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 구두(口頭) 문화를 보면, 하나님의 메시지와 인간의 말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이유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하나님이 구약 성경을 통해 말씀하시는 상황을 왕이 전령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는 상황에 유비해 보자. 문자 문화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는 전령(구약 성경)의 언어가 왕(하나님)의 실제 표현과 정확히 일치하는지가 중요하다. 하지만 구두 문화의 고대인들에게는 표현의 일치가 정확한 소통에 문제 되지 않았다.
_25쪽, ‘2. 구약 성경은 누가 썼나?’에서
이 주장에 따르면 AD 90년경 이스라엘 얌니아(히브리명 ‘야브네’)에서 회의가 열렸고 이 회의에서 구약 성경의 범위를 39권으로 확정했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주장은 오해에서 비롯되었으며, 사실과 다르다. 먼저 무엇이 오해인지 살펴보자. AD 90년 얌니아에서는 어떤 공식 회의(council)도 개최되지 않았다. 즉 유대인의 대표 랍비들이 모여 유대교에 관한 중요한 무엇인가를 결정하는 회의는 없었다.
_92쪽, ‘책 속의 책, 구약 성경, 언제 어떻게 확정했을까?’에서
역대기는 사무엘서와 열왕기가 이미 다룬 이스라엘 역사를 귀환 공동체의 관점에서 새롭게 쓴 역사서다. (귀환 공동체는) ‘우리는 누구인가?’ 하며 민족 정체성에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또한 언약의 외적 표지들 – 성전, 다윗 왕조, 약속의 땅 – 을 모두 잃어버린 상태에서 ‘하나님의 언약이 아직도 유효한가?’라는 질문도 던진다. 이런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역대기를 쓴 것이다. _186쪽, ‘14. 귀환 공동체의 질문 – 역대기 신학’에서
1946년 여리고에서 남쪽으로 24킬로미터 떨어진 쿰란 근처의 동굴에서 어느 베두인이 고대 두루마리 문서들을 우연히 발견하였다. 그 후 10년 동안 사해의 북동 해안 동굴들과 그 외 지역에서 약 1,000여 점의 문서가 추가로 발견되었다. 이 문서들이 사해 문서이다. 특히 사해 문서에 포함된 성경 사본은 기존의 성경 사본인 AD 9세기의 알레포 사본보다 1,000년 이상 앞선 것이었다. 사해 문서의 발견은 구약 성경의 전승 역사에 새로운 관점을 제공했을 뿐 아니라 성경을 읽는 방식도 크게 바꾸어 놓았다.
_239쪽, ‘책 속의 책, 사해 문서 이야기’에서
하나님은 우리의 일상을 통해서도 계시하신다. 잠언의 내용에는 속담이나 격언이 많다. 속담이나 격언은 한 사람이 ‘저작’했다기보다는 오랜 시간 여러 사람의 경험이 만들어 낸 것이다. 다시 말해 잠언의 원래 기원은 솔로몬이나 현인 혹은 아굴이나 르무엘 같은 개인이 아니라 피조 세계 속 일상 생활이다. 인간의 일상에서 유래한 속담이나 격언이 잠언이라는 성경에 담겼다는 사실은 초자연이 아닌 일상이 계시의 원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_267쪽, ‘19. 일상이 계시가 되다 – 잠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