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
하나님께서 세상의 천한 것들과 멸시 받는 것들과 없는 것들을 택하사 있는 것들을 폐하려 하시나니
이는 아무 육체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
(고린도전서 1장 27~29절)
이 책의 저자인 최원호 교수(서울한영대학교)는 열등감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하고 연구해왔다. 과연, 열등감이 무엇이기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열등감 때문에 고통과 절망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빠져나오지 못하는 걸까? 또 다른 사람들은 열등감 덕분에 새로운 삶을 극복하고 오히려 더 많은 용기와 도전으로 꿈을 펼치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광야에서 40일간 금식했던 예수처럼 21일간 금식하면서 연구한 끝에 최원호 교수는 열등감은 감추는 것이 아니라, 펼치는 것임을 깨달았다. 속담에 ‘병은 자랑하라’고 한 것처럼 제아무리 중병이라도 감추기보다 자랑하면 온갖 치료법을 알게 되고, 마음의 힘과 용기를 얻어 훨씬 더 빨리 회복된다는 의미다. 심리적인 열등감이든, 신체적인 병이든 언제까지나 부끄럽게 생각하고 자기 속에 가둬두면 결국은 스스로 일어설 수 없어 주저앉을 수밖에 없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및 카를 융과 더불어 3대 심층심리학자들 중 하나이자 열등감 전문가인 알프레드 아들러는, 어렸을 때부터 ‘열등감이란 열등감은 모두 갖고 태어난 사람’이라고 할 만큼 열등감의 종합세트였다. 신체의 열등감이나 형제간 비교의 열등감, 학교성적의 열등감 등 평생 개인적인 경험을 중심으로 인간을 이해한 심리학자였다. 아들러는 이렇듯 열등감을 통해 인간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으며, 열등감을 핵심 주제로 강조해왔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심리 관련 책들에서는 ‘열등감’이라는 주제가 상당히 부족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열등감은 심리학의 핵심 키워드이고, 가장 중요한 심리적 문제 해결의 열쇠이자, 그러한 문제를 만드는 배경 자체이기도 하다. 예수께서 직접 택하고 부르신 열두 명의 제자들도 온통 열등감으로 가득했던 약한 자들이었다. 신체적인 것이나 경제적인 것, 직업과 가정 등 사회적인 것이나 스펙을 비롯한 그 모든 면에서 거의가 가난한 자들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많이 배우고 똑똑하고 화려한 스펙을 지닌 사람보다 주를 주인으로 모실 이를 찾아 제자로 삼으신 것이다. 예수께서 “건강한 자에게는 의사가 쓸 데 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쓸 데 있느니라”(마태복음9장 12절)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열등감으로 가득한 이들을 선택하시고 불러 세우신 것이다.
열두 사도들 중에는 스스로를 왜소하고 보잘것없는 열등한 존재로 여기며 반사회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병적인 권력욕이나 우월감과 비슷한 것을 가진 자도 있었다. 즉, 예수의 제자들 모두 하나같이 열등한 존재들이었으며, 오직 부름을 받아 예수의 제자가 되어 동행하면서 예수의 은혜로 열등감을 벗어던지고서야 성공과 행복한 삶을 주 안에서 누릴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아들러가 통찰했듯이 열등감은 인간을 보다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게 하는 성장 동력인 것이다.
열두 사도들에게서 보듯이 열등감을 떨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과감하게 드러내놓고 당당하게 고백하는 것이다.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고 했다. 열등감은 신앙적으로 성숙해지고 영적인 교만함에서도 벗어날 절호의 기회다. 하나님 앞에서 ‘있는 것은 있고, 없는 것은 없다’고 정직하게 고백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사람들 앞에서도 그렇게 열등감과 대면하면 우리는 더 큰 자유로움을 느낄 것이다. 예수께서는 그런 우리를 돕기 위해서 이 세상에 오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