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열심》은, 신자이면서도 신자로서 만족함이 없는 제 자신의 불만과 분노를 어쩌지 못해 성경을 읽고 또 읽고 고민하고 질문하고 비명 지르던 제 젊은 시절의 설교를 엮어 놓은 책입니다. 하나님이 당신의 자녀에게 요구하시는 삶이 정답만 맞추면 되는 간단한 삶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데에는 평생이 걸렸습니다. 신앙을 명분이나 해결책 정도로 만족해 버리려는 우리에게 하나님은 생각하게 하시고 고민하게 하셔서 당신이 원하시는 수준까지 이르게 하십니다. 하나님의 성실하신 역사가 우리를 버겁고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그분의 목적이 우리 기대와 상상을 넘어서는 탓입니다.
여기 소개된 성경 속 인물들은 각자의 훌륭한 면모를 나타내 주는 영웅이 아니라 하나님은 누구시며 어떻게 일하시는가를 드러내 주는 역사 속 증인들입니다. 어느덧 삼십여 년이 지나 책을 가다듬으면서 긴 시간을 지나며 얻게 된 깨달음을 인물의 말미마다 짧게 덧붙였습니다. 바울은 새롭게 들어간 인물입니다. 그를 향한 하나님의 일하심은 위대한 반전(反轉)의 역사를 이루시는 열심으로 드러납니다.
그 시절 제가 지른 비명에 동감하던 청중의 호흡이 이 책을 쓰게 된 전제였습니다. 당시 아우성쳤던 저의 외침은 지금도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전제는 아닐 것입니다. 성경 속 인물들을 더 이상 위인으로 여기지 않으며, 그들처럼 살아보겠다는 열정도 희미해진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가진 전제는 쉽게 변하고 바뀌고 사라집니다. 하지만 그 어떤 전제로 출발하여 따져 물어도 하나님의 열심은 오늘도 한결같이 모두에게 충만히 다가올 것입니다. 하나님이 여전히 일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불변하고 여일한 이 열심 앞에 기꺼이 항복하는 복된 신자가 되기 바랍니다.
2017년 겨울
박영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