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는 ‘비정상적’인 사람들이 등장한다. 사실 이들은 지금껏 내가 배척하고 소외시킨 인간들이다. 하지만 성경을 조금만 들춰보면 내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알 수 있다. 예수님은 나와 같은 방식으로 사람들을 나누지 않으셨다. 내가 생각하는 정상은 성경이 말하는 것과 거리가 있었고, 예수님은 비정상적인 사람들의 친구셨다. 사람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누는 것, 그것 역시 내가 사들였던 뒤틀린 구원 중 하나다. 구원에 다다르기 위해 나는 꽤 많은 시간을 허비한 셈이다.
정상과 비정상의 잣대가 아닌 동등한 한 인간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교회. 함께 걸어가고 서로 힘이 되는 교회. 그런 교회가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
『구원을 팝니다』는 주인공 이국면이나 나처럼 기존의 구원에 중독된 사람들이 보면 좋을 만화다
_그림 작가의 서문 중에서
나는 기독교의 구원 이야기가 진정으로 모든 사람에게 가닿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심정으로 『구원을 팝니다』를 썼다.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는 말씀을 끊임없이 되새기면서, 이국면의 발걸음을 따라 이현실을 만나고, 현규를 만났다. 이현실이 예수님이었다면 내가 그녀의 아픔을 어떻게 대했을지, 현규가 예수님이었다면 내가 그의 고통을 어떻게 대했을지, 계속 질문하며 써나갔다. 그 과정 자체가 내게는 일종의 영적인 여정이 되어, 이제는 실제 내 삶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이웃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뀔 수밖에 없었다. 한 사람을 판단하고 재단하기 이전에, 사랑이라는 명목으로 함부로 그의 삶에 다가서기 이전에, 시간을 들여 머물면서 진지하게 듣는 법을 배워가고 싶어졌다.
복음이 전파되는 현장이 곧 이웃의 삶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현장이 되고, 그 누구도 그러한 사랑과 포용에서 배제되는 일이 없는 곳이 바로 ‘교회’라고, 내가 아는 ‘교회’란 바로 그런 곳이라고 뭇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날이 왔으면 좋겠다. 바로 그날을 위해 다시 펜을 든다.
_글 작가의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