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주해서를 집필하는 것은 조심스럽고 부담스러운 작업이다. 하나님의 말씀이기에 정확히 주해를 해야 하는 조심스러움이 있다. 혹시 잘못된 해석을 해서 하나님의 말씀의 권위를 손상시키지는 않을까?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왜곡된 이해를 독자에게 주는 것은 아닐까? 염려와 조심스러움이 있지만 성경을 주해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이 담고 있는 신비와 진리를 발견하는 즐거움과 감격도 있다. 그래서 주해서를 집필하게 된다. 예레미야서와 같이 분량이 많은 성경을 주해하는 것은 부담이다. 시간과 집중이 그만큼 많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주해작업을 하면서 예레미야가 정말 긴 책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됐다. 긴 책일 뿐만 아니라 상당히 복잡하다. 한 본문 안에서도 화자가 누구인지를 구분해 내는 것도 여간 쉽지 않다. 예레미야서를 주해하면서 실제 느끼고 보게 된 것이 있다. 바로 선지자 예레미야다. 예레미야의 사역이 책만큼이나 길고 복잡했구나! 예레미야의 소명은 그의 입장에서 보면 불행하고 즐겁지 않은 부르심이다. 그가 상대해야 할 유다백성은 아마도 이스라엘 역사 중에서 가장 패역한 사람들이었을 거라고 생각할 정도로 완악하고 거칠었다.
그 당시 정치적 정세가 그들을 더욱 그렇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 듣지 않으려고 하는 이들에게 심판을 선포해야 했고 수시로 죽음의 위협을 감수해야 했다. 더욱 그를 힘들게 했던 것은 아마도 긴 사역기간이었을 것이다. 40년을 넘게 줄 곳 한 길을 가야했던 예레미야! 하나님이 인도하신 길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길만 고집했던 유다백성과 달리 고통스럽고 힘겹지만 하나님이 부르신 그 길을 걸었던 예레미야! 그러하기에 태어난 날을 저주하고 하나님이 자기를 속이셨다고 반항하기도 한 그의 모습에 공감이 가기도 한다.
그가 목숨을 걸고 고통 중에 선포했던 메시지, 언약백성이 꼭 들어야만 했던 하나님의 말씀을 글로 남겼다.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하나님의 백성, 성도들이 그가 선포했던 말씀에 귀를 기울이기를 원해서다. 귀를 막고 하나님께 등을 돌렸던 유다백성과는 달라야만 한다. 그렇게 할 때 온전한 성도로 설 수 있고 한국교회가 살 수 있다. 한국교회가 예레미야의 메시지로 바로 설 때 한국사회에 깃든 어둠은 점차 사라지게 될 것이다. 예레미야서는 유다 지도자들과 백성이 초래한 유다왕국의 총체적인 위기상황에 대한 예레미야의 신학적 관점에 따른 접근이고 분석이다. 아마도 다른 어떤 성경보다도 지금 한국교회와 사회가 주목해야 할 하나님의 말씀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주해서를 통해 예레미야가 전하는 하나님의 말씀을 더 정확하게 이해하고 도전을 받는다면 거기에 예레미야 주해서를 집필한 의미와 작은 보람이 있다.
본 주해서는 구약선지서 주해에 집중하는 「함께 시리즈(With Series)」의 한 부분이다. 구약선지서의 저자가 인도하는 대로 본문 안으로 들어가 그와 老途꾄 본문을 살피고 읽고 해석하려고 하는 주해서 시리즈다. 이미 『나훔과 함께』 주해서가 지난 2013년에 출간됐고 그에 앞서 이 시리즈 명칭을 붙이지는 못했지만 같은 의도에서 2011년에 집필한 아모스 주해서(『사자가 부르짖은즉 누가 두려워하지 않겠느냐?: 아모스서 원전연구 및 주해』가 있다.
『예레미야와 함께』는 이 시리즈의 작업을 이어간다.
본 주해서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먼저 해당 단락의 개요를 소개하고 간단한 개관을 한다. 이어서 절별 주해를 다루고 마지막에 현재적 적용을 소개한다. 본 주해서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해당 예레미야서 본문을 충분히 읽고 숙지한 후, 개요와 개관 단락을 통해 해당 본문의 전체적인 그림을 파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런 후 절별 주해 단락을 통해 구체적인 단어와 표현의 의미를 확인하는 것이다. 주해단락에 히브리어 단어, 표현, 문장을 소개하는 것은 같은 단어와 표현인데 번역을 달리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같은 단어와 표현이 반복되면서 강조되는 바를 볼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때론 원문에 담긴 의미를 번역본에서 충분히 또는 명확히 담아내지 못할 때 원문을 설명하면서 본래 의도된 바를 소개하기도 한다. 필자의 아모스 주해서와 나훔 주해서에는 히브리어 원전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단락이 있지만 본 주해서에서는 구분된 단락에서 원전을 다루지 않는다. 원전을 다룰 경우 본 주해서의 분량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해에서 필요한 경우 원전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충분하지는 않지만 원전분석에 따른 유익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히브리어를 알고 히브리어 구문을 공부하길 원하는 독자의 경우, 예레미야서 히브리어 원전을 함께 참조할 때 기대하는 유익을 얻을 수 있다. 문장 중에 괄호와 함께 히브리어가 표기 때문에 가독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브리어 원전을 접하게 하고픈 필자의 작은 바람이 있기에 무리가 되지만 담아보았다. 히브리어 표현에 한글음역을 표기해서 히브리어에 대한 독자의 부담감을 최소화하려고 했다. 음역을 읽으면서 히브리어 표현의 묘미도 느끼는 것이 작은 즐거움이 되기를 바란다.
