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비우고 조금만 눈을 크게 뜨고 보면
하나님의 사랑하심과 인자하심을 물씬 느끼게 하는
그런 아름다움이 얼마든지 있다.
그래서 카메라를 들고 집을 나서면
나도 모르게 행복한 동심으로 돌아가 버린다.
옥한흠 두 번째 사진 수상집
그동안 한번도 촬영한 풍경의 출처나 찍을 때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밝힌 적이 없었다. 이 두 번째 수상집에서는 심혈을 기울여 찍은 사진과 그 사진에 얽힌 이야기를 담았다. 아름다운 한 장의 사진을 찍기 위한 번민과 안타까움이 있고, 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한 애씀과 뒷이야기가 있다. 한 노 목사가 뷰파인더 안에 아름다운 자연을 담으면서 누린 행복을 이야기한다.
부부가 함께하는 행복을 가르쳐 준 카메라
카메라 가방을 메고 나갈 때면 아내가 늘 함께 동행했다. 젊고 건강했을 때는 아내와 함께 오붓한 시간 한 번 제대로 만들지 못하다가 나이가 들고 건강을 챙겨야 할 때가 되어서야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었다. 산과 들을 함께 쏘다니면서 밤낮 부부가 함께 붙어 지내면서 어느새 둘은 한 몸이 되어버렸다. 옥한흠 목사 부부에게 부부가 함께하는 행복을 가르쳐 준 것은 결혼이라기보다는 카메라였고, 목사님의 약한 몸은 둘 사이를 건강하게 만든 하나님의 변장된 축복이었다.
늙음도, 인생의 슬픔과 고통도 잊고…
인생의 석양빛 아래서 사람은 변하지만 여전히 변치 않고 남아 있는 한 장의 사진 속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행복이 어떤 것인지, 오랜 세월 시간이 가르쳐 준 지혜로 한 땀 한 땀 깃고 있다. 그래서 함께 사진을 들고 늙음도 잠시 잊어버릴 수 있고 인생의 슬픔과 고통도 털어 버릴 수 있는 분들이 많아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수상집 곳곳에 작은 불씨처럼 숨어 있다.
아마추어가 주는 아름다움
솔직히 그는 프로라기보다 아마추어라고 하는 편이 더 어울릴지 모른다. 그는 자연의 어떤 영역을 연구하거나 전문성을 가지고 작품을 만들기 위해 기획하고 철저히 준비하는 대신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잡식성 동물처럼 좋아 보이면 무조건 셔터를 누르고 보는 스타일이다. 이 책에 실린 사진이든 남들 앞에 내 놓을 수 없는 사진이든 카메라가 없었다면 짧은 인생에서 놓쳐버리고 말았을 아름다움을 담아낸 그의 사진 한 컷 한 컷에는 행복이 묻어 있다.
마음으로 공상하는 졸작
볼 때마다 한 번 더 가서 제대로 찍어 보았으면 하는 생각을 지우지 못하는 사진이 있다. 그저 셔터를 누르면 사진이 되는 줄 알았고 잘 안 나오면 카메라가 나빠서 그런 줄로만 알던 시절이 있었다. 욕심을 조금 내 본다면 재미없는 회색빛 하늘을 파란 하늘로 바꾸고, 산들의 컬러를 한층 높은 질감으로 표현하고, 구름을 멋지게 나오도록 할 수 있었을 텐데…. 뭔가 아쉬움이 남는 작품들을 보면서 완성된 작품으로의 마음속 상상은 읽는 이들로 하여금 웃음을 머금게 한다.
“우리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며 이런 사진도 하찮은 것이 되고 말겠지요? 그래도 괜찮아요. 그때에는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 한 분만으로 우리 모두가 영원히 만족할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거기에 무슨 카메라가 필요하겠어요. 주님의 축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