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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강가에서 By The Riverside At Eventide (한영대조시집)

$30.00 $21.00

저자/역자 : 이향아/이정호  |  출판사 : 창조문예사
발행일 : 2020-07-10  |  (133*205)mm 156p  |  979-11-86545-85-0
따뜻한 시선으로 삶을 관조하는 이향아 시인의 한영 대조 시집
이향아 시인의 시 50편을 특별히 선별한 후, 제1회 창조문예번역상 수상자 이정호 님이 영어로 번역하여 한글 시와 영시를 함께 실었다.
특히 시의 어휘가 얼마나 오묘하고 다채로운 광채로 분화하는지를 파악하고 번역한 영시는 시인의 의도에 밀착된 또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했다.
영문학을 전공하는 학생들, 영어를 공부하는 고등학생들에게 추천한다.

[출판사 리뷰]

인생에 대한 사랑과 기독교적 신앙체험에 대한 고백을 담고 있는 이향아의 시는, 시인의 내면이 현실적 요소들과 내재적으로 결합되어 드러남으로써 풍부한 깊이를 보여 준다. 특히 시어의 선택과 배열의 탁월함이 특징적이다.

오늘 한영대조시집 <저녁 강가에서>의 원고를 마무리하여 마음이 가볍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내게 과분하고 사치스러운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것은 우연히 어쩌다가 된 일이 아니며, 특별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보이지 않는 손이 나를 붙잡아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정호 선생님은 유럽 각국의 신앙시와 영국 낭만주의 시대의 거장인 로버트 번스, 윌리엄 워즈워스, 새뮤얼 콜리지, 로드 바이런, 셸리, 키츠 등의 시들을 많이 번역하셨습니다. 이향아의 시에 토착어를 비롯하여 궁벽한 어휘들이 많은데도, 여러 번 음미하고 세밀하게 대조하면서 수고를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시의 어휘가 얼마나 오묘하고 다채로운 광채로 분화하는가를, 어느 시인보다도 명확히 알고 계시는 선생님, 진실로 누구보다도 시를 사랑하시는 선생님께 경의를 표합니다.
– 「시인의 말」(이향아) 중에서

시를 번역하려고 할 때, 시인에게 알고 싶은 중요한 사항이 있습니다. 시작詩作 당시 그 소재에 대한 시인의 느낌과 정서는 어떠했고, 왜 그 시어를 선택했으며, 메타포는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이런 내용을 미루어 짐작하여 번역하면 오역의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이향아 시인을 직접 만나 배경 설명을 듣고 상의한 것이 수없이 많았습니다. 가능한 한 시인의 의도에 밀착된 또 하나의 작품을 만들려는 노력을 십분 이해했으리라 믿습니다.
그런 후에 나의 일천한 영어 실력으로 적합한 시어를 찾아내서 한 편의 영시가 되도록 꾸려야 했는데, 이것이 내게는 버거운 작업이었습니다.
단언컨대 이향아 시인의 시는 정말 아름답고 매력적입니다. 시의적절하게 사용된 시어들, 토속적인 아름다운 말들, 반전의 반전을 이루는 구성들, 무엇 하나 만만한 대목이 없었습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그럴 때마다 격려해 준 친지들과 창조문예 대표 임만호 장로의 우격다짐식 권면에 결국은 원고를 다 넘기는 작업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찬찬히 교정봐 준 출판사 직원분들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인도하여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 「옮긴이의 말」(이정호) 중에서

저녁 강가에서 흐르는 물을 바라보면,
마음도 물결처럼 잔잔하게 흐릅니다.
저녁 강가에서 먼 하늘을 바라보면
그리운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저녁 강가에 서면 세상이 웅장한 교회당처럼 나를 감싸서,
내 하루의 욕망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이었는지 깨닫게 합니다.
뜨겁던 하루는 끝나고,
나도 이제는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When I gaze upon the waves by the riverside at eventide
I feel my mind is flowing quietly like the water.
When I look up at the sky afar by the riverside at eventide
There are emerging the faces I’ve longed for.
When I’m on the riverside at eventide
The whole world covers up me as if it is a grand chapel,
And awakens me how my earthly desire of a day is in vain.
The sun, the heat of a day, is ready to set down slowly.
And now I get to know I’ve to go home also.