현재적 적용 단락에서는 적용을 구체적인 서술식의 설명으로 제공하기보다는 묵상을 위한 간단한 질문들을 나열한다. 그 이유는 주어진 질문들을 읽고 독자 스스로 해당 본문을 다시 살피면서 자신의 삶에 적용하고 고민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주어진 질문을 고민하면서 독자 역시 말씀연구와 말씀묵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기를 바란다. 본 주해서가 제시하고 있는 본문분석과 주해를 효율적으로 따라가려면 선지서의 신탁구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신탁은 하나님이 선지자들을 통해 전달하신 그의 말씀이다. 신탁은 일반적으로 문제와 원인을 서술하는 柰茨年昺尖과 앞서 고소단락에서 서술한 원인(문제)에 따른 결과를 선언하는 寗굶蹄昺尖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레미야서의 대부분의 본문이 신탁형식이기 때문에 이 기본적인 정보를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고소단락에 지적된 문제가 나 자신과 내가 속한 신앙공동체에는 없는지 살필 때 예레미야서의 메시지가 더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다가온다. 여기에 말씀묵상과 적용의 의미가 있다.
본서와 관련해서 한 가지 더 첨언하는 것은, 주해단락에서 많은 주석서들의 해석을 참조하거나 소개하지 않는다. 여러 주석서를 참조하면서 주해하기보다는 필자의 본문분석과 주해에 집중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물론 해석의 타당성을 확인하기 위해 복음주의 입장과 비평적 입장을 견지하는 주석서를 제한적으로 활용했다. 따라서 예레미야서를 학문적 차원에서 심도 있게 연구하고자 하는 독자의 경우 다른 주석서나 연구논문을 살펴야 하며 또한 거기서 제공하는 참고문헌을 통해 도움을 얻을 필요가 있다. 본 주해서는 예레미야서를 읽고 이해하기를 원하는 일반 목회자와 신학생, 그리고 성도를 염두에 두고 있다. 본 주해서에 많은 부족함과 아쉬움이 있지만 하나님의 말씀 안으로 예레미야와 함께 걸어 들어가서 무엇을 보아야하고 무슨 고민을 해야 하는지를 돕기 위한 작업을 의도했다. 바라기는 본 주해서와 함께 예레미야서를 읽고 연구하면서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성도로 어떤 삶을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도전이 있기를 기도한다.
서문을 마감하면서 감사의 뜻을 표해야 할 분들이 있다. 먼저 「함께 시리즈」출판의 부담감을 기꺼이 떠맡아주신 그리심 출판사의 조경혜 사장님과 세심한 편집작업을 해주신 장종길 편집장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또한 긴 원고를 세밀하게 읽으시고 필자의 실수들을 바로 잡아주신 김은주 목사님(ACTS 구약박사과정)께 특별한 감사를 드린다. 본서의 집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과 연구비를 제공한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에도 감사의 뜻을 전한다. 본 주해서의 집필을 마감하면서 기도와 관심으로 함께 해주신 휄로쉽교회(북버지니아) 오이코스 지체들을 한 분 한 분 떠올리게 된다. 특별히 본 주해서를 집필하는 동안 시간을 양보해 주고 간절한 마음과 기도로 집필에 동행해준 사랑하는 아내(정림)와 두 딸(예린, 예나)에게 사랑을 담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무엇보다도 예레미야서를 붙들고 씨름할 때마다 인내할 수 있도록 마음에 기쁨을 주시고 함께 하신 성삼위 하나님께 모든 영광과 찬양과 감사를 드린다.
