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역사를 바꾼 또 하나의 실크로드를 찾아서,
1,400년 역사 · 14개 도시 · 1만km · 7년간의 다큐멘터리 대장정!
중국 대륙을 지배한 제국들과 그리스도교는 어떻게 함께 전성기를 누리고 또 나란히 몰락했는가
그리스도교의 서양문명과 중국의 동양문명이 충돌하고 융합되는 1,400년 역사를 추적하다!
《대륙의 십자가》는 중국학 권위자 송철규 교수와 베이징 특파원으로 오랫동안 중국을 연구한 민경중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무총장이 7년 동안 중국 13개 도시와 런던의 중국선교 본부를 탐방하고 집필한 역사서다. 이야기의 중심에 그리스도교가 있지만 실은 이 책에 대한 설민석 작가의 추천사처럼 “당 –> 송 –> 원 –> 명 –> 청으로 이어지는 5대 제국과 현대 중국까지 1,400년 격동의 세월을 담고 있는 역사서”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더해 고대 로마를 출발해 중앙아시아를 거쳐 중국에서 꽃피운 유럽의 그리스도교 문화가 통일신라와 일본에까지 전파된 역사를 연구하여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지식과 통찰을 전해준다.
이 책은 중국과 그리스도교의 역사적 가치를 세 가지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는 지금으로부터 무려 1,400년 전에 당나라에 처음으로 진출한 이래 제국의 전성기와 몰락기를 함께한 그리스도교의 역사다. 두 번째는 고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무려 1,000년 동안 수많은 유럽 선교사들이 정치·사회·경제·과학의 서양 문명을 중국 동양 문명에 전파했고 궁극적으로 양대 문명이 융합하는 과정을 그린 역사다. 세 번째는 현대 중국의 그리스도교 역사다. 저자들은 타이완을 포함해 중국 13개 도시를 발로 뛰며 1,400년 전의 ‘대진경교유행중국비’, 고대·중세·근대 선교사들의 유물과 유적, 현대 교회의 파괴 현장까지 중국 그리스도교 역사를 책에 생생하게 담아냈다.
대륙 패권을 지배했던 제국들의 역사를 돌아보면 영광의 시대도 있었고 몰락의 순간도 있었다. 이러한 영광과 몰락의 시기에는 늘 외세와 종교가 결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다. 당나라의 황금기와 몰락의 때에 그 중심에 경교가 있었고, 명나라와 청나라의 교체기에 유럽 지식인들이 황제의 도시에서 활발하게 활동했으며, 청나라의 황혼기에는 선교사들이 교육과 의료 분야에 헌신하다가 망국과 함께 생을 달리하기도 했다.
그리스도교에 몸담은 독자라면 중국 그리스도교인과 연대하여 양국의 종교·문화 교류를 재건할 때 이 책에서 요긴한 정보를 풍성하게 얻어갈 수 있다. 한편, 역사책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저자들이 유럽 대륙과 중국 대륙 사이 1만 킬로미터를 여행하며 담아온 이야기 속에서 역사, 종교, 전쟁, 철학 그리고 사랑의 이야기를 발견하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출판사 서평]
역사와 시사, 양대 시퀀스가 시공간을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화려한 역사 다큐멘터리!
[당나라] 시대에 그리스도교는 어떻게 황실의 국가 공인 종교가 될 수 있었을까, [2020년 중국]이 모든 교회의 목사 명부를 만들고 관리하려는 목적은 무엇인가, [유럽] 선교사들은 왜 안락한 삶을 뒤로하고 아시아에 병원과 학교를 세우다 끝내 순교해야 했는가, [국가종교사무국]의 관리를 받아들인 등록교회와 그를 거부하는 미등록교회 그리고 ‘반란사제’란 어떤 이들인가, [원나라] 선교사들이 황제의 편지를 품고 1만 킬로미터를 여행해 유럽의 왕과 교황을 만난 목적은 무엇인가, [한반도]에서는 어떻게 선교사보다 성경을 먼저 받아들이고 그리스도교가 스스로 퍼지게 되었는가, [통일신라] 시대에 만들어졌다고 여겨지는 ‘돌십자가’와 ‘성모 점토상’의 실체는 무엇인가, [미국]을 제치고 중국이 10년 안에 세계 제1의 그리스도교 국가가 된다는 근거는 어디에 있는가!