14. 책 속으로

저녁 강가에서

저녁 강가에 서면
누구에겐가 혼신으로 예배하고 싶다
고별의 하루 해 가슴에 파묻고
목숨 바쳐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다

정박한 배들이 찢어진 돛폭을 꿰매어
전설의 바다 산호섬을 꿈꿀 때
쓸쓸하다, 저녁 강가에 서면
노을은
하혈의 현기증으로 물결을 덮고
돌아다보는 기억들은 꽃밭보다 곱다

저녁 강가에 서면
하늘 아래 한 사람의 이름을 외워
‘영원히’라고 맹세하고 싶다

강물은 만삭의 여인처럼
가쁜 숨을 쉬고
나는 내일 아침
새순처럼 부활하고 싶다

By The Riverside At Eventide

Whenever I stand by the riverside at eventide
I wish to worship someone with whole my soul.
Burying the departing sun deep in my heart
I wish to love somebody with whole my life.

While they are patching the sails on the anchored boats
And dreaming a coral island on the legendary sea,
I’m lone, whenever I stand by the riverside at eventide.
The glow of the sunset is
Spreading over the waves with bloody dizziness
And the past memories are more gorgeous than a blossom.

Whenever I stand by the riverside at eventide
I wish to learn by heart one’s name under the skies
And make a solemn vow, ‘Forever’.

The river gasps
Like a parturient woman
And at morrow morn
I wish to revive like a new bud.

이후로도 우리를

네가 세상에 태어나던 날엔
아침부터 까치가 유난히 우짖더니
경이로운 소식처럼 네가 왔다
그날 밤 나는 하나님에게
길고 긴 보은의 편지를 썼다
‘신실한 어미가 되게 하소서’
그 후로 내 기운은 칡넝쿨처럼 뻗고
자랑은 여름 갈대밭보다 무성해
아들아,
이것이 너를 둔 행복이었다

이제는 한 소녀를 아름다이 여겨
숨겨 온 사랑을 고백할까 어쩔까
네 순한 가슴은 미열에 떠 있고
그리운 풍경을 멀리서 손짓하듯
나는 너의 뒷모습을 강물처럼 바라본다

오늘은 네가 세상에 태어난 날
나는 다시 간절한 편지를 쓴다
주여, 우리들을 그윽하게 하소서

Even Since Then For Us

At the date you were born in this world,
The magpies cried out so loud in the morn
And you came to us like a wondrous news.
At that night I wrote a letter to my God,
Long long letter of gratitude,
‘Let me be a sincere mom.’
Since then I’ve gained strength like the arrowroot vines
And my pride was thicker than the summer reeds field.
Dear son,
These have been my happiness caused by you.

At last you fell in love with a lovely girl,
Were shillyshally if you confess your secret love,
And your dovelike breast wandered with fever,
I gazed at your back sight like the river waves,
As if I waved hands for the sweet scene from afar.

Today it’s the date you came to us in this world,
Again I write a letter sincerely,
‘Please God, let us be deeply occult.’

왕이신 당신

내 말씀의 절반쯤은
거짓 맹세
저렇게 거대한 눈으로 내려다보는
하늘의 푸름과
눈물겨운 내 목숨의 발등상인
검은 땅의 비옥함으로
시퍼렇게, 시퍼렇게
맹세만 했습니다

내 말씀의 절반쯤은
몽매한 욕심
가진 떡 아홉보다
못 가진 떡 하나가 커서
눈먼 새끼 짐승처럼 보챘습니다

당신을 사랑하노라
고백한 그 날 이후
당신은 물론 내 왕이십니다만
허구한 날 문밖에서 노숙을 견디는
아, 외롭고 슬픈 왕이신 당신

You, My Lord

A half of my words uttered to you till now,
That’s been the absurd vows.
By the deep blue of the sky
Looking down with that huge eyes,
By the fertility of the black earth,
The footstool for my tearful thread of life,
I’ve only made that many vows
Strongly, so strongly.

