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나는 만 원을 들고 갔기에 “어떡하죠, 만 원밖에 안가지고 왔어요. 다음에 2천원을 갖다드릴게요.” 그러자 그분이 “만 원이면 되지요. 두 개에 6천 원이니까.” “아아 그래요. 난 한 개에 6천 원인 줄 알았네요.” “한 개에 6천 원이면 방석 하나 새로 사지, 왜 만들어요?”
나는 방석 한 개 만드는 데 6천 원 드려도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분이 돈을 많이 번다면 좋으니까요. 내가 옷을 많이 고쳐서, 그때마다 미리미리 값을 다 드려서, 그분을 기분 좋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그분이 잠시 잠깐이라도 기분이 좋다면, 피곤이 좀 가시거나 힘이 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나도 옷을 맡기고 미리 돈을 다 드리고 나올 때면 언제나 기분이 좋습니다. 피곤이 가시고 새로운 힘이 솟아납니다. 남을 기분 좋게 하는 일은 결국 나를 기분 좋게 하는 일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곤 합니다.
– <수선만 하는 의상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