[역사 독자]와 [한국 교회]가 반드시 알아야 할 중국 1,400년의 장대한 역사와 생생한 시사 다큐멘터리!
로마-중국-한반도를 연결했던 ‘또 하나의 실크로드’를 찾아서
중국 대륙으로 금단의 모험을 떠나다
저자들은 로마와 중국 그리고 한반도를 잇는 또 하나의 실크로드를 찾아서 중국 13개 도시로 금단의 모험을 떠났다. 이 책은 특징은 역사와 시사를 함께 다루며 시공간을 넘나든다는 점이다. 저자들은 우선 중국 13개 도시라는 공간을 순회하고 마지막으로 중국 선교의 후방기지인 런던에서 끝을 맺는다. 예컨대 앞 장에서는 1300년대 원나라의 유럽 침공에 이어 황제의 도시 베이징(당시에는 칸발리크라고 불렸다)에 로마 선교사가 당도한 이야기를 다뤘다면, 그다음 장에서는 1850년대 제2차 아편전쟁과 상하이 의료선교사들의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는 식이다. 언뜻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이러한 스토리텔링 방식은 불가피한 일이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교를 위시한 서양 문명과 중국 문명의 충돌은 시간보다 공간에 큰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예컨대 그리스도교는 ‘당 –> 송 –> 원 –> 명 –> 청’에 이르는 다섯 제국 역사에서 결정적인 사건들에 큰 영향을 받았고 망국과 함께 묻혔다가 개국과 함께 되살아나곤 했다. 다섯 제국이 발흥했던 지역이 서로 조금씩 다르고, 중국 역사를 좌우하는 사건도 서로 다른 곳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자연히 그리스도교의 역사도 시간보다 공간을 축으로 움직여왔다.
‘1장 시안, 당나라 불야성에서 일어난 대륙의 십자가’는 당나라 장안(지금의 시안)을 무대로 한다. 지금으로부터 1,400년 전 서양 문명의 그리스도교와 동양 문명의 중국이 처음으로 조우하고 융합되기 시작한 역사적 사건들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2장 베이징, 원나라 권력의 심장부로 파고든 경교’는 장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원나라 칸발리크(지금의 베이징)를 무대로 한다. 당나라시대에 흥했다가 몰락한 후 송나라 시대에 중국 각지에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던 경교가 원나라 황실을 배경으로 역사의 전면에 나선 이야기를 담고 있다.
‘3장 광저우, 청나라 개항과 중국의 사도행전’은 중국 대륙이 개항과 근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던 시기를 다루고 있다. 이 장 전반부는 머나먼 중국까지 건너와 갖은 고생을 하다가 숨진 유럽 선교사들의 처참하기까지 한 삶을 다룬다.
‘4장 원저우, 대륙의 예루살렘에서 교회의 폐허를 거닐다’에서는 영국이 본격적으로 중국 그리스도교 역사의 전면에 나선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5장 상하이, 중국 근대사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구국선교’에서는 중국 대륙 최대 도시 상하이에서 서양의 과학 문물을 중심으로 그리스도교가 정착되기까지 300년의 장대한 역사를 살펴본다.
‘6장 난징, 태평천국운동과 현대 중국의 태동’에서는 청나라의 멸망을 종용한 태평천국운동과 과거의 중국을 뒤엎은 ‘국부’ 쑨원의 이야기를 담았다. 한편 미국 여성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펄 벅과 중국 청년의 로맨스라는 특별한 역사 이야기도 함께한다.
‘7장 전장, 쉔더탕의 기적과 푸른 눈의 애국자들’에서는 개인의 삶은 불행과 눈물로 가득했으나 중국인들을 사랑하고 중국에 헌신했던 허드슨 테일러와 중국 그리스도교 전파에 역사적인 족적을 남긴 내지선교회 이야기를 다룬다.
‘8장 쑤저우, 지상에 천당을 건설한 도시’에서는 쑤저우를 무대로 태평천국군의 중흥과 몰락 그리고 도시 재건 과정에서 의료와 교육선교에 참여했던 그리스도교인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9장 항저우, 하늘과 맞닿은 물의 도시’에서는 14세기 원나라 시기에 이미 항저우에 그리스도교가 널리 전파되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되짚어보고 중국의 패권이 명에서 청으로 넘어가는 혼란기에 그리스도교를 보호했던 마르티노 마르티니의 일생을 살펴본다.
