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솔로몬 이야기를 구성하면서 열왕기에 기록된 솔로몬 자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독자들이 열왕기에 기록된 솔로몬 이야기를 익히 알고 있음을 전제한다(Hill). 그렇다고 해서 열왕기 내용 모두를 그대로인용한 것은 아니며, 열왕기의 많은 부분을 아예 인용하지 않거나 일부 이야기와 텍스트에는 변화를 주고 있다. 또한 역대기 저자가 열왕기가 아닌 다른 출처들을 인용해서 솔로몬 이야기에 추가한 내용을 합하면 19절밖에 되지 않지만, 때로는 다른 자료들을 인용해 열왕기에서 언급하지 않은 내용을 추가하기도 한다.
– “Ⅱ. 3장. 솔로몬의 통치(대하 1:1-9:31)” 중에서
앞으로 저자는 다윗의 후손들인 남 왕국의 왕들을 중심으로 책을 전개해 나가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다의 모든 왕들이 동일하게 다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남 왕국 왕들 중에서도 여호사밧, 히스기야, 그리고 요시야가 집중적인 조명을 받는다. 저자는 왜 이들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것일까? 무엇보다도 세 왕은 남 왕국 유다 역사상 가장 훌륭한 종교개혁자들로서 하나님을 향한 마음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저자가 역대기에서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를 빌리자면, 이 왕들은 온전히 하나님을 “찾았던” 사람들이다(Allen; cf. 대상 28:9; 대하 15:2). 역대기 기자는 이 왕들의 신앙심을 예로 들면서 아직도 이와 같은 종교개혁과 하나님을 향한 온전한 마음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포로기 이후 시대를 살아가는 이스라엘이 이 왕들처럼 전심으로 하나님을 찾는다면 하나님이 분명 귀향민 공동체에게 자비를 베푸실 것을 강조한다.
– “Ⅲ. 분열왕국의 역사(10:1-28:27)” 중에서
유다는 아하스 시대를 지나며 영적ㆍ정치적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다행히 유다의 마지막 순간을 장식하는 왕들에 히스기야와 요시야 같은 모범적인 왕들이 있지만 하나님의 심판을 되돌려 놓기에는 너무 늦었고 부족했다. 유다는 머지않아 바빌론으로 끌려가 많은 시간을 그곳에서 보내야 한다. 하나님을 배신한 것에 대한 당연한 죗값이다.
그러므로 책의 끝부분(36:13-21)은 예루살렘 함락에 대한 회고와 신학적 평가이며 주의 백성이 바빌론으로 끌려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한다. 그들이 하나님께 범죄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유다가 바빌론으로 끌려가 인질로 살게 된 것이 주의 백성 이야기의 끝은 아니다.
저자는 한 이방 왕이 선포한 칙령을 책 끝에 첨부한다. 페르시아의 고레스 왕이 바빌론에 끌려와 있는 유다 백성은 조국으로 돌아가 조상들의 여호와를 섬겨도 좋다는 내용이다. 저자가 이 칙령을 책에 더하는 것은 유다가 인질이 되어 바빌론으로 끌려갔던 것이 주의 백성의 종말이 아니며 바빌론 포로 생활로 잠시 유보되었던 다윗 언약이 머지않아 회복될 것이라는 소망을 제공하기 위해서이다.
– “Ⅳ. 유다의 마지막 왕들(29:1-36:21)”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