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은 매우 중요한 성경이면서도 신약 성경에 담긴 초기 기독교 주요 저술 가운데 별로 학문적인 관심을 받지 못했다. 보컴 교수는 완전한 통일성을 이룬 문학 작품으로서 요한계시록이 가진 고유의 문학적 동력을 면밀히 살핀다. 요한계시록과 히브리 성경의 상호 관계를 탐구하고, 계시록이 의미를 전달하는 방식 가운데 구약 성경에 대한 세련된 인유를 핵심 요소로 그려 낸다. 요한계시록이 다른 유대교와 기독교의 묵시 문헌과 갖는 관계에 대한 신선한 연구도 있으며, 요한계시록이 현대의 배경에서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고민도 있다. 요한계시록은 세심하고 우아한 서술, 놀라운 창조적 상상력, 진보적인 정치 비평, 심오한 신학이 한데 어우러진 걸작이다. 무엇보다도 요한계시록의 핵심 메시지는 뛰어난 명료함을 보이면서 요한계시록 자체를 성경 예언 전통의 절정으로 자리매김하고, 스스로 하나님 나라가 종말에 임하는 것을 통해 하나님이 의도하신 목적의 비밀을 계시한다고 주장한다. 『요한계시록 신학』은 포괄적인 탐구서로서 요한계시록 연구에 새로운 물꼬를 텄다. 요한계시록의 독특한 문학 기교 중에는 사실상 이 책에서 처음으로 확인하고 연구한 것도 있다. 이 책이 문학적 역사적 맥락에서 새롭게 건진 증거는 본문 해석의 진전에 크게 도움이 된다.
[“서론” 중에서]
요한계시록은 엄청난 지식, 정교한 문학 기교, 탁월한 창조적 상상력, 급진적인 정치 비평, 심오한 신학을 담은 저술이다. 하지만 신약에 포함된 초기 기독교의 주요 저술 중에 신데렐라로 머물러 있다. 학자들은 요한계시록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고 복음서나 주요 바울 서신에만 집중했다. 이 책은 요한계시록에 대한 무관심의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첫째, 요한계시록의 문학적 구성에 관심을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한계시록의 문학적 구성을 치밀하게 분석해 보면, 본문의 의미가 대단히 함축적이라는 사실, 본문이 대단히 정교하기에 본문의 의미가 충분히 드러나게 하려면 반복해서 읽고 분석해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다. 둘째, 요한계시록의 구약 사용은 요한계시록 이해의 핵심적인 열쇠다. 유대 주석 관행에 따라 구약 인유를 규명하고 요한의 구약 해석을 재구성함으로써 요한계시록의 모호한 본문이 선명해지는 것과 주석가가 계속 오해한 본문이 바르게 해석되는 것을 자주 보게 될 것이다. 셋째, 요한계시록은 묵시록이다. 요한계시록 외에 유대 묵시록과 기독교 묵시록에 대한 직접적인 연구 결과를 도출할 것이고 이런 방식의 연구로 얻은 신선한 빛을 요한계시록에 비출 수 있음을 보여 줄 것이다. 넷째, 요한계시록의 의미는 (구약과의 관계에서) 상호 본문적일 뿐 아니라 (당시 세계와의 관계에서도) 상황적이다. 1세기 후반의 정치 현실과 경제 현실을 반영하는 정확하고 구체적인 자료를 통해 로마 체제의 악이 밝혀진다. 요한계시록을 효과적으로 해석하려면 요한계시록의 배경인 정치와 경제의 역사를 아는 것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