‘10장 닝보, 미국의 서양귀신과 스코틀랜드의 착한 마녀’에서는 서양 귀신으로 오해를 산 윌리엄 마틴이 닝보 방언의 병음체계를 완성한 일화와 ‘중국과 결혼했다’는 최고의 찬사를 받은 ‘닝보의 마녀’ 메리 올더시의 삶을 되짚어본다.
‘11장 허페이, 헤아릴 수 없는 눈물의 대지’에서는 문자 그대로 허페이의 그리스도교 잔혹사를 비단 종교의 영역이 아닌 중국 전체 역사에서의 비극으로서 자세히 다뤘다.
‘12장 타이완, 명나라와 청나라의 황혼이 내려앉은 섬’은 일제 침략기의 일들 그리고 해방 이후 전무후무하게 부흥하기 시작한 그리스도교의 활동을 살펴본다.
‘13장 선양, 최초의 한국어성경과 만주 벌판의 봄바람’에서는 최초로 영어로 된 한국어 교재, 한국사 도서를 제작하고 최초의 한국어성경을 출간한 존 로스의 일대기를 다뤘다. 이 장은 한국 역사 독자들에게 특별한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14장 런던, 중국 대륙에 일생을 바친 이들의 마지막 안식처’에서는 잉글랜드·스코틀랜드 현지의 선교사 묘역을 참배하고 그들이 아시아 각지에서 의료와 교육에 평생을 바쳤던 일들을 회상해본다.
중국 5대 제국의 심장부를 직접 취재하고,
역사의 거인들과 무명의 성인들을 발굴하다
각 장 말미에 별면으로 구성한 ‘현장 탐방기’에는 중국 5대 제국과 그리스도교 역사가 마치 중국 현장에서 보듯 생생하게 담겨 있다. 저자들은 7년 동안 총 1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리를 이동하며 유적, 유물 사료와 현대 중국 교회, 성당, 대학에 관한 자료를 풍부하게 수집했다. 구성 또한 특이한데, 2020년을 기준으로 최대 1,400년 전부터 최소 50년 전까지, 13개 도시 곳곳의 과거 풍경과 현대 광경을 보여주고 극명하게 대비시킴으로써 이 책의 부제처럼 ‘5대 제국들의 흥망성쇠와 격동적인 역사’를 실감나게 만들었다.
한편 탐방 현장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들 그리고 등록교회와 미등록교회 관계자들 인터뷰도 여럿 수록했다. 이 자료들은 중국 현지 관계자와 취재원을 섭외하는 데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으면 결코 얻을 수 없는 것들이다. 그리스도교의 과거와 현재뿐 아니라 한국에 대한 진솔한 시각과 의견도 담겨 있으며 지금까지 다른 어떤 매체에도 소개되지 않았기에 《대륙의 십자가》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정보이자 통찰이라 할 만하다.
예컨대 1장 당나라 시대에 경교 부흥의 상징으로 세워졌다가 그리스도교 탄압이 시작된 이후로 무려 1,000년 동안 땅속에 묻혀 있어야 했던 ‘대진경교유행중국비’ 실물과 ‘동방의 피사탑’이라 일컬어지는 ‘대진사보탑’ 취재기는 현장에서 촬영한 자료가 풍부하다. 저자들은 원나라 이후 권력의 중심이 된 베이징에서는 마테오 리치가 잠들어 있는 외국인 선교사 묘지를 답사하고 저 위대한 선교사가 어떻게 중국을 넘어 조선 실학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는지 역사적 자료를 발굴하기도 했다.
