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떠날 수 없는 우리들의 이야기
이 책은 교회에 다니고 있는 평범한 30대 8인을 대상으로 교회, 기독교, 신앙에 대하여, 또 신자로서 바라보는 삶, 행복, 고통 등에 대하여 묻고, 얻은 답변들을 엮은 책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교회에 다니고, 교회를 이끌어 가고 있다. 그런데 서점에서 기독교 서적 코너에 가 보면, 대부분의 저자가 유명한 목사님이거나 드라마틱한 간증거리가 있는 명사들이다. 정작 교회는 수많은 사람들이 만들어 가고 있는데, 교회를 구성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들어 볼 기회가 없다. 그래서 이 책을 기획하게 되었다.
그러다 2019년 말, ‘COVID19’ 사태가 일어났다. 2020년, 교회에서 주도한 집회로 인한 코로나 집단감염 사건들이 발생했고, 정부는 교회에 비대면 예배를 권고했다. 많은 교회가 정부 지침을 어겼고, 교회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 수가 급속도로 늘어났다. 이 기회에 교회를 전부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전보다 더 교회에 다닌다고 말하기가 어려워진 시대가 되었다. 그럼에도 여기, 기독교 신앙을 유지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무엇이 이들을 여전히 기독교 신자로 살아가게 하는 것일까. 과연 아직도 교회에 희망이 남아 있을까. 어지러운 세상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신자로 살아가는, 작고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 그 평범한 사람들을 만나 묻고 싶어졌다. 어떤 생각으로 교회에 다니는지, 어떤 마음이 들어 교회를 떠나고 싶었는지,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는지, 그들에게 교회란, 신앙이란 무엇인지, 신자로서 바라보는 삶, 행복, 고통, 만족이란 무엇인지.
인터뷰를 기획할 무렵,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바이러스가 구석구석 퍼져 가고 있었다. 감염 확산의 우려로 교회는 곳곳이 폐쇄되었고, 영상 예배가 주일 아침의 일상이 되어 버렸다. 예배는 목숨과도 같다며 대면 예배를 강행하다가 뉴스 기사에 오르는 교회가 늘어 갔다. ‘교인 출입 금지’를 써 붙이는 교회 주변 상가들도 생겨났다.
… 그럼에도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여전히 비대면 예배를 드리며 온라인 교회를 다니고(?) 있다. 신앙이 있다고, 교회에 다닌다고 더 행복해지거나 세상을 편하게 살아갈 비법이 주어지는 것도 아닌데, 무엇이 우리를 교회로 이끄는 걸까. 왜 우리는 여전히 기독교 신자로 살아가는 걸까.
대면 인터뷰를 진행하기 어려워 메일로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모두 신앙에 대해, 교회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고, 고민만큼 글은 진지했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었고, 가고 싶으면 언제든 갈 수 있었던 교회에 더 이상 갈 수 없게 되니, 다들 함께했던 교회 시절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도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살아가는 모습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그들은 가야 할 곳이 어디인지를 분명히 알고 있으며, 그 하나가 삶을 살아갈 유일한 이유가 되어, 힘겨워도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하루하루를 씩씩하게 시작해 본다는 점이었다. 그 한 줌의 생각, 그 한마디의 말이, 그럼에도 교회가 여전히 우리에게 희망이며, 삶이 왜 소중한 것인지를 헤아리게 해 주었다.
인터뷰집을 펴내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묻고 싶어졌다.
이 책을 펼친 당신은 왜 교회에 다니고 있을까?
교회 다닌다고 말도 못하면서.
-‘INTRO’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