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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지연
2018년 단편소설 「작정기」로 문학동네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저자 : 김혜진
201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어비』 『너라는 생활』, 장편소설 『중앙역』 『딸에 대하여』 『9번의 일』, 중편소설 『불과 나의 자서전』이 있다.
저자 : 박서련
2015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호르몬이 그랬어』, 장편소설 『체공녀 강주룡』 『마르타의 일』 『더 셜리 클럽』이 있다.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다. 문학 플랫폼 던전(www.d5nz5n.com)의 운영진이다.
저자 : 서이제
2018년 중편소설 「셀룰로이드 필름을 위한 선」으로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km/s 동인으로 활동중이다.
저자 : 한정현
1985년 출생. 201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줄리아나 도쿄』로 제43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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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영의 「그녀는 조명등 아래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계약직 행정사무 보조로 일하는 ‘나’가 우연한 계기로 자신의 대학 시절을 떠올리며 시작되는 이야기로, 열정적이면서 연약한 시절에 겪었던 일이 지금의 시점에서 어떻게 다시 쓰일 수 있는지를 긴 호흡으로 차분히 보여준다. 우리를 휘감는 예술의 아우라를 유머러스하면서도 날카로운 방식으로 꿰뚫는 이 작품은 “새로운 예술사가 쓰이기 시작한 분기점에서, 이 소설은 젊은작가상 대상의 자리에 충분히 값한다”(문학평론가 강지희)라는 호평을 받으며 대상작으로 선정되었다. 김멜라의 「나뭇잎이 마르고」는 ‘마음씨’라는 씨 뿌리기 동아리에서 만난 두 여성이 오랜 시간에 걸쳐 포개졌다 멀어지고, 또다시 포개지는 과정을 그려냄으로써 우리 사회의 가장 첨예한 이슈 중 하나인 ‘퀴어’와 ‘장애’ 문제를 김멜라 특유의 신비로운 문체와 부드러운 활기로 담아낸다. 김지연의 「사랑하는 일」은 ‘서로 사랑하는데 굳이 섹스까지 해야 하느냐’고 묻는 여자친구와 ‘애인이라고 밝히지 말고 친한 친구라고 해도 같이 사는 데는 지장이 없지 않느냐’고 말하는 아빠 사이에 놓인 ‘나’를 통해 레즈비언이 자신의 사랑을 증명하고 인정받는 일의 지난함을 드러내면서도,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기 중심의 서사’를 써나가기로 결심한 이에게서 뿜어져나오는 사랑스러움으로 가득한 싱그러운 작품이다. 김혜진의 「목화맨션」은 세상의 잣대로 바라보았을 때는 쉽사리 수긍되지 않을 정도로 가깝게 지내던 한 임대인과 세입자가 각자의 상황에 맞닥뜨린 뒤 끝내 멀어질 수밖에 없었던 한 시절을 애틋하면서도 단호하게 그려내는 작품으로, 어떤 공간과 관계를 지나오면서 우리가 두고 온 것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박서련의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은 아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되어 있는 엄마가 뜻밖에 게임의 세계에 진입하는 과정을 박진감 있게 전개함으로써 여성혐오와 게임의 규칙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면서 서로를 강화하는지, 그 견고하고 막강한 세계의 한 면을 펼쳐 보인다. 서이제의 「0%를 향하여」는 어린 시절에 독립영화에 매료된 뒤 그것이 비추는 작은 등불에 의지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교차해 보여주는데, 마음을 다해 무언가를 좋아하는 사람만이 품을 수 있는 빛이 어느 순간 주위를 압도할 만큼 강력해질 때의 아름다움에 대해 말하며 우리로 하여금 그 인물들 곁에 나란히 서게 한다. 한정현의 「우리의 소원은 과학 소년」은 식민지 조선을 배경으로 하는 촘촘한 삶의 세목들이 압도적인 작품으로,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해 분투하는 인물들을 조명함으로써 현재까지도 유구히 이어지는 혐오의 역사에서 ‘사랑’과 ‘낙관’을 향해 걸어가는 이들의 선명한 자취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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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형, 선우은실, 오은교, 조대한 평론가가 2020년 한 해 동안 발표된 수백 편의 중단편소설을 읽고 토론해 선별하는 치열하고 지난한 작업을 함께해주었고, 이후에 소유정, 이소, 임정균 평론가가 합류해 최종 선고 작업을 맡았다. 그렇게 열여덟 명의 작가가 쓴 스무 편의 작품이 본심 심사위원 강지희, 박민정, 신수정, 이승우, 최윤에게 전달되었다. 본심에 오른 명단의 대다수가 아직 자신의 첫 작품집을 내지 않은 신예 작가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본심은 열띤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졌다. 각자 인상적으로 읽은 작품들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과 투표를 거쳐 수상작 일곱 편과 그 가운데 대상 한 편을 정하는 과정은 투표를 거듭하는 치열한 것이었지만 결과에 있어서는 흔쾌하게 합의에 이르렀다. 심사가 끝나고 보니 일곱 명의 수상자들 모두 젊은작가상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들이었다. 