또한 개항과 제국주의 침략의 교두보가 된 상하이, 태평천국운동의 흔적과 난징대학살의 비극적 역사가 남아 있는 난징, 오랫동안 ‘선교사들의 무덤’으로 일컬어진 허페이, 중화민국이 성립된 이후 급속한 종교적 발전을 이룩한 타이완 등에서 리홍장, 쑨원, 장제스 같은 역사적 인물들의 활약과 기록을 발굴해 책에 실었다. 중국 근대화에 큰 영향을 미쳤지만 널리 알려지지 않거나 의도적으로 숨겨진 이들의 다양한 일화도 흥미롭게 읽어봄직하다. 프로파간다의 희생양이 되어 서구 열강의 침략 야욕에 일조했다고 알려진 일부 선교사들의 진실, 중국인들에게 핍박을 받으면서도 오히려 죽는 순간까지 그들을 용서하고 구원하려 했던 순교자들의 희생, 중국인들을 위해 교육과 의료 인프라 확충에 평생을 바친 후 유럽의 고향으로 돌아가 조용히 생을 마친 의사와 교수들의 헌신은 종교의 근본이 왜 ‘사랑’이고 ‘인류애’인지 알 수 있게 해준다.
《대륙의 십자가》에는 원대한 꿈이 담겨 있다. 중국 대륙 곳곳을 누비며 그리스도교 유적과 역사 속 선교사들의 유산을 발견했을 때 저자들은 더할 나위 없이 큰 보람을 느꼈다. 궁극적으로는 직접 발견했던 대륙의 그리스도교 선교 역사와 그 발자취를 독자들과 함께 다시 한 번 순례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때를 위한 가장 훌륭한 안내서 될 것이다.
태종은 올로푼이 전하는 복음을 듣고 중국 선교를 허락했다. 신화와 신의 문명이라 할 수 있는 서양 그리스도교 문명과 유불도儒佛道 삼교의 융합이 이루어지던 중국 문명의 역사적 만남이 성사된 것이다. 638년 7월, 경교는 태종에 의해 국가 공인 종교가 되었다. 전국 각지에 경교 사당이 건립되었고 올로푼은 중국 경교의 총주교에 임명되었다. 이와 더불어 많은 선교사가 당 정부의 관리로 활동했다.
_‘1장 시안, 당나라 불야성에서 일어난 대륙의 십자가’ 중에서
제2전시실에 들어서자 왼편으로 대진경교유행중국비의 실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경교비는 세워진 지 오래지 않아 땅속에 묻혀 숨죽여 지내야 했고 발견된 뒤에도 온갖 풍상에 시달린 탓인지 세월의 흔적이 역력했다. 중국 문화를 차용했기에 연꽃, 구름, 불꽃이 어우러진 십자가가 더욱 의미심장해 보였다.
_‘1장 시안, 당나라 불야성에서 일어난 대륙의 십자가’ 중에서
마르코 폴로가 1275년에 칸발리크(베이징)에 도착했을 때, 사우마와 마르쿠스는 반대로 칸발리크에서 예루살렘 성지 순례를 결정하고 여정을 시작했다. 이 여행은 동서 교류의 상징으로 승화되었다. (…중략…) 사절단 단장 사우마는 흑해 연안의 트라브존에서 배를 타고 로마 바티칸으로 향했다. 동로마제국 수도 비잔티움(지금의 이스탄불)을 경유하며 황제 안드로니코스 2세를 접견하고 성소피아성당을 참관했다. 사우마는 비잔티움을 떠나 나폴리를 경유하여 1287년 6월 23일, 마침내 로마 바티칸에 도착했다.
_‘2장 베이징, 원나라 권력의 심장부로 파고든 경교’ 중에서
로버트 모리슨은 서양인 최초로 중국 대륙에 파견된 개신교 선교사다. 그는 27년 동안 중국에 머물며 많은 업적을 남겼는데, 대표적으로 신구약 성경의 중국어 번역 작업을 꼽을 수 있다. 그 외에도 모리슨은 《중영사전》을 비롯해 중국학과 관련된 여러 책을 출판하여 서양에 소개했으며 교회와 학교를 세우고 병원을 운영하는 등 근대 동서양 문화 교류에서 선구자 역할을 했다. 당시에는 현지인이 외국인에게 중국어를 가르치는 행위가 금지되어 있었다. 즉, 모리슨이 중국어를 배우는 것은 당시로서는 목숨을 건 위태로운 일이었다.
