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제니우스 히브리어 아람어 사전
이 책의 번역이 완성될 때까지 저에게 건강과 시간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송과 영광을 돌립니다. 독일에서 퇴직한 후에 나에게 주어진 이 많은 시간을 취미삼아 공부로 보내기로 하고 가까운 도시 복훔(Bochum)시에 있는 루르ㅡ대학교에 입학해서 신학공부를 시작했다. 필수과목인 고전어(헬라어, 히브리어, 라틴어)를 배울 때에 한국에 아직 쓸만한 히브리어사전이 없다고 박사학위과정에 있는 목사님들의 아쉬워하는 하소연을 듣고는 내가 해야 한다는 소명감에서 선뜻 나선 지 거의 10년이 지난 오늘 결실을 맺게 되었다.
뷜헬름 게제니우스 <구약성서 히브리어ㆍ아람어 사전>을 번역하기로 선택한 이유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고려한데서 기인한다.
– 게제니우스 저 <히브리어ㆍ아람어 사전>은 이 사전의 상대적인 영어판<Brown-Driver-Briggs 히브리어 사전>에도 “뷜헬름 게제니우스 사전에 근거한” 것을 특별히 표기할 정도로 히브리어의 으뜸가는 전통적인 권위가 높은 사전으로서 독일어를 쓰는 국가의 신학생과 그리고 신학을 전공한 사람이면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구약성서 공부에 필수불가결한 책이다.
– 내용이 상세하고 광범위하며 몇 개의 아주 흔히 쓰이는 상용단어 외에는 기록된 성서구절이 모두 표기되었다.
– 어원과 어근이 상세하게 설명되었고 뜻이 분명하지 못한 단어는 그 단어에 대한 발표된 해설내용을 소개했다.
– 내용이 상세하고 광범위하면서도 여러 권의 대사전이 아니고 한권으로서 항상 어디에서나 지참할 수 있다.
번역에는 다음과 같은 점에 유의했다.
– 같은 뜻을 가진 단어는 되도록 모두 기록했다.
– 고유명사는 발음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서 개역성서에 실린 이름을 그대로 적었다.
– 뜻이 분명하지 못한 단어는 게제니우스에 실린 것 외에도 교정된 마틴 루터 번역 성서, 쥬릿히 성서, 마틴 부버의 구약성서 번역을 주(註)로서 첨부했다.
– 어원설명과 지명 내지 인명의 설명에서 사용된 아라비아어는 역자의 해독부능과 편집부능으로 인하여 번역하지 않았으며 뜻이 분명하지 못한 단어에 대한 참조 혹은 비교를 위해서 지적된 우리가 추적할 수 없는 발표 서적, 저자, 해설자 등에 대한 사항은 번역하지 않았다.
– 체언(體言)에 붙어 쓰이는 토 혹은 조사(와, 로, 을 등)를 히브리어의 단어와 고유명사 혹은 괄호 등의 뒤에 앞의 체언에 붙이지 않고 띄어서 외국어 혹은 개념을 뚜렷하게 표시했다.
– 히브리어를 배우는 사람에게 어근을 찾는데 도움이 되도록 <한글 히브리어 아람어 색인>을 부록으로 첨부했다. 이 색인편에는 동의어는 가능한 한 함께, 그리고 동사에는 능동, 피동, 사역동사 등의 표현을 나누지 않고 함께 실었다.
번역의 원본인 게제니우스 <구약성서 히브리어ㆍ아람어 사전>은 1915년에 발간된 제 17판의 변경하지 않은 재판으로 1962년에 다시 출판된 것이다. 이러한 까닭에 그 사이에 발굴되어 셈어 연구에 획기적인 자료를 제공한 우가릿어에 대한 참고가 고려되지 않아서 아쉬운 감이 없지 않으나 지금 출판되고 있는 제 18판은 [‘]까지 발간되었고 완전한 발간은 아마 아직 십년이 걸리게 될 것이다. 새로 나오는 제 18판에도 서론에 우가릿어를 통한 셈어 연구의 획기적인 발전을 언급하면서도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의 불충분으로 우가릿어를 참고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제 18판은 전 6권 이상 되는 대사전임으로 휴대용으로는 적합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 책이 구약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는 미흡한 점이 있겠지만 오늘에도 독일 신학생에게 구약성서 히브리어 공부에 권고되는 사전이 <게제니우스>라는 사실에서 이 책이 나처럼 처음으로 구약성서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거기에 나는 나의 소명감의 뜻을 본다.
홀로 시행한 번역에 미약한 점이 많을 줄 믿으나 이 책을 계기로 앞으로 더 많은 상세하고 광범위한 구약성서 히브리어에 대한 사전이 발간되어서 하나님 말씀의 연구에 어려움이 없게 되기를 기대한다.
이 기회에 히브리어 발음표기 하나 하나씩 읽으면서 교정에 도와주신 신상문 목사님과 나의 작업을 격려해주신 대한성서공회 부총무 민영진 목사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해 동안 묵묵히 뒷바라지를 해준 아내에게 사랑의 감사와 더불어 이 책이 빛을 보는 기쁨을 함께 나누면서
– 역자의 말 중에서
히브리어 문법 연구는 19세기 들어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방법론을
도입하였는데 게제니우스(Wilhelm Gesenius, 1786-1842)는
이러한 방법론의 선구자였다.
그는 실제로 나타난 언어 현상들에 대한 포괄적인 관찰과
명료한 설명을 그의 연구의 목표로 삼았다.
『히브리어 문법』(Hebraische Grammatik)은 이러한 연구의 산물이다.
이 문법서는 성서 히브리어의 음운론, 형태론, 구문론 전반에 걸친
언어 현상들을 폭 넓게, 또한 명료하고 적절하게 기술한다.
이러한 이유로 본서는 출간 이래로 지금까지
표준적인 히브리어 문법서로서 인정받고 있다.
게제니우스의 문법책은 히브리어 성경을 읽는 사람들에게는
사전과 더불어서 늘 곁에 두고 참조해야 할,
말하자면 동반자(vade mecum)와 같은 존재이다.
본서의 초판이 나온 지 190년(28판이 나온 지 94년, 그리고 영어번역판 나온지 93년)
만에 이 역서를 이 땅의 성서학도들 앞에 내어 놓게 되었다.
이 역서가 히브리어 성경을 읽고 해석하는 신학도들에게 도움을 주고
나아가 한국 교회의 강단에서 진정 살아 게신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일에 일조가 된다면 역자의 기쁨은 더할 나위 없이 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