자신만의 주제를 꾸준히 천착해나가 이제는 유려한 경지에 이른 김혜진 작가를 비롯해, 흥미로운 서사를 촘촘한 밀도로 구성해내며 한 단계 더 발돋움한 김멜라, 박서련, 한정현의 약진이 눈에 띄었고, 신인 김지연, 서이제, 전하영의 탄성 높은 소설들도 놀랍고 반가웠다. 대상작인 전하영의 「그녀는 조명등 아래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기존의 예술이 어떤 인종, 나이, 젠더, 계급 등의 물적 조건을 교차하며 주조되어왔는지를 날카롭게 묘파해내며, 예술성을 둘러싸고 있던 모호한 아우라를 거두어내는 수작이다. 예술사 정전의 구성 요건을 메타적으로 검토하며 새로운 시대의 미감을 개발하는 지적인 작업의 결과물이기도 했다. 독자들에게 대상작을 비롯해 이 일곱 편의 수상작을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 이 작품들을 읽어나가는 시간이 낯설고도 충만하기를 바란다. _‘심사 경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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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영, 「그녀는 조명등 아래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조명등이 깨어진 자리에서 새롭게 눈을 뜨는 여성들과, 소설 마지막에 등장하는 서로를 애정하는 두 여자아이의 뒷모습은 이미 도래한 미래의 한 자락을 선명히 감각하게 한다. 새로운 예술사가 쓰이기 시작한 분기점에서, 이 소설은 젊은작가상 대상의 자리에 충분히 값한다. _강지희(문학평론가)
오래된 기억을 만지작거리고 있자면 그 시절에는 아직 아무 일도,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른 새벽의 고요한 거리처럼. 아무도 해치지 않은 푸른 공기를 들이마시며 길을 나서는 것처럼. 어쩌면 그때는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이라고 나는 믿고 싶어진다. 아직 노트르담이 불타지 않았고, 배는 침몰하지 않았고, 방사능오염도 없었으며, 북극의 빙하에도, 내 인생에도 약간은 희망이 있었던 그런 시절. 삶의 결정적 순간들과 돌이킬 수 없는 잘못들도 아직은 일어나기 한참 전인 그때.(『문학동네』 2020년 가을호)
■ 2019년 문학동네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김멜라, 「나뭇잎이 마르고」 김멜라는 뒤틀리고 고부라진 몸에 발음을 정확하게 하지 못하는 한 여성 주인공이 보여주는 의연하고 당당한 삶의 자세를 통해 우주 안의 한 존재인 인간의 위엄을 증거한다. 모든 것을 다해 말하고 모든 것을 다해 웃으며, 자기 속도로 걷는 ‘체’라는 인물에게 나는 압도당했다. _이승우(소설가)
그녀는 사람에게 다가가 마음을 주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먼저 주고, 준 만큼 되돌려받지 못해도, 다시 자기의 것을 주었다. 결국 그건 자기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했다. 멀리, 크게 보면 그렇다고. 그런 말을 할 때 체의 얼굴은 느긋하면서도 단단해 보였다.(『문학동네』 2020년 겨울호)
■ 2014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적어도 두 번』이 있다.
김지연, 「사랑하는 일」 「사랑하는 일」은 더없이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레즈비언의 커밍아웃 분투기다. (…) “이미 주어진 일” 같은 사랑이 흔들리는 불안 속에서도, “매일 사랑하는 일”을 갱신하며 나아가는 이 인물들을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나는 아주아주 행복한 사람으로 죽을 거야”라는 선언을, 더없이 환하고 유쾌한 얼굴로 등장한 이 새로운 레즈비언 서사의 행보를 격렬히 지지한다. _강지희(문학평론가)
“저는요, 소문내고 싶어요. 점심으로 맛있는 우동을 먹어도 소문내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잖아요. 길 가다 귀여운 고양이를 만나도 소문을 내는 게 인지상정이라고요. 근데 우리 은호 좀 보세요. 얼마나 귀여워요. 아버님도 거기 앉아서 계속 본인 자랑만 하셨잖아요. 뭐 별 대단한 것도 아니었잖아요. 저도 동네방네 소문내고 자랑하고 싶어요. 동네 사람들 다 모아놓고 잔치라도 열었으면 한다고요. 다들 그렇게 하면서 살잖아요. 근데 저희가 남들은 다 하는 그 잔치 열겠다는 것도 아니고요, 어디 광고하겠다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거짓말 안 하고 살겠다는 거예요.(『언니밖에 없네』, 큐큐, 2020)
■ 2018년 단편소설 「작정기」로 문학동네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김혜진, 「목화맨션」 「목화맨션」은 이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녹록지 않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눈부신 데가 있다. (…) 이 소설은 ‘어떤 시간’에 대한 이 마지막 깨달음과 더불어 이제까지의 밋밋한 연대기를 지우고 전혀 다른 ‘진짜 이야기’ 속으로 독자를 내던지는 정서적 ‘무너짐’을 선사한다. 이런 전환을 선사하는 소설은 흔치 않다는 생각이다. _신수정(문학평론가)
만옥은 순미와 처음 냉면을 먹었던 그날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때가 아주 오래전 일처럼 느껴졌고, 새삼 좋았다고 생각되었다. 아니, 불행과 비극 속에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여겼던 그 시간들이야말로 정말 좋았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에 관해서는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에픽』 2020년 10/11/12월호)
■ 201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어비』 『너라는 생활』, 장편소설 『중앙역』 『딸에 대하여』 『9번의 일』, 중편소설 『불과 나의 자서전』이 있다.