_3장 광저우, 청나라 개항과 중국의 사도행전 중에서
저자: 원저우를 ‘중국의 예루살렘’이라고 하듯이 원저우인을 가리켜 ‘동양의 유대인’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현지 목사: 원저우인들의 특성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에서는 1970년대와 1980년대에 그리스도교가 부흥하며 병자가 치료를 받고 음주, 도박, 절도 같은 나쁜 습관을 고치며 눈물로 죄를 회개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중국의 예루살렘, 동양의 유대인이라는 호칭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저는 오히려 베이징 같은 다른 도시가 중국의 예루살렘 같은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중국의 예루살렘이라는 칭호도 저는 달갑지 않습니다. 예루살렘은 돌 하나조차 얹혀 있지 않을 정도로 철저히 파괴되기도 했고, 예수님이 못 박힌 곳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를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_‘4장 원저우, 대륙의 예루살렘에서 교회의 폐허를 거닐다’ 중에서
1876년부터 1879년까지 중국 북부에 유례없는 기근이 이어져 2,000만 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다. 티모시는 중국의 미래를 위한 영혼 구원도 필요하지만 당장은 중국인의 육신을 구제하는 게 시급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청 정부는 당시 산시성 순무를 맡고 있던 쩡궈취안에게 서양 선교사의 활동을 돕되 포교는 제재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티모시에게 다른 의도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쩡궈취안은 태도를 바꾸어 티모시 일행에게 적극 협조하고 지방 관리들에게도 티모시를 지원토록 했다. 티모시는 산둥재해구호위원회를 만들고 1877년 가을까지 상하이와 해외로부터 백은 3만 냥을 모금해 7만여 명의 목숨을 살렸다.
_‘5장 상하이, 중국 근대사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구국선교’ 중에서
컬이 느닷없이 쑨원에게 아르메니아 역사를 아느냐고 물었다. 잠시 생각을 정리한 쑨원은 이렇게 답했다. “터키의 술탄이 아르메니아인들을 학살하려는 이유는 아르메니아인들이 그리스도교인이었기 때문입니다. 중국 황제가 나를 죽이려는 이유 역시 내가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그리스도교인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죽음에서 구해내는 것과 죽음으로 몰아넣는 것 가운데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이겠습니까? 정직한 영국을 보전하는 일과 부패한 중국 정부를 도와주는 일 가운데 무엇이 더 중요합니까?” 결과적으로 쑨원은 외부와 연락이 닿아 위기에서 벗어나 혁명을 이어갈 수 있었다.
_‘6장 난징, 태평천국운동과 현대 중국의 태동’ 중에서
윌리엄 파크는 45년 동안 쑤저우에서 의료 사역과 의료인력 양성에 매진하다가 은퇴하여 미국으로 돌아간 뒤 1927년에 세상을 떠났다. 당시 많은 쑤저우 사람이 그를 ‘좋은 사람’이라는 뜻으로 ‘보하오런柏好人’이라고 불렀다. 파크의 친척들은 쑤저우와 인연을 생각해서 유골을 쑤저우로 가져와 안락원安樂園에 묻고 비문에 ‘쑤저우의 파크 박사’라고 새겼다. 그가 세운 보시의원과 보시고등의학당은 1902년에 둥우대학에 편입되었다. 그리고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이후 쑤저우제일인민병원을 거쳐 지금은 쑤저우대학 제1부속병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_‘8장 쑤저우, 지상에 천당을 건설한 도시’ 중에서
마르티노 마르티니는 여러 학술 업적을 남겼지만 그 최고 성과는 《신중국지도총람》 제작이다. 지리학자이기도 했던 그는 《신중국지도총람》으로 동아시아에 대한 유럽의 지리적 오해를 일시에 없애버렸다. 특히 조선을 반도국가로 정확히 다룸으로써 그때까지 조선을 섬으로 알고 있던 유럽인들의 오해를 바로잡을 수 있었다. 마르티니는 조선을 이렇게 묘사했다. “조선은 매우 풍요로운 땅이며 밀과 쌀이 풍부하다. (중략) 조선에서는 인삼이 많이 재배되며 금과 은이 풍부하게 매장된 산들이 많다. 그리고 조선인들은 동해안에서 진주를 채집한다.”
