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 성지순례 50>은 의미 있는 곳을 찾는 국내 순례자들의 안내서로 남한 전체의 주요 기독교유적지 410곳을 인근 지역과 주제를 중심으로 50개의 벨트로 묶어 소개한다. 국가가 지정한 대표적인 기독교 문화재, 각 지역의 모교회 역할을 한 100년 이상 된 교회들, 각종 기념관, 순교 성지, 주요 가톨릭 성지, 역사 유적지를 망라하는 한국기독교 성지순례의 대표 도서이다.
남한 전 지역의 주요 기독교유적지를 포괄한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기준과 속 이야기들을 갖고 진행되어 왔다.
첫째, 남한 전체의 주요 개신교유적지를 인근 지역과 주제를 중심으로 50개의 벨트로 묶었다. 각 벨트는 원래 차를 이용해 하루에 돌아볼 수 있는 지역을 포괄하였고, 벨트의 이름은 해당 지역의 특징을 잘 드러낼 수 있도록 우리가 새로 이름을 붙였다. 물론 연구 과정에서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유적지를 발견하게 되었지만, 안타깝게도 이 책에 모든 지역과 모든 현장을 다 담을 수는 없었다.
둘째, 이 책은 기본적으로 개신교 유적들을 포괄하고 있다. 여기서 개신교란 장로교, 감리교, 침례교, 구세군, 성결교, 순복음, 성공회 등을 포함하고 있다. 단 특정 지역을 보다 잘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몇몇 가톨릭 유적지들을 단일 항목 혹은 벨트로 포함했다.
한국만큼 가톨릭과 개신교의 신앙유산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상호영향을 주고받은 나라는 많지 않다. 그렇지만, 가톨릭의 성지순례는 개신교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정리되고 체계적으로 발전되어 왔고, 이 책은 기본적으로 개신교유적지들을 일차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책에 담긴 가톨릭 유적은 가톨릭 내부의 우선순위를 따른 것이 아니라, 개신교의 유산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경우를 담았다는 점을 밝힌다.
셋째, 정부 기관이나 주요 교단은 유적 자체의 역사성, 기독교적 정체성, 사회와의연관성, 한국역사에서의 위치 등을 고려해 문화재 등 유적으로 지정해왔다. 기독교문화재로는 100년을 훌쩍 넘긴 개신교의 역사적인 건물들과 자료들이 주로 자리하고 있고, 한국사회와 역사와 교감을 이룬 현장들이 포함되어 있다. 동시에 일제 치하와 한국전쟁 당시 억압과 순교를 당한 장소와 인물과 기념비 등이 유적의 많은 부분에 포함된 것도 한국기독교유적의 특징이다. 이에 더해 지난 10여 년 사이에 전국적으로 진행된 많은 기념관과 역사관들이 중요한 한 축을 감당하고 있다. 우리의 책은 이와 같은 기독교문화재들을 우선하여 담고 있다.
넷째, 이 책은 현재의 한국개신교의 주목할 만한 신앙유적들을 있는 그대로 종합해서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제시해 주는데 일차적인 목적을 갖고 있다. 다시 말해, 각 유적이 가진 역사적인 고증과 정당성, 신학적이고 학문적인 논쟁, 그리고 투자와 보존가치의 문제를 위해서는 관련 학자들의 연구를 앞으로 더욱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물론 몇몇 현장은 이 정도 사건을 가지고 이렇게 막대한 재정을 투자했어야만 하는가, 이 사건이 왜 다른 사건보다 더 가치가 있단 말인가, 이것은 일종의 역사 왜곡 아닌가라는 지적을 받을만한 곳들도 가끔 있었다. 그렇지만, 우리는 지난 10여년사이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노력과 헌신을 일단 격려하고, 일부 아쉬운 점은 시행착오라 이해하고, 건물과 기념비와 토지조성을 마친 지금 시점에서 위의 문제를 진지하게 논하는 계기가 시작되기를 희망한다. 우리는 단지, 남한이라는 작은 땅덩어리에 이렇게 많은 신앙적 이야기가 산재해 있다는 큰 그림을 보여주고 있었다.
다섯째, 이 책의 원래 이름은 한국기독교 유적50으로 시작했다가 마지막 단계에서 한국기독교 성지순례50으로 바꾸었다. 역사학자로서 필자는 개인적으로 성지라는 말보다는 유적을 선호한다. 그런데 이미 한국교회가 성지순례라는 개념에 익숙하다는 현실을 반영해 이렇게 책 이름을 정하게 되었다.
여섯째, 부록에서 우리는 정부 기관이나 각 교단이 지정한 기독교 관련 각종 문화유적의 목록을 정리해보았다. 이런 정리가 지금까지 개별교단을 넘어서 진행된 적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각종 자료를 찾고, 교단 사무실마다 전화해서 정보를 모아 정리해 보았다. 물론 우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항목들이 여전히 빠져있을 것이다. 이런 점들은 앞으로 보완해 나갈 것을 약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