러러봄이 동시에 묻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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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라는 간구는 주님의 이름이 더럽힘을 받지 않게 해달라는 뜻이다. 이 안에는 우리가 주님의 이름을 더럽히지 않도록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라는 애타는 호소가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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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이 거룩하신 것처럼 우리도 거룩하여야 그분과의 교제가 깊어질 수 있다. 그분의 본질을 닮아야 그분과 동행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기도는 주님의 거룩하심에 동참시켜달라는 기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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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주님이 가르쳐주신 기도의 “나라가 임하시오며”라는 간구는, 주께서 우리 삶의 왕이 되어달라는 요청과 마찬가지다. 우리의 삶에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고, 하나님의 질서가 세워지며, 하나님의 정권이 시행되기를 바란다는 간절한 고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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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에 들지 않도록 깨어서 기도하라고 주님이 말씀하시지 않았는가? 주님이 가르쳐주신 기도는 단순한 기도가 아니다. 기도가 우리 입술에서 고백됨과 동시에 우리의 행위로 연결되는 기도문을 주님이 알려주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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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주기도문에서 하나님의 이름과 나라와 그분의 뜻을 먼저 구하고, 그것이 확실한 토대로 세워지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기도가 우리의 양식과 우리의 죄와 우리를 위한 하나님의 보호하심에 대한 간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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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일용할 양식’이 하나님이 자신의 백성을 훈련하시는 도구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떡을 주심으로 그 백성을 시험하고 계시단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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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사람을 통해 일하는 분이시기에,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그 기도를 통해 역사하시지만, 그것이 나의 임무로 배당된다는 것이다. 기도의 현장에 올 때는 간구로 주님께 아뢰지만, 기도의 현장을 떠날 때는 임무를 띤 자로 내가 파송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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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라는 간구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본성을 점검하거나 확인하지 말아 달라는 뜻이 아니다. 혹은 우리가 연단을 피해가게 해달라는 요청도 아니다. 이 간구는 우리가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해달라는 간곡한 부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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