_‘9장 항저우, 하늘과 맞닿은 물의 도시’ 중에서
헛소문이 퍼지고 메리는 점차 ‘닝보의 마녀’가 되어갔다. 숙소에 수차례 돌이 날아들기도 했다. (…중략…) 메리는 다양한 계층의 부녀자들과 폭넓게 교류하면서 전족을 강요받고, 학대를 받으며 교육받을 권리를 잃고 공허한 삶을 사는 중국 부녀자들을 일깨우기 시작했다. (…중략…) 노년에 고향 오스트레일리아로 돌아간 메리는 맥라렌 베일에 ‘좡차오학교’라는 여학교를 열었다. ‘좡차오’는 닝보의 위야오강 북쪽에 있는 작은 마을로서 메리가 닝보에 있을 때 자주 찾던 곳이었다. 맥라렌 베일에는 지금도 올더시 거리가 남아 있는데 작은 교회당이 있고 그 뒤편에 메리 올더시의 묘비가 세워져 있다. 묘비 아래에는 ‘NINGPO CHINA’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메리가 닝보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그 마음이 전해지는 듯하다.
_‘10장 닝보, 미국의 서양귀신과 스코틀랜드의 착한 마녀’ 중에서
홍군은 스탐 부부를 처형하기로 결정했다. 1934년 12월 8일, 스탐 부부가 군중 사이로 끌려갈 때 장스성이라는 그리스도교인이 뛰쳐나와 처형을 중지해달라고 애원했다. 사실 장스성은 평소 독실한 신앙인도 아니었지만 부부를 살리기 위해 용기를 냈던 것이다. 그러나 그 역시 체포되어 스탐 부부와 함께 인근 매산이라는 곳에 있는 처형장으로 끌려갔다. 스탐 부부는 중국내지선교회의 73번째와 74번째 순교자가 되었다. 스탐과 만나기로 약속했던 중국인 뤄 전도사는 스탐 부부가 순교한 후 인근에 버려져 있던 부부의 어린 딸 헬렌을 극적으로 구출했다. 그는 국공내전의 화마로부터 순교자의 딸을 지키기 위해 수천 리 길의 여행을 떠났다.
_‘11장 허페이, 헤아릴 수 없는 눈물의 대지’ 중에서
성경의 한글 번역에는 ‘서상륜역’이라는 명칭이 붙을 만큼 서상륜의 공로가 컸다. 서상륜을 비롯한 의주인들의 노력으로 펑톈(선양)에서 인쇄된 ‘쪽복음’이 의주를 중심으로 급속히 퍼져나갔다. 이는 그리스도교를 포함해 종교사에서 매우 독특한 사례로 소개된다. 왜냐하면 복음이 전달되기 전에 자국어 성경을 가진 예는 그리스도교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_‘13장 선양, 최초의 한국어성경과 만주 벌판의 봄바람’ 중에서
외국 선교사들의 선교 이전에 이미 만주에서 세례교인이 생겨났고, 한반도에서 한글로 번역된 성경을 읽은 그리스도교인이 생겨나 세례를 기다리는 형편이었다. 이를 두고 언더우드는 “우리는 씨를 뿌리러 한국에 온 것이 아니라 이미 뿌려진 씨의 결실을 얻는 것으로 일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시 한국인들이 주체적으로 복음을 수용하고 전파한 결과 ‘성경 중심적’ 교회의 역사가 이 땅에서 시작되었다는 중대한 의미가 있다.
_‘13장 선양, 최초의 한국어성경과 만주 벌판의 봄바람’ 중에서
랜스보로의 묘소는 묘역에서 제일 낮은 곳 귀퉁이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들의 헌신과 업적에 비해 너무나 초라해보였다. 그곳에는 랜스보로 3세의 부인인 마조리 엘렌 랜스보로와 아들 데이비드 랜스보로 4세 부부의 묘비가 세워져 있었다. 데이비드 랜스보로 3세의 묘비는 보이지 않았다. 마조리 묘비에는 ‘타이완에서 선교’라는 구절이 적혀 있었고 랜스보로 4세 묘비에는 ‘중국과 타이완에서 의료선교’라는 구절이 적혀 있었다. 그리고 ‘오직 우리에게 모든 것을 풍성히 주셔서 즐기게 하시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는 디모데전서 6장 17절이 새겨져 있었다.
