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은 왜 영적으로 생각해야 하는가? 그것은 영의 생각이 그리스도인에게 생명과 평안을 주기 때문이다. 오웬은 로마서 8장 6절의 “영의 생각은 생명과 평안이니라”는 구절에 모든 논의의 초점을 맞춘다. 오웬은 1부에서 먼저 “영의 생각은 생명과 평안이니라”는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간략하게 살핀 후에, 사람의 영혼의 기능 중 가장 근본적이며 중요한 기능인 지성(mind)이 영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자세히 논의하고, 영적으로 생각하는 것의 가치와 유익이 무엇인지를 밝힌다. 2부에서는 사람의 영혼의 또 다른 핵심적인 기능인 감정(affections)이 영적으로 생각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며, 영적으로 새롭게 된 감정이 어떤 본성을 지니고 있으며, 우리가 우리 감정으로 어떻게 세상을 대하고 세상과 싸워 이길 수 있는지 밝힌다. 그런 후에 영적인 생각의 결과인 생명과 평안이 무엇인지를 밝힘으로써 논의를 마친다.
오웬이 생각하는 생명과 평안은 칭의로 말미암는 것이 아니라 성화의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열매다. 이것은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롭다 하심을 받은 사람이 신앙의 여정에서 성령으로 말미암아 죄를 죽이고 세상을 멀리하고 사탄과 싸우며 하늘에 속한 영원한 것을 믿음으로 바라보고 묵상하고 기뻐하는 것을 통해 주어지는 영적인 선물이다. 이것은 우리의 모든 것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고, 우리의 모범이며 영광의 광채인 그리스도를 닮는 것이며, 하나님이 거룩한 것처럼 우리도 거룩하길 열망하는 것이다.
[발간사 _백금산 목사]
존 오웬 전집 발간은 꿈입니다.
존 오웬 전집을 발간하는 것은 출판을 시작할 때부터 가진 저의 소망 중의 하나였습니다. 이제 그 소망이 이루어져 존 오웬 전집 발간의 첫걸음을 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굳이 존 오웬 전집을 발간하려는 이유는 전집 발간이 이루어져야 본격적으로 존 오웬에 대한 연구가 총체적으로, 그리고 균형 있게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인물의 전집 발간은 그 인물 연구의 고속도로를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존 오웬 전집 발간은 복입니다.
존 오웬(1616~1683년)은 영국 청교도 신학자와 설교자 가운데서 가장 뛰어난 인물로 ‘청교도의 황태자’ 또는 ‘영국의 칼빈’이라고 불립니다. 또한 넓게는 17세기 개신교 스콜라주의의 가장 탁월한 대변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개혁파 정통주의의 챔피언이며, 좀 더 거시적으로는 아우구스티누스, 루터, 칼빈, 조나단 에드워즈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교회사 최고의 영적 거인 중의 한 사람입니다. 교회사적으로 중요한 이런 인물을 좀 더 가까이서 만난다는 것은 분명 우리 한국 교회의 신학과 신앙의 깊이와 넓이와 높이를 위한 초석이 될 것입니다.
존 오웬 전집 발간은 신학적 역사 계승입니다.
존 오웬은 17세기 개혁파 정통주의의 절정에 있던 인물로서 아우구스티누스를 비롯한 고대 교부들, 토마스 아퀴나스를 비롯한 중세 스콜라 신학, 히브리어, 헬라어, 라틴어와 같은 고전어의 통달과 고전 문학과 역사와 철학에 대한 해박한 인문학적 지식을 갖추도록 해 준 르네상스 인문주의, 오웬 신학의 기초와 뼈대를 형성해 준 종교개혁 신학의 전통을 자신의 신학 속에 거대하게 결집해 놓은 인물입니다. 따라서 존 오웬 전집을 읽는다는 것은 21세기의 가벼운 신학적 분위기를 떠나 우리로 하여금 고대 교부들, 중세 스콜라 신학, 르네상스 인문주의, 16세기 종교개혁과 17세기 청교도와 개신교 정통주의 신학의 역사적 전통과 만나 대화하며, 섭리 가운데 이루어진 신학적 전통 가운데 건전한 진수를 계승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존 오웬 전집 발간은 도전입니다.
존 오웬 전집을 발간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번역입니다. 오웬 전집에는 (1) 교리적인 책, (2) 실제적인 책, (3) 논쟁적인 책, (4) 성경 강해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교부 신학, 중세 신학, 가톨릭 신학, 루터파 신학, 개혁파 신학, 이단 신학 등 신학 전반과 랍비와 유대 문헌, 고대에서부터 당대의 홉스와 데카르트에 이르기까지의 철학 서적, 문헌학, 역사, 지리, 법률, 고전 문학 등 17세기 당대 최고 지성인이 도달할 수 있는 백과사전적 지식이 담겨 있습니다. 또한 오웬은 히브리어, 헬라어, 라틴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만연체의 문장을 구사하기 때문에 더욱 번역이 까다롭습니다. 따라서 방대한 존 오웬 전집을 발간하는 것은 에베레스트 14고봉을 오르는 것과 같은 험난한 길입니다. 언제 존 오웬의 전집 완간이라는 등정을 완수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존 오웬 전집 발간의 열쇠는 실력과 끈기를 갖춘 좋은 번역자를 구하는 데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 번역자를 찾고 진행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독자들의 기도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