2019년 6월 12일
버크(Burke)에서
조 휘
제1장 서 론
1. 선지자 예레미야 19
2. 역사적 정황 33
3. 예레미야서에 사용된 문학형식 37
4. 주요 단어 및 표현 41
5. 내용개요 55
6. 주요 메시지와 신학적 주제 58
7. 논쟁적 이슈들 87
8. 예레미야서의 구조 93
예레미야서의 미시구조 103
제2장 표제(1:1-3) 109
제3장 예레미야의 소명기사(1:4-2:3)
1. 예레미야의 소명, 1:4-10 117
2. 살구나무환상, 1:11-12 121
3. 끓는 가마 환상 & 심판선언, 1:13-19 123
4. 언약관계의 유효성 확언, 2:1-3 128
제4장 유다와 예루살렘에 관한 심판신탁(2:4-20:18)
1. 유다의 배교와 심판선언, 2:4-3:5 133
2. 회개촉구와 확정된 심판, 3:6-6:30 [요시야 왕 때] 149
3. 예레미야의 성전설교와 탄식, 심판, 그리고 유일한 신, 7:1-10:25 215
4. 언약파기, 예레미야의 탄식, 상징적 행위, 11:1-13:27 271
5. 심판에 대한 하나님의 단호함과 예레미야의 탄식과 간청, 14:1-17:27 315
6. 상징적 사건들과 예레미야의 간청과 탄식, 18:1-20:18 373
제5장 유다와 예루살렘에 관한 사건기록 I (21:1-29:32)
1. 유다 왕들과 선지자들에 대한 신탁, 21:1-23:40 419
2. 두 무화과 광주리 환상, 24:1-10 [주전 597년] 475
3. 유다와 열방에 대한 심판선언, 25:1-38 [여호야김 4년,
605년] 481
4. 예레미야의 성전설교, 26:1-24 [여호야김 원년, 609년] 506
5. 주변 나라들과 유다가 바벨론에 의해 매게 될 멍에, 27:1-22 [시드기야 원년, 597년] 518
6. 선지자 예레미야와 선지자 하나냐의 충돌, 28:1-17 [시드기야 4년, 594년] 530
7. 예레미야의 편지와 스마야의 편지, 29:1-32 [597년 이후] 541
제6장 <위로의 책>(30:1-33:26)
1. <위로의 책> 전반부: 시문(30:1-31:40) 573
2. <위로의 책> 후반부: 산문(32:1-33:26) [시드기야 10년,
587년] 627
제7장 유다와 예루살렘에 관한 사건기록 II (34:1-45:5)
1. 시드기야와 유다를 향한 심판선언, 34:1-22 667
2. 레갑 자손 이야기, 35:1-19 [여호야김 시대] 682
3. 여호야김이 두루마리를 불태운 사건, 36:1-32 [여호야김 4년, 605년] 691
4. 시드기야 9-10년의 사건들, 37:1-38:28 [시드기야 9-10년, 588-587년] 705
5. 시드기야와 예루살렘의 몰락, 예레미야의 석방, 39:1-18 [시드기야 11년, 586년] 738
6. 유다멸망 이후의 사건들, 40:1-44:30
[586년-?년] 749
7. 바룩의 탄식과 구원약속, 45:1-5 [여호야김 4년, 605년] 800
제8장 열방을 향한 신탁(46:1-51:64)
1. 이집트의 심판과 회복신탁, 그리고 이스라엘의 회복신탁, 46:1-28 812
2. 블레셋의 심판신탁, 47:1-7 825
3. 모압의 심판과 회복신탁, 48:1-47 830
4. 암몬 자손의 심판과 회복신탁, 49:1-6 854
5. 에돔의 심판신탁, 49:7-22 859
6. 다메섹의 심판신탁, 49:23-27 869
7. 게달과 하솔의 심판신탁, 49:28-33 872
8. 엘람의 심판과 회복신탁, 49:34-39 876
9. 바벨론의 심판신탁과 이스라엘의 회복, 50:1- 51:58 880
10. 스라야에게 준 명령과 바벨론의 패망 확증, 51:59-64 [시드기야 4년, 594년] 941
제9장 역사기록(52:1-34)
1. 시드기야의 등극과 신학적 평가, 사건의 정황, 52:1-5 949
2. 예루살렘 함락과 시드기야의 체포, 52:6-11 953
3. 느부사라단에 의한 성전과 예루살렘의 파괴, 약탈과 유다 포로, 52:12-30 956
4. 여호야긴의 사면, 52:31-34 963
참고문헌 967
추가설명 583, 601, 735, 834
저서로는 『나훔과 함께 : 나훔서 원전연구 및 주해』(도서출판 그리심), 『사자가 부르짖은즉 누가 두려워하지 않겠느냐 : 아모스서 원전연구 및 주해』(도서출판 그리심), 『예언서 연구』(도서출판 경건), 『학개, 스가랴, 말라기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두란노, 공저) 『에스겔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두란노, 공저) 등이 있고, 번역서로는 『이사야주석 II』(기독교문서선교회)가 있으며, 연구논문으로는 <에스겔 연구의 흐름과 동향>, <구약성경의 형성과 전승>, <문학적 정황에서 읽는 요나의 기도>, <에스겔 34장을 중심으로 본 에스겔의 나시(ayIcDn)>, <구약에 나타난 부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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