_‘14장 런던, 중국 대륙에 일생을 바친 이들의 마지막 안식처’ 중에서
역사에 가정법은 없지만 만약 사도 바울이 유럽이 아니라 동쪽으로 향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세계사 지형과 그리스도교의 형태는 지금과 크게 달랐을지도 모릅니다. 그리스도교는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하여 서쪽으로는 로마를 포함한 유럽 전역으로, 동쪽으로는 아시아의 중국은 물론 통일신라와 일본에도 일부 흔적을 남길 정도로 널리 퍼졌습니다.
중국 대륙 곳곳을 누비며 그리스도교의 유적과 역사 속 선교사들의 유산을 발견했을 때 우리는 커다란 보람을 느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우리가 직접 발견했던 대륙의 그리스도교 선교 역사와 그 발자취를 독자들과 함께 순례하고픈 꿈을 가져봅니다.
_‘에필로그: 독자들과 그리스도교의 실크로드를 거닐 날을 꿈꾸며’ 중에서
1장 시안, 당나라 불야성에서 일어난 대륙의 십자가
2장 베이징, 원나라 권력의 심장부로 파고든 경교
3장 광저우, 청나라 개항과 중국의 사도행전
4장 원저우, 대륙의 예루살렘에서 교회의 폐허를 거닐다
5장 상하이, 중국 근대사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구국선교
6장 난징, 태평천국운동과 현대 중국의 태동
7장 전장, 쉔더탕의 기적과 푸른 눈의 애국자들
8장 쑤저우, 지상에 천당을 건설한 도시
9장 항저우, 하늘과 맞닿은 물의 도시
10장 닝보, 미국의 서양귀신과 스코틀랜드의 착한 마녀
11장 허페이, 헤아릴 수 없는 눈물의 대지
12장 타이완, 명나라와 청나라의 황혼이 내려앉은 섬
13장 선양, 최초의 한국어성경과 만주 벌판의 봄바람
14장 런던, 중국 대륙에 일생을 바친 이들의 마지막 안식처
에필로그_독자들과 그리스도교의 실크로드를 거닐 날을 꿈꾸며
중국 그리스도교사 연표
<종교사무조례>(2004)와 <종교사무조례> 수정안(2017)
<종교단체관리방법>
찾아보기
《대륙의 십자가》는 중국 기독교 역사를 거의 완벽하게 다룬 ‘최초의 책’입니다. 또한 1,400년에 달하는 중국 역사 전체를 엄밀하게 써 내려간 논픽션이기도 합니다. 치밀한 연구와 조사 결과를 유려한 문장으로 담아내는 한편으로 높은 학문적 성과를 폭넓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 유구한 시간과 수많은 사건이 속도감 있게 전개되면서 그 속에서 저자의 통찰력이 이처럼 날카롭게 빛나는 책을 나는 지금까지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 레너드 스위트Leonard I. Sweet_드류대학교 신학과 교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종교적 조언자
현상과 실체가 지나간 후에 남겨진 자국이나 자취를 우리는 ‘흔적’이라고 한다. 《대륙의 십자가》는 중국 대륙에 사도행전 29장을 쓰려 했던 사람들이 새겨놓은 또 하나의 흔적이다. 이 흔적은 너무나 사실적이고 객관적이어서, 감히 감추거나 지우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한다.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일에 행복해하고 역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커다란 기쁨의 흔적을 남길 것이다.
– 이영표_대한민국 전 축구국가대표
학자인 송철규 박사가 역사를, 기자인 민경중 특파원이 현재를 썼다. 이스라엘, 그리스, 터키가 아닌 중국으로 다녀온 기독교 순례기가 믿지 못할 만큼 신기하고 놀랍다. 상세한 역사 기술이 우리를 과거의 현장으로, 생생한 취재기가 다시 현재의 역사로 이끌며 사실성을 증명한다. 이 책을 가이드 삼아 얼른 순례지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솟구친다.
– 강형철_숙명여자대학교 교수, KBS 이사, 전 한국방송학회장
탁월한 중국 권위자와 신실한 저널리스트가 합작해 펴낸 《대륙의 십자가》는 그 제목처럼 광활한 중국 영토로 퍼져나갔던 기독교 역사를 기록한 기념비적인 책입니다. 이 책을 통해 한국 기독교는 중국 선교사(宣敎史)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통전적으로 조망하는 새로운 문에 비로소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기쁨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일독을 권합니다.
