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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치는 언덕 – 설우 특선 7

$24.00 $16.80

저자/역자 : 미우라 아야꼬/김소영  |  출판사 : 설우사
발행일 : 2007-07-14  |  (153*225)mm 342p  |  89-87911-06-3

미우라 아야꼬는 그의 처녀작 빙점(氷點)에서 심도 있게 다루었던 인간의 원죄를 본서에서 다시금 새로운 각도에서 파헤친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죄를 범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며 진정한 사랑만이 그를 구원에 이르게 한다. 저자는 본서를 통해 이렇게 말한다.

“사랑은 한없이 용서하는 것이다”

 

헤엄이라도 쳐보고 싶은 파아란 하늘이었다. 조용히 지켜보고 있노라면 하늘 깊숙한 곳에서부터 밀려오듯 가는 명주실 같은 구름이 피어 오르고 있었다. 점심을 끝낸 스기하라 교코는 교실 2층 창가에 기대어 아까부터 하늘을 바라고보 있었다. 흰 명주실처럼 보였던 구름은 어느새 엷은 베일이 되었고, 그것은 또 어느 틈에 하늘에 둥실 뜬 소담한 구름이 되었다.

 

이윽고 구름이 그 모양을 드러내자 교코는 비로소 웃음을 짓고 시선을 아래 운동장으로 옮겼다. 사람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는 넓은 운동장에 배구 공 하나가 굴러가고 있었다. 교정 주의에는 6월의 햇볕을 함빡 받은 라일락이 피어 있었다.

 

삿포로 사람들은 교코네 학교를 기다즈미 여자 고등학교라는 정식 이름으로 부르지 않고, 오래 전부터 라일락 여고라고 부르고 있었다. 라일락 나무가 많았기 때문이다. 보라에다 흰 그림 물감을 듬뿍 섞어 놓은 것 같은 라일락 빛깔과 그 향기를 교코는 몹시 좋아했다.

 

맑은 살결에 어딘지 모르게 그늘진 교코의 옆 얼굴은 세일러복보다는 오히려 기모노를 정식으로 차려 입는 편이 썩 어울릴 것 같은 운치가 있어, 쇼와 24년(1949)의 여고생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 본문 중에서 –

미우라 아야꼬

1922년 4월 25일 훗카이도 아사히가와 시에서 태어났다. 아사히가와 시립고등학교 졸업 후, 초등학교 교사로 7년간 근무, 퇴직 후 폐결핵과 척추 카리에스에 걸려 13년 동안 병원에서 요양생활을 했다. 이 기간 동안에 기독교를 믿게 되어 세례를 받고 1955년 6월 기독교잡지 <무화과>를 통해 미우라 미츠요씨와 알게 되어 1959년에 결혼했다. 1962년 여성잡지 <주부의 벗>이 모집하는 ‘사랑의 기록’에 입선이 된 것을 계기로 소설을 쓰게 되었다. 잡화상을 경영하면서 쓴 소설 <빙점>이 1964년 아사히 신문 이후 독실한 그리스도인으로서 ‘사랑이란 무엇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란 주제로 작품을 써왔다. 그녀의 작품으로는 「길은 여기에」, 「이 질그릇에도」, 「빛이 있는 곳에서」, 「살며 생각하며」, 「설령」, 「빙점」등이 있다. 1999년 10월 12일 오후에 다장기부전증으로 자택에서 향년 77세로 타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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