박서련,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 엄마라는 부인할 수 없는 정체성이 멸칭이 되어 꽂히는 결말에서 멈춰 서지 않을 독자는 없을 것이다. 서사의 배면에 촘촘하게 깔린 하위문화의 풍속을 정치적 입각점으로 삼아 이토록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가의 다음 작업이 더욱 기대된다. _박민정(소설가)
지승이 너는 좋겠다. 나 같은 사람이 네 엄마라서.
과외 선생을 돌려보내자마자 게임을 켠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당신은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걱정할 거 없어. 너는 그 게임을 반드시 잘하게 될 거야. 왜냐하면 내가 너의 엄마니까.(『자음과모음』 2020년 가을호)
■ 2015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호르몬이 그랬어』, 장편소설 『체공녀 강주룡』 『마르타의 일』 『더 셜리 클럽』이 있다.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다. 문학 플랫폼 던전(www.d5nz5n.com)의 운영진이다.
서이제, 「0%를 향하여」 서이제는 다양한 정보로 구성된 사실들과 제각각의 결을 자랑하는 이차 담론들을 뒤섞으며 주체들의 주관적 경험의 지평을 드넓히는 데 발군의 실력을 자랑하는 듯하다. (…) 독립영화의 현실이 생존의 모서리로 내몰린 주체들의 비극에 그치지 않고 카메라의 ‘빛’에 사로잡힌 영혼들의 축제적 열정으로 빛날 수 있는 것은 그에 힘입은 바 크다. _신수정(문학평론가)
내가 그들의 영화를 보기 위해 얼마나 먼 길을 갔는지, 가는 길이 멀어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래도 얼마나 최선을 다해 갔는지, 늦을까봐 조마조마해하면서 갔는지. 내가 내 마음을 어떤 방식으로든 전했다면 무언가 달라졌을까. 연말에 내 영화 보러 올래요? 별건 없지만, 와줬으면 좋겠어. 대구단편영화제에서 만났던 할머니가 생각났다. 고작 두 번 본 나에게 그런 부탁을 하다니. 할머니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그 말을 했을까.(『악스트』 2020년 1/2월호)
■ 2018년 중편소설 「셀룰로이드 필름을 위한 선」으로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km/s 동인으로 활동중이다.
한정현, 「우리의 소원은 과학 소년」 작가는 거의 한 세기 전의 한국 여성사의 뒤안길에서 유교 기반의 가부장제도에 희생된 여성/남성들을 건져낸다. 정체성 은닉, 정체성 거부로 이어지는 실패의 서사를 딛고 그들만의 출구를 찾은 여성들의 연대의 계보가 서사를 구성한다. 연구와 독서가 픽션과 어우러진, 공적 서사에서 드러나지 않는 옷의 안감 같은 실존들의 갈피가 펼쳐진다. _최윤(소설가)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그 사람 전체를 사랑하는 것이지, 그 사람이 이렇게 돼주었으면 하는 것은 아니야.”
네, 『안나 카레니나』의 문장이에요. 메리는 존이 침실로 들어간 후 거실로 나가 선영의 무릎을 베고 잠들었습니다. 메리는 그날 선영이 자신에게 한 말을 기억합니다.
“너는 너일 뿐이야, 누구의 딸도 아들도 아닌 너. 내가 너의 엄마인 것처럼 말이지.”(『문학동네』 2020년 봄호(『소녀 연예인 이보나』, 민음사, 2020))
■ 201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소녀 연예인 이보나』, 장편소설 『줄리아나 도쿄』가 있다.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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