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한 길 가는 순례자’가 수십 년간 쌓아온 가치관의 기록
유진 피터슨이 목사로, 교수로, 작가로 바라본 참된 그리스도인의 삶과 영성
위장에 전혀 문제가 없는 사람이 위장을 걱정하는 말을 달고 살지 않듯 건강한 영혼을 가진 사람 역시 영적인 것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우리의 몸과 영혼이 잘 작동하고 있을 때는 대체로 그것을 의식하지 않는다. 21세기로 넘어오는 20세기 끝자락부터 전 세계적으로 성령과 영성에 대한 관심이 깊어지면서 ‘영성’이라는 말은 가장 유행하는 키워드가 되어버렸다. 유진 피터슨은 ‘영성’이란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요즘 현상을 우리 시대의 ‘아픔’으로 보았다. 이 책 속엔 우리 시대 고장 난 영성을 바로 잡고, 예수 안에 계시되고 성경이 증언하는 가장 오래된 진리의 역할을 해내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거룩한 그루터기》는 유진 피터슨이 목회자로, 교수로, 또 작가로 살아오면서 느끼고 체험하고 바라본 내용을 모두 모은 것이다. <크리스채너티 투데이>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 기고한 글과 인터뷰한 것을 시, 영성, 성경 연구, 목회자들을 위한 글 등의 카테고리로 묶어 구성했다. <하나님의 신비에 눈뜨는 영성>(좋은씨앗)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바 있는 이 책은 유진 피터슨만의 뛰어난 상상력과 통찰력으로 반짝이는 초기 작품 모음집이며, 성경의 여러 부분을 예로 들며 살펴본 말씀 묵상, 그가 직접 쓴 시, 그리고 문학작품을 통해 본 목회관 등 유진 피터슨이 30년간 쌓아온 가치관이 담긴 앤솔러지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수록된 글의 일부는 이후 더 발전하여 몇몇 단행본의 뼈대가 되었다.
‘목회자들의 목회자’로 잘 알려진 유진 피터슨의 이 책은 여러 다양한 장르와 내용으로 나뉘어져 있지만 결론은 하나이다. 영성은 무엇보다 공동체 속에서 반복되거나 습관적인 행동으로 드러나기보다는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온 변화를 삶으로 온전히 받아들일 때 일어나는 것이다. 그것을 ‘전복적 영성subversive spirituality’이라 표현했다.
이 책은 전복적 영성이 목회자들뿐만 아니라 하나님 앞에 헌신하기를 원하는 이 땅의 모든 크리스천들이 지녀야 할 필수 요건임을 설명한다. 파격적이고 전복적인 영성만이 하나님을 향해 드리는 신실한 반응임을 입증한 값진 통찰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 참된 영성의 본질
유진 피터슨에게 영성이란 ‘하나님을 향해 신앙인으로 사는 것’이다. 어떤 특정 시대 문화적 유행이 되는 신앙을 경계하는 그에게 영성은 ‘가장 오래된 진리’이다. 아주 오래전에 성경으로부터 온 것이고, 교회의 역사 속에 던져진 전통이기에 그는 영성을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의 인도함을 받는 ‘일관됨’과 ‘통합성’으로 설명한다. 그래서 ‘믿고’ ‘따르고’ ‘인내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모든 영성의 핵심에 놓는다. 하나님에 대한 평생에 걸친 믿음의 헌신이 참된 영성의 본질인 것이다. 이 본질은 비단 북미 지역의 크리스천뿐만 아니라 그저 교회를 성장시키려 안달하고 새 프로그램을 계발하는 데 급급한 한국 교회에도 큰 의미를 부여한다. 지식과 쾌락을 추구하며 세상과 다를 것 없이 변하고 있는 교회 공동체에게 다시 한 번 신앙인의 인생 목적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다.
☆ 오늘의 언어와 이야기로 풀어낸 영성
저자가 말하는 영성의 본질을 ‘이야기’ 혹은 ‘쉽게 쓴 오늘의 언어’로 푸는 것은 저자의 오랜 숙원 사업이다. “우리는 해석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내러티브, 즉 이야기 속에서 살아간다”라는 가치관을 지닌 유진 피터슨은 비단 이 책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저작들에서도 ‘이야기’라는 주요 수단을 통해 그 진리를 풀어내고 있다. 또한 도스토예프스키, 제임스 조이스, 렉스 스타우트 등의 작가가 쓴 문학작품이 목회 사역에 어떤 도움을 주고, 또 기독교 사역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상세하게 풀어냈다. 특히 이 부분은 목회자이면서 ‘작가’의 소명을 감당하는 유진 피터슨의 삶과도 이어진다. 그가 사역자를 일으켜 세우는 따뜻한 목회자임과 동시에 기민한 감수성과 탁월한 언어를 지닌 작가로 거듭날 수 있었던 이유를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 성경 자체에 대한 추구와 순종
유진 피터슨이 영성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바로 ‘성경연구’이다. 영성과 성경연구는 또한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성경 자체에 대한 깊은 묵상은 저자가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다. 성경과 마주하고, 그 안에서 맥락과 의미를 깨닫고, 성경을 통해 지난 역사를 만지고 체험하는 것은 인간이 타락함으로 잃어버린 것을 회복하는 일이며, 그것은 곧 영성을 지니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한 것이다. 교만하고 죄로 물든 크리스천이 되지 않기 위해선 ‘늘 곁에 있는 성경’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라고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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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야는 거룩한 삶으로 진입하고 거룩한 일에 참여하게 되지만, 동시에 그로부터 큰 소득을 엊지 못할 것이라는 말씀을 듣는다. 그는 설교자이지만 성공하지 못한 설교자가 될 것이다. 그는 놀라운 능력과 유창한 언변으로 설교를 할 테지만 사람들은 설교 중에 졸게 될 것이다. (…) 오직 그루터기만 남은 꼴사납고 손상된 땅처럼 되어, 온 나라에 그루커기밖에 남지 않을 것이다. “이사야야, 네가 평생 나를 섬긴 뒤에 일어날 일이 이러하다. 이것이 네가 거룩한 삶을 살고 정직한 신앙고백을 하고, 깨끗한 설교를 하는 등 거룩한 사명을 다한 뒤에 남을 최종 결과다. 그루터기들, 그루터기만 남은 나라._143쪽
친구들이 “나는 필독서를 읽느라 정신없어. 소설이나 시를 읽을 시간은 없지.”라고 말할 때 내 마음은 슬퍼진다. 그들의 말은, 늘 반복되는 일과에 신경 쓰느라 창조적인 일에는 무관심하겠다는 뜻이다. 필독서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스스로 읽을 것을 선택할 뿐이다. 먹이지 않으면 자라지 못하는 법이고,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서지 못하는 법이며, 키우지 않으면 발전하지 못하는 법이다. 예술가들은, 우리로 하여금 이 본질적인, 그러나 쉽게 외면당하는 창조적인 일에 계속 관여하게 만드는, 더없이 소중한 사람들이다._275쪽
어느 길모퉁이에서 어떤 외로운 사람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인사를 건넸다가, 그 사람이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한다고 합시다. 당신이 그의 이야기를 경청한다면, 5분 내에 그의 인생의 일부가 다시 탄생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그들에게 예수님을 영접하고 성령이 일할 수 있는 맥락을 제공하는 것이지요. 그것은 또한 복음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방식에 익숙해지는 일이기도 합니다._3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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