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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2020 파트리크 쥐스킨트 리뉴얼)

$26.00 $18.20

  • 저자 파트리크 쥐스킨트|열린책들|발행일 2020-04-20
  • ISBN :  9788932920238
  • 88쪽|115*210mm|120g|
책소개
오래도록 깊은 여운을 남기는 쥐스킨트의 단편 소설집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단편 소설인「깊이에의 강요」,「승부」,「장인(匠人) 뮈사르의 유언」과 에세이「문학의 건망증」등 총 네 편의 작품을 한데 묶었다. 짧은 이야기 뒤로 남겨진 긴 여백 속에서 작가의 세상을 보는 시각을 읽을 수 있는 작품집이다. 첫 번째로 수록된「깊이에의 강요」는 한 젊은 여류 화가를 소재로 쥐스킨트가 즐겨 다루는 예술가의 문제를 예리하게 그려 낸다. <작품에 깊이가 없다>는 어느 평론가의 무심한 말을 듣고 고뇌하다가 마침내 죽음을 선택하는 예술가 그리고 그녀의 죽음 후 관점을 바꾸어 그녀의 그림에는 삶을 파헤치고자 하는 열정과 <깊이에의 강요>를 느낄 수 있다고 말하는 <그> 평론가를 대비시켜 인생의 아이러니를 냉소적으로 표현했다.
「승부」는 두 명의 체스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사회의 규칙을 곧이곧대로 준수하여 어느 정도의 자리는 확보했지만, 현재 상태를 고수하기 위해 늘 전전긍긍하는 늙은 체스의 고수 <장>과 인습을 과감하게 무시하고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서 정열적으로 용기 있게 돌진하는 젊은 도전자 그리고 장처럼 이룩한 것도 없고 도전자처럼 과감하게 뛰어들 배짱도 없지만 도전자와 같은 욕망을 꿈꾸는 구경꾼들의 모습에서 평범한 소시민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짧은 단편을 통해 어떤 결말에 이르기까지는 그 무엇도 미리 단정하거나 예측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도 깨닫게 된다.
「장인 뮈사르의 유언」은 18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죽음을 앞둔 성공한 보석 세공업자인 뮈사르가 자신의 일대기와 세상 인식을 유언의 형식을 빌려 함축적으로 토로한 작품이다. 보석 세공업자인 뮈사르는 어느 날 자신의 정원에서 돌조개를 발견하고, 이것으로 말미암아 세계와 인간이 점점 돌조개로 변하여 석화되어 간다는 느낌을 갖는다. 이 세상은 살아 숨 쉬고 있는 유연하고 부드러운 속살을 드러내지 않고 입을 꽉 다물고 있는 조개와 같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록된 에세이「문학의 건망증」에서는 문학과 우리 삶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본다. 작가 자신의 독서 체험 한 단면을 통해, 독서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에 서서히 우리 내면에서 작은 변화를 일으키는 체험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다. 쥐스킨트는 커다란 이야기 속에 함몰되어 지나치기 쉬운 삶의 작은 이야기들에 따스한 눈길을 돌리고, 현실을 비켜 보는 예술이라는 비유의 언어를 통해 현실 원칙이 지배하는 세상살이의 모습을 유유하게 표현한다.
목차
깊이에의 강요
승부
장인(匠人) 뮈사르의 유언
문학의 건망증
저자소개
저자 : 파트리크 쥐스킨트 Patrick Suskind
전 세계적인 성공에도 아랑곳없이 모든 문학상 수상과 인터뷰를 거절하고 사진 찍히는 일조차 피하는 기이한 은둔자이자 언어의 연금술사. 유럽을 대표하는 소설가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1949년 뮌헨에서 태어나 암바흐에서 성장했고 뮌헨 대학과 엑상프로방스 대학에서 역사학을 공부했다. 어느 예술가의 고뇌로 가득한 모노드라마『콘트라바스』와 평생을 죽음 앞에서 도망치는 기묘한 인물을 그려 낸『좀머 씨 이야기』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2천만 부의 판매 부수를 기록하며 유례없는 성공을 거둔『향수』등으로 알려졌다. 단편집 『깊이에의 강요』에서는 예술적 깊이에 대한 집착과 생에 관한 문제를 이야기하는 표제작을 비롯해 대결 세계의 허를 찌르는「승부」, 닫힌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주는「장인 뮈사르의 유언」등을 묶었다.

역자 : 김인순
고려대학교 독문과를 졸업한 후 독일 카를스루에 대학에서 수학했으며 고려대학교 독문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고려대학교와 중앙대학교에서 독일 및 유럽 문화와 문학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옮긴 책으로『꿈의 해석』,『파우스트』,『저지대』,『슈틸러』,『꿈의 책』,『책에 바침』등이 있다.

출판사서평
쥐스킨트는『장미의 이름』의 움베르토 에코 이후 유럽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모든 관례를 깰 정도로 전 세계 독서계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작가이다. ― 코리에레 델라 세라

쥐스킨트의 작품은 지금까지의 그 어떤 문학 작품과도 다른, 유례가 없는 동시대의 문학에서 한 사건으로 남을 것이다. ― 르 피가로

쥐스킨트의 책은 한번 읽기 시작하면 듣도 보도 못한 특이한 사건들 때문에 도저히 중간에 그만둘 수가 없다. ―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책 속에서

<그 젊은 여류 화가는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고, 그녀의 작품들은 첫눈에 많은 호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그것들은 애석하게도 깊이가 없다.>「깊이에의 강요」, 9p

그다음 주 내내 그녀는 전혀 그림에 손을 대지 않았다. 말없이 집 안에 앉아 멍하니 생각에 잠겨 있는 그녀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그것은 깊은 바닷속에 사는 무지막지한 오징어처럼 나머지 모든 생각에 꼭 달라붙어 삼켜 버렸다. <왜 나는 깊이가 없을까?>「깊이에의 강요」, 10p

그러나 물론 그는 다시 승리했다. 그리고 이 승리는 그의 생애에서 가장 혐오스러운 것이었다. 그것을 피하기 위해 체스를 두는 동안 내내 자신을 부정하고 스스로를 낮추고 세상에서 가장 하찮은 풋내기 앞에서 무릎을 꿇었기 때문이다.「승부」, 35p

상상하는 것이거나 증명할 수 없는 일들을 주장하고 있다고 여기에서 나를 비난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에게 묻고 싶다. 해가 거듭될수록 네 몸이 화석처럼 굳어 가고 무감각해지며 육체와 영혼이 메말라 가는 것을 너 자신은 깨닫지 못하는가?「장인 뮈사르의 유언」, 57p

질문이 무엇이었더라? 아 그렇지, 어떤 책이 내게 감명을 주고, 인상에 남아 마음 깊이 아로새겨지고, 송두리째 뒤흔들어 <인생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거나>, <지금까지의 생활을 뒤바꾸어 놓았는가> 하는 것이었지.「문학의 건망증」, 67p

그런데 이런, <아주 훌륭하다!>라고 긁적거리기 위해 연필을 들이대자, 내가 쓰려는 말이 이미 거기에 적혀 있다. 그리고 기록해 두려고 생각한 요점 역시 앞서 글을 읽은 사람이 벌써 써놓았다. 그것은 내게 아주 친숙한 필체, 바로 내 자신의 필체였다. 앞서 책을 읽은 사람은 다름 아닌 바로 나 자신이었다. 내가 오래전에 그 책을 읽었던 것이다.「문학의 건망증」, 7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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