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꽃 천지다
너와 나
서로 사랑하면
언제나 마음은 늘 봄
봄은
꽃이 있어 아름답다
꽃과 같이 이쁜 마음으로
늘 봄을 만들어 보자
계절의
봄날은 신속히 가지만
마음의 봄은 붙잡아 보자
멀리 있어도
보지 못해도
가지 못해도
마음의
꽃은 늘 피게 하자
늘 봄이 오게
– 「늘 봄」 전문
오월
하늘은 청명하고
땅은 붉은 장미로 수놓았다
초록
숲속에 빨간 얼굴로
웃음을 선사하는 장미꽃
그 웃음
속에 감추어진
너의 아픔과 슬픔을 나는 안다
얼마나
슬픔과 아픔이 심했으면
온몸 저렇게 가시가 돋았을까
세월의
풍랑 속에 내 마음에도
옹이가 생기고 가시가 박혔다
가시가
돋아야 빨간 아름다운
장미꽃이 피어나는 법
내 마음
화원에 핀 빨간 장미 한 다발을
누군가에게 선사하고 싶은 날이다
– 「장미꽃」 전문
홀씨
집을 떠나
바람 타고 비행 연습하며
황금 대지 위를 떠간다
구름
만나고 소나기도 맞고
나뭇가지에 앉은 까치도 보니
세상이 아름답다
거리에
지나가는 사람들
오늘만은 내 발아래
작게만 보인다
어디로
가는지 목적지도 모른 채
바람이 부는 대로 떠갈 뿐이다
괴로움
슬픔도 훌훌 털어 버리고
자유로운 영혼 되어 비행한다
나도
홀씨 되어 두루 다니다
지친 인생 마음 밭에
생명 홀씨로 떨어지리라
– 「홀씨 되어」 전문
아침 해
늦잠 자는 사이
땅 파고 흙냄새 맡으며
두릅나무
이웃사촌 맺고
가시 울타리 친다
파란
연못에
붕어 아침밥 주고
아이들
노는 모습에
잊었던 추억 하나 뽑아 올린다
잣나무
밑에서 기지개 켜며
한껏 여유를 부려 본다
참나무
속에 숨어 있던 표고버섯이
방긋방긋 미소 지어 준다
나 홍천에서
이렇게 살아
이것이 행복이지 행복이 따로 있나
– 「나 이렇게 살아」 전문
그는 하늘의 노마드
순간 세상을 걷는다
나그네 갈 길을 위해
삶의 무게를 내린다
얽힌 타래와 같은 삶
한 올씩 가위질한다
머물게 하는 정마저
굳이 외면해 버린다
두꺼운 지식과 경험
땅속 깊이 묻고 간다
꿈 이상도 내려놓고
오직 주만 갈망한다
그는 하늘의 노마드
본향 향한 숨이 차다
세찬 바람을 가르며
침묵 속에 걸어간다
– 「노마드」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