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해석사의 가장 이른 시기부터 지금까지 해석자들은 이 명백한 모순과 부조화들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비평적 해석 이전의 해석자들은 본문의 단일성을 절대 의문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야기상의 문제들을 제거하거나 둘러대려고 노력했다.-p.20
18세기 유럽의 계몽주의는 비평적 성서학의 태동을 보았고, 19세기는 특별히 자료비평의 발전을 목도했다. 이로써 미드라쉬적 접근법들은 합성 저작 이론 선호와 함께 전반적으로 거부되었다. 이런 움직임은 지금까지 이어져 왔으며 이것이 바로 이 책의 주제이고, 이후 남은 지면을 통하여 자세히 알아볼 부분이다. 그러나 이 비평의 시대에도 다양한 관점에서 글을 쓰는 많은 학자가 비평적 방법론 이전과 동일한 주장을 차용하여 계속해서 본문의 일관성과 통일성을 주장하기도 한다.-p.30
오경의 이야기가 서사의 흐름이라는 하나의 원리를 통해 각자를 구성하는 갈래로 나뉠 때, 즉 독자가 각 부분과 전체의 역사 진술들을 따라가다 보면, 개별 문서들의 다른 특징들이(명확도에 있어서 차이는 있지만) 점차 떠오른다. 그중 첫 부류를 우리는 ‘주제적인 것’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 요소들은 한 자료의 전체 서사에 형태와 주안점을 부여한다.
P의 경우 이 ‘주제’ 요소들이 가장 부각되어 있다. 우선 우리는 이 자료의 두드러진 구조적 측면을 볼 수 있다.-p.70
요셉의 옷을 벗긴 사건(23절, J)은 당연하지만 그를 구덩이에 던진 것(24절, E)보다 앞서 나와야만 한다(구덩이에 던지고 나면 그의 옷을 벗길 수 없다). 이스마엘인들이 당도한 것과 유다가 요셉을 그들에게 팔자고 제안한 것은 자연스럽게 연속되는 이야기(25aβ-27절, J)이기 때문에, 형제들이 앉아 식사를 한 것(25aα절, E)보다 전에 나와야만 한다. 서사상으로 그 외에는 갈 곳이 없다. 요셉을 구덩이에서 끌어낸 것(28aα절, E)은 그가 팔려 간 것(28aβb절, J)보다 앞서야 한다.-p.95
창세기 27장은 창세기 24:31, 26:29 그리고 민수기 22:12과 연결이 되는데, 이 부분들에서 같은 편집적 강조점이 발견된다. 이 장(역자주: 창 27장)에서 야웨를 언급하는 부분들 역시 이 층위에 속한다. 야곱(혹은 리브가)은 더 이상 단독으로 행동하지 않으며 오히려 야웨의 손이 그들의 행위 배후에 있음이 나타난다. 이야기의 이런 면이 창세기 10:9과 24:12, 27을 연결하고 있기도 하다. 이 편집층의 저자가 추가한 형제간의 경쟁이라는 주제는 여기와 창세기 4:11-12; 5:29; 8:21-22; 그리고 9:25에도 동일하게 추가되어 있다. 이 교정본의 다른 면, 즉 주제나 언어학적 측면은 이 이야기와 창세기 12:3; 32-33, 그리고 민수기 24:9을 연결한다.-p.140
학자들이 J를 E와 구분해 내는 것을 어렵게 느끼는 기본적 이유는 일반적으로 분석의 기준을 각 자료의 고유한 역사 진술보다 문체와 주제에 두었기 때문이다(이미 보기도 했고 앞으로도 계속 논증을 하겠지만, 역사 진술이 판단의 최우선 근거가 되면 이 두 자료는 사실 의외로 쉽게 식별이 가능하다). P는 상당히 두드러진 문체를 가진 반면 J와 E의 문체 특징은 비교적 유사한 편인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문체에 의존하여 두 자료를 구분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p.218
사례 연구 1의 창세기 37장의 요셉이 팔려 간 이야기에서 우리는 창세기의 비사제계 본문이 두 개의 완결되고 통일성 있는 서사로 나뉘어지는 예를 보았다.
하나는 J로 여기서 요셉은 그의 형제들에 의해 이스마엘인들에게 팔려 가게 된다.
다른 하나는 E로 여기서는 형들이 요셉을 구덩이에 던져 버리는데 미디안의 상인들이 요셉을 구덩이에서 끌어내어 납치한다.-p.255-6
홍수 이야기에서와 같이 야웨께서는 사건의 과정을 미리 선언하신다. 그는 바로의 마음을 완고하게 하실 것이며 바로는 야웨께서 그분의 힘을 낱낱이 보이시기 전까지는 사람들을 내보내지 않을 것이다(7:3-5). 그러므로 P에서 재앙들은 사실 재앙이 아니다. P가 지칭하는 것처럼 오히려 징표와 경이로움들이다. 이 사건들은 바로를 설득하여 사람들을 내보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단지 야웨의 통치를 보여 주는 것이다.-p.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