A half of my words uttered to you till now,
That has been the ignorant avarices.
Like a blind youngling I’ve asked you for
The one bread seemed bigger than each of nine
Which I’d possessed already.

After the day
When I confessed my love to you,
Naturally you are my Lord, My King.
But enduring to stay out of my door as a homeless,
Oh, you are my lone and sorrowful Lord.

시인의 말_ Poet’s note
옮긴이의 말_ Translator’s note

제1부_ 봄 바다 파도처럼

꽃다발을 말리며_ Drying Flowers
아지랑이처럼 살아요_ Like A Haze Am I Leading My Life
적막을 위하여_ An Ode To The Solitude
저 새들 좀 봐_ Look, Those Birds
봄 바다 파도처럼_ Like The Waves In Spring
씨앗 속에는_ In A Seed
저녁 메밀밭_ The Buckwheat Field In The Twilight
해바라기_ The Sunflower
꽃차를 마시며_ Teaing The Flower Tea
여름 산을 바라보고 있으면_ When I Look At The Summer Mountain
풀꽃_ The Weed Flower
깊은 잠_ Sound Slumber

제2부_ 세상의 후미진 곳에서

안부_ Warm Regards
유서를 쓰던 밤_ The Night When I Wrote A Will
찻잔의 모서리에_ On the Rim Of A Cup
아름다운 목소리로 후회하고 싶었다_ I Wished To Repent Myself With A Sweet Voice
봄밤_ Spring Night
꽃_ The Flower
저녁 강가에서_ By The Riverside At Eventide
연연_ Lingering Affections
세상의 후미진 곳에서_ At The Deeply Secluded Place
나는 지금 다시_ I’m Going To Fall Asleep Again
내 가슴 등잔에 불을 댕겨서_ By Kindling A Lantern In My Heart
날궂이_ The Foul Day
어디 갔을까_ I Wonder Where You’d Gone

제3부_ 아침에는 이슬이

문패_ The Name Plate
편지_ A Letter
어머니의 밥_ The Meals Of Mom
동행_ Companion
내 가슴의 고요_ The Serenity Of My Heart
빨래를 널고서_ I Hung Out The Washes
아침에는 이슬이_ The Dewdrops In The Morn
저녁 산_ The Even Mount
집으로 간다_ I’m Going Home
자족하기_ To Be Self-sufficien
진실하게 말하려면 눈물이 나온다_ I Am Tearing Whenever I’d Say Honestly
오래된 얼굴_ Faces Of Long Familiar
이후로도 우리를_ Even Since Then For Us

제4부_ 경청하소서

해 넘어가기 전_ Before Sunset
쪽빛 종말을 생각하며_ Thinking About The Indigo Blue End Of The World
당신의 피리_ Your Flute
소돔의 여자_ A Woman Of Sodom
어쩌다 나 같은 것이_ How I, A Wretched
돌아다보리_ Yet, I Would Look Back
새 동아줄_ A New Rope
좀 더 어리석게_ A Little More Foolish
언제쯤 나는_ When Can I……
왕이신 당신_ You, My Lord
우리가 사랑할 수 있다면_ If We Are Able To Love
경청하소서_ May You Listen Close To Me

이향아

충청남도 서천 출생. 1966년 『현대문학』 3회 추천을 완료하여 문단에 오름.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음.
시문학상, 한국문학상, 윤동주문학상, 창조문예상, 아시아기독교문학상, 신석정문학상 등 수상.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 국제펜클럽한국본부 고문, 문학의집·서울 이사, 호남대학교 명예교수로 활동 중.
첫 시집 『황제여』를 시작으로 『강물 연가』, 『껍데기 한 칸』, 『동행하는 바람』, 『살아있는 날들의 이별』, 『오래된 슬픔 하나』, 『환상 일기』, 『온유에게』, 『별들은 강으로 갔다』 등 23권을 발간했으며, 수필집으로 『쓸쓸함을 위하여』, 『하얀 장미의 아침』, 『불씨』 등 16권, 문학이론서 및 평론집으로 『창작의 아름다움』, 『시의 이론과 실제』, 『삶의 깊이와 표현의 깊이』, 『우리 시대 이향아의 시 읽기』 등 8권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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