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언니 덕분에 감고 있는 줄도 몰랐던 눈을 떴다.”
차별과 폭력을 넘어 교회 내 모든 여성 그리스도인들이
온전하고 주체적인 존재로 거듭나도록 이끄는 강렬한 스토리가 펼쳐진다!
교회 내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웹툰이다. 짜임새 있는 서사와 탄탄한 신학적 설명으로 연재 플랫폼이었던 ‘에끌툰’ 내 조회 수 1위, 누적 조회 수 100만, 인스타그램 팔로워 1만 명을 기록한 화제작이다. 연재분 33화를 9화로 새롭게 구성했다.
결혼이 하고 싶은 한나와 파혼 후 비혼을 선언한 마리아, 이들 자매 이야기의 핵심에는 차마 꺼내 놓을 수 없었던 아픈 이야기가 숨어 있다. 교회의 규율이나 가르침 심지어 무방비 상태에서 당하는 차별과 폭력에 대해서도 상식보다 은혜로 반응해야 했던 여성들의 숨은 이야기가 강렬한 스토리로 전개된다.
『비혼주의자 마리아』는 교회에서 당한 여러 아픔들에 신음조차 할 수 없었던 여성들이 서로 연대하는 모습을 통해 깊은 공감과 위로를 전하며, 당연시 여겨져 온 남녀의 지위, 목회자와 일반 성도의 위계, 교회 내 문제 해결 방식 등에 대한 신학적 논의를 독서 토론이라는 장치를 통해 흥미롭고도 쉽게 풀어낸다.
마리아는 무슨 일 때문에
파혼을 하고 비혼 선언까지 한 것일까?
한나는 배우자 기도를 한 끝에 민준을 만나 결혼을 계획하며 예비 교육까지 받는다. 하지만 한나의 아버지는 언니 마리아를 두고 동생이 먼저 결혼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곤란해진 한나는 민준을 만난 독서 토론 모임에 언니를 초대해서 연애의 물꼬를 터 주려 한다. 하지만 파혼을 겪은 후 비혼을 선언하고 홀로 독립해서 살고 있는 마리아 언니를 설득할 방법이 묘연하다. 한나는 독서 토론 모임에서 교회 내 여성 이야기를 듣고 마리아 언니를 찾아가 대화를 하던 중, 언니가 파혼하게 된 이유를 듣고 충격에 빠지고, 마리아는 성경이 말하는 여성에 대해 토론한다는 독서 토론 모임에 흥미를 보인다.
탄탄한 신학 위에 전개되는 짜임새 있는 서사
교회 내 여성들의 이야기가 만화로 태어나다!
결혼이 하고 싶은 한나와 파혼 후 비혼을 선언한 마리아, 이들 자매 이야기의 핵심에는 차마 꺼내 놓을 수 없었던 아픈 이야기가 숨어 있다. 『비혼주의자 마리아』는 ‘영적 권위’를 방패 삼아 은혜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교회 문화, 남성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남녀의 지위와 역할에 대한 가부장적 성경 해석, 피해자의 회복이나 안위를 보장하지 못하는 교회법 등을 묘사한다. 하이퍼리얼리즘이라는 반응을 일으킬 정도로 만화는 현실을 잘 담아냈다.
여성들은 신앙 혹은 신학이라는 이름으로 성차별적 발언을 숱하게 들어 왔고, 여성을 대하는 비뚤어진 태도들을 감내하며 지내 왔다. 너무 흔한 일상이자 문화여서 이에 대한 문제의식도 느끼지 못할 때가 많은 것이 여성들의 현실이다. 그러나 작가는 ‘독서 토론’이라는 장치를 통해 당연시 여겨져 온 남녀의 지위, 목회자와 일반 성도의 위계, 교회 내 문제 해결 방식 등에 대해 한 조목 한 조목 살펴 본다.
여성은 남성의 다스림을 받아야 하는 것이 창조의 질서일까? 여성은 남성의 ‘돕는 배필’로 지어졌다고 하는데 이는 무슨 의미일까? 여성은 교회에서 가르치면 안 될까? 남편과 아내가 서로 순종하라는 바울의 말은 어떤 의미일까? 독서 토론 모임에서 펼쳐지는 이에 대한 열띤 논의는 개인의 성향 혹은 신앙의 색채가 어떠하든,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온전하고 주체적인 존재로 서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가장 많은 변한 사람은 작가인 나 자신이다.”
작가 안정혜는 이 작품을 통해 가장 많이 변한 사람은 작가 자신이라고 말한다. 작가는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사회에서 자라 온 탓에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여성보다 남성에게 감정 이입하는 것이 더 쉬웠다고 말한다. “내 안에 축적된 남성적 시선 탓에 나 스스로 여성 혐오를 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할 정도”였던 작가는, 그 자신도 외면했던 여성으로서 겪었던 분노의 경험들을 꺼내 마주하면서 현실을 직시했다.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계속 그렇게 배워 왔기 때문에… 교회 안에서 성차별적 발언을 무수히 들어 오면서도 문제를 문제로 보지 못했던 것 같다”는 작품 속 은아의 고백은 어쩌면 작가 자신의 고백일지도 모른다.
작가는 1년 이상 많은 사람을 만나 인터뷰, 그룹 미팅 등을 하고 관련 기사와 자료, 기사 등을 읽으며 밀도 있는 준비를 함으로써 완성도 있는 시놉시스를 구성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여성이 교회에서 겪어 온 아픔을 껴안으면서도, 용기를 내서 문제를 해결하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 주었을 뿐 아니라, 성경이 말하는 여성의 역할과 위치에 대한 신학자들의 해석을 쉽게 풀어내는 데 성공했다.
떼 본 적 없는 발걸음, 이제 우리가 내디딜 때
특히 이 작품은 연재 기간 동안 그리스도인은 물론이고 비그리스도인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었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트위터에는 개인의 아픈 경험과 더불어 교회를 다니지 않지만(혹은 떠났지만) 이 만화를 추천한다는 트윗이 자주 올라왔고, 인스타그램은 만 명 가까운 독자들이 팔로우했다. 예수 그리스도가 그리했듯이 여성이기 이전에 인간으로서, 작품 내 마리아로서, 한나로서, 김점순으로서 각자 오롯이 존재하기 위한 이들의 발걸음은 이전에도 있었고 앞으로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길에 서 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이들의 용기 있는 오늘의 선택이 지금 당신의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