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서 해설서는 제가 꼭 쓰고 싶었던 책입니다. 그동안 성경을 ‘쉽고 재미있게’ 소개한다는 취지로 글을 써오면서 저는 복음서 해설서 집필을 최종적인 목표로 삼았습니다. 예수님의 행적을 기록한 복음서야말로 성경 전체의 핵심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이야기에 쓸데없이 사족을 붙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 때문에 선뜻 손을 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또 한 가지 난점은 네 권의 복음서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공관복음서는 중복되는 내용이 많아서 똑같은 해설을 되풀이할 수도 없고, 어떤 방식으로 써나가는 것이 좋을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아 있었습니다. 고심 끝에 네 복음서 중에서 누가복음 한 권을 집중적으로 해설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글을 써 가면서 누가복음을 선택하기를 백 번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과연 누가복음은 깊이가 있고, 마음을 끌어당기는 묘한 힘이 있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누가복음을 깊이 읽을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되어서 기쁩니다.
누가복음은 네 복음서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복음서인데도 불구하고 마태복음의 그늘에 가려서(?)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마태복음이 맨 처음에 나오는 까닭에 독자들은 은연중에 마태복음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누가복음은 마태복음을 보충하는 책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주기도문도 마태와 누가에 모두 있지만 우리는 마태복음의 주기도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마태복음의 팔복은 다 알지만 누가복음의 사복은 잘 모릅니다.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도 동방박사의 경배 이야기(마태)에 목자들의 방문 이야기(누가)를 섞어 버리기도 합니다. 누가복음을 쓴 누가로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는 노릇입니다. 독자 여러분은 제 책을 읽으면서 누가복음의 가치를 재평가했으면 좋겠습니다.
-저자 서문 중에서-
Weight | 2 lbs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