– 임성빈_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 프린스턴 신학대학원 철학 박사
중국에서 기독교 역사를 탐험하고 다닌다는 것은 금단의 지역을 헤집고 다녀야 하는 위험한 작업과 같다. 남다른 용기, 노력, 열정 그리고 소명의식이 없다면 불가능하다. 기독교의 동방 전파가 이뤄진 당나라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기독교 변천사를 중국 현지 중심으로 실증한 바가 탁월하다. ‘선교 대상에서 주역으로의 변신’과 그 노력을 추적한 저자들의 의지에 경의를 표한다.
– 문일현_중국정법대학교 교수, 베이징대학교 국제관계학·정치학 박사
지역 연구의 종착점은 그 사회의 ‘결과 떨림’을 온전하게 포착하는 것이다. 중국과 기독교에 대한 깊은 이해와 철저한 고증, 오랫동안 발품을 팔며 중국 5대 제국의 13개 도시에서 흘린 무수한 땀, 중국 문화에 대한 이해와 문학적 깊이 없이는 드러낼 수 없는 유려한 문체, 무엇보다 저자들의 치열한 문제의식과 탐구 정신이 빛난다. 1,400년 동안이나 면면히 내려온 중국 기독교 역사와 도시의 역사를 두 저자는 이 책에서 온전히 되살려냈다. 보기에 참 좋았다.
– 이희옥_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성균중국연구소 소장
《대륙의 십자가》는 7년에 걸쳐 1,400년이라는 유구한 중국 기독교 역사의 현장을 직접 만난 책입니다. 기독교가 마침내 토착종교로 정착할 수 있는 방법과 그 성찰에 눈뜨게 해줍니다. 중국을 알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필독서라 생각하기에 기쁘게 추천합니다.
– 박종순_한중기독교교류회 대표회장, 한국교회지도자센터 대표
《대륙의 십자가》는 중국 대륙에 기독교가 처음으로 전해진 당나라 시대에서 이야기를 시작해 국가 차원에서 장려되었던 중세 역사를 면밀하게 다룹니다. 그리고 의료와 교육 인프라를 근대화하기 위해 헌신했던 선교사들의 이야기까지, 중국 기독교 역사를 다각도로 조명했습니다. 가히 역작이라 할 만합니다. 중국 선교를 꿈꾸는 목회자와 신학생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으로서 기쁜 마음으로 추천합니다.
– 이영훈_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국민문화재단 이사장
‘과연 복음의 불모지에서 하나님은 일하실까?’ 나는 종종 물었다. 《대륙의 십자가》를 보기 전에는 말이다. 이 책 곳곳에서 하나님은 답을 주셨다. “나는 한시도 중국을 잊은 적이 없다. 중국뿐이겠느냐. 나는 너희를 잊은 적이 없다.” 대륙에서 펼쳐지는 기독교의 장엄한 서사시! 모든 독자가 만나보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 김학중_꿈의교회 담임목사, 감리교 경기연회 감독
《대륙의 십자가》는 놀랍도록 차분하게 실타래를 풀어가며 깊은 우물에 빛을 비추어준다. 학부부터 박사까지 역사를 공부했음에도 중국에 대한 무지로 답답함과 갈증이 깊었는데 이 책 한 권으로 시원하게 해소되었다. 중국 역사뿐 아니라 흥미진진한 현장 탐사기를 통해 자세하고도 큰 그림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중국의 기독교와 현재의 역동적인 현장을 보여주는 유일한 책이다. 기독교인뿐 아니라 역사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자신 있게 권한다.
– 김하나_명성교회 담임목사, 드류대학교 철학 박사
《대륙의 십자가》는 중국 대륙을 지배했던 5대 제국의 역사와 그에 뿌리내렸던 기독교 역사를 통(通)으로 담아낸 탁월한 저작입니다. 저자의 통찰력에 찬사를 보내며 필독을 권합니다.
– 조병호_《성경과 5대 제국》 저자, 버밍엄대학교 역사신학·철학 박사
《대륙의 십자가》라는 묵직한 제목 때문에 내용이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한 장, 한 장 너무도 재미있게 술술 읽혔다. 우리가 꼭 알아야 하는 중국 5대 제국의 역사를 인물과 사건 중심으로 꼼꼼하게 챙겨주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독자는 중국의 1,400년 역사를 생생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 이성미_방송인
Weight | 4 lbs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