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법으로 하나님의 의를 이룰 수 없기에 하나님은 율법과 별도인 한 방법을 사용하였다.
“율법과 별도로”(뉘니 데 코리스 노무) 나타난 하나님의 의가 바로 복음이다. 율법과 별도라는 말은 원래부터 율법과 복음은 별개라는 것이다. 복음은 율법의 대체물이 아니라 원래부터 하나님의 의를 위한 하나님의 계획이었다. 이것은 율법이 애초부터 하나님의 의를 이루기에 역부족이었음을 보여준다.
– 35쪽
이렇게 “차별이 없느니라”를 빼내면 22절의 의미가 달라진다. 특히 한글개혁에서 “믿음으로 말미암아”로 번역된 디아 피스테오스 예수 크리스투를 원문대로 “예수 그리스도의 믿음을 통하여”로 번역하면 의미가 완전히 달라진다. 누구든지 예수를 믿기만 차별 없이 하나님이 의롭게 여기신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의가 예수 그리스도의 믿음을 통하여 믿는 사람들 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 38쪽
그리고 가장 크게 다른 점은 화목제물로 번역된 힐라스테리온(은혜의 보좌)이다. 힐라스테리온을 한글개역은 “화목제물”로 번역했는데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번제단에 드려진 제물을 말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음과 직결된다. 하지만 힐라스테리온은 번제단이 아니라 지성소 안에 있는 언약궤 덮게 위 두 그룹 사이에 있는 은혜의 보좌를 가리킨다. 시은좌나 속죄소로 불리는 이 곳은 말씀이신 하나님이 임재하는 곳이다. 구약성경의 헬라어 번역인 70인역은 지성소 안에 있는 ‘시은좌’를 힐라스테리온으로 번역하였다.
-48쪽
하나님 나라의 씨이며 하나님 나라의 상속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 땅에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지는 것이 복음이며 새언약이다. 새언약의 당사자이신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의 언약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는데 이것이 하나님의 언약을 이루는 원동력이다. 우리도 하나님 나라의 상속자가 되어 하나님의 새언약에 동참하려면 예수 그리스도 안에 들어가서 예수 그리스도의 믿음을 통하여 하나님의 의로움에 참여해야 한다. 바울이 엔크리스토스(그리스도 안에)를 강조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세상을 구원하는 하나님 나라의 사역의 모든 시발점은 엔크리스토스이다.
– 13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