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교재는 사순절 동안 매일 말씀을 읽고 기도할 수 있도록 구성한 사순절 묵상집이다. 이 묵상집을 통해서 가정에서 함께 말씀을 나누고 기도할 수 있으며 교회에서 전도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보통 교회당 제일 높은 곳에 십자가를 세웁니다. 너무 먼 곳에 있습니다. 우리는 먼발치에서 바라만 볼(아나블레포, 막 8:24) 뿐입니다. 우리 것이 아닌 주님의 것이어서 그렇게 먼 곳, 높은 곳에 있나보다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오너라(막 8:34)”라고 ‘자기 십자가’를 질 것을 말씀하십니다. 이제 더 이상 막연히 쳐다만 보는 십자가가 아닙니다. 자기 것이 되려면 내게 지워진 십자가의 삶이 무엇인지 꿰뚫어 보아야(디아블레포, 막 8:25) 합니다. 그래야 안까지 똑똑히 볼(엠블레포, 막 8:25) 수 있습니다.
십자가는 장식품이 아닙니다. 삶의 값입니다. 값진 삶을 살기 위해 그만한 값을 지불해야 하는 것입니다. 사순절은 자기 십자가와 함께 나의 부활에 이르기 위한 성찰의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 성찰의 과정은 ‘믿은 것은 그를 따르는 것이고, 그처럼 사는 것이고, 그처럼 고난 받는 것이고, 그처럼 죽는 것이고, 그리고 기어이 그처럼 부활에 이르는 것’입니다. 사순절은 작은 예수가 되는 과정입니다. ‘예수 닮기, 예수 살기, 예수 되기’입니다.
이 사순절에 ‘보다 나은 의’의 십자가를 통해 날마다 죽어 나의 부활에 이르기를 기도합니다.
– 저자 서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