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는 나이 들고 어리석은 자들이나 믿는 종교” 취급을 받던 사회주의 세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볼프, 전쟁과 인종청소 현장에서 “그리스도인은 깨어진 세상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안고 씨름해 왔다. 그는 이 책에서 성경의 명령을 주입하기보다 종교를 초월한 성경 읽기의 유익과 삶의 방식을 배우기 위한 신학 하기, 타인을 비판하지 않고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찾기 등 흑과 백을 나누는 이원론이 아닌 다양한 성경 해석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볼프 박사는 이 작은 책에서 지구적 차원의 교회의 통일과 종교간 대화에 대한 깊이 있는 사상을 맛보여 준다. 심오하지만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볼프의 신학 세계를 경험하기 원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은 멋진 초대장이 될 것이다.
▶ 출판사 서평
성경의 깊은 샘에서 마시라!
우리는 성경신학과 조직신학 사이의 거리, 혹은 성경 본문의 본래적 의미를 찾는 주석적 물음과 성경 계시의 현재적 의미를 찾는 신앙적 물음 사이의 거리에 관해 말한다. 물론 이는 학자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단절의 강은 학문보다 더 깊은 삶의 숲 속에서 발원한 것이기 때문이다. 학자든 아니든, 우리는 모두 “오래전 옛날 말씀”과 오늘 내 삶의 연결이 만만찮다는 답답함을 느낀다. 이 책에서 볼프 교수는 바로 이 당혹감과 정면대결을 벌인다. 물론 그는 일급 신학자이고 그의 논의는 철저히 신학적이다. 하지만, 그 논의의 실질적 명분과 에너지는 성경 텍스트와 우리의 삶, 그리고 이 두 세계 사이의 거리라는 보편적 정황에서 배태된다.
가장 손쉬운 선택은 강을 건너지 않는 것이다. 현실의 난제들을 제쳐놓고 고대 텍스트 속의 문법과 역사에 몰두하거나, 내게 맞는 메시지를 위해 성경의 옛 언어를 무시할 수도 있다. 계시적 소통이 없는 일방적 독백들이다. 볼프는 이런 병리적 상황을 극복하고, 두 세계에 다리를 놓고자 한다. 성경과 우리 삶을 연결하고, 신학적 신념들을 실천적 신앙의 몸짓으로 연결하려 한다. 그는 두 영역의 연결에 관한 다소 이론적인 논의뿐 아니라(1부), 실제 말씀과 현실을 오가는 말씀 읽기의 사례들을 보여줌으로써(2, 3부), 우리의 다리 놓기를 돕는다. 이런 통합적 읽기를 그는 “신학적” 읽기라 부른다.
이 책에서 우리는 겸허하고 성실한 그리스도인 신학자가 말씀을 읽고 나눌 때, 그것이 얼마나 강력한 메시지로 다가올 수 있는지 알고 놀란다. 신학적 성경 읽기에 대한 그의 설명은 성경의 필요성을, 무엇보다도 우리 삶을 위한 필요성을 차분하지만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기독교 신앙에서 이론적 신념과 구체적 실천 간의 오고 감에 관한 논의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차분하다고 진부한 것은 아니다. 가령, 텍스트의 우선성과 의미의 다양성 문제를 사회적 관계로서의 의미 차원에서 풀어가는 경우에서 보듯, 그의 진술 배후에는 명민하고 진지한 사유의 흔적이 진하게 묻어난다.
아마 이 책의 백미는 볼프 자신이 신학적 물음을 가득 품고, 하지만 겸허하게, 성경 텍스트를 읽어가는 3장과 4장의 연구들일 것이다. 그는 다원주의 세계를 살아가는 신앙 공동체가 이 세계와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 물으며 “신학적” 성경 읽기를 통해 그 해답을 찾고자 한다. 가령, 베드로전서 읽기에서 그는 그 해답을 “온건한 차별성”이라 정의한다. 그리고 실제 본문 읽기를 통해 세상과 교회의 거리가 주변 사회에 대한 배타적 태도가 아니라 산 소망을 소유한 공동체의 내적 체험에서 생겨나는 것이며, 그래서 사회를 향한 교회의 몸짓에는 배척과 순응이 뒤엉킨다는 사실을 읽어낸다. 이렇게 그는 성경 본문의 논리를 무시한 조직신학자 리처드 니이버의 유형론도, 기독교적 자태의 복합적 성격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신약학자 존 엘리엇의 연구도 넘어선다. 또한 내적 정체성에 근거한 요한복음의 날카롭지만 “특이한” 이원론이 세상에 대한 적대감이 아니라 세상을 향한 사랑으로 드러난다는 생각, 그래서 현대의 다원주의 사회에 오히려 유익한 것일 수 있다는 놀라운 주장 역시 현실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치밀한 말씀 읽기가 어떻게 결합될 수 있는지를 멋지게 보여준다. 이슬람과의 대화 문맥에서, 요한일서의 본문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의 본질을 설명하는 글이나, 전도서의 본문을 바탕으로 현대의 성장 신화를 분석하는 글도 마찬가지로 흥미롭고 신선하다.
이 책은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삶의 세계를 이해하는 일과 말씀의 세계를 이해하는 일이 결국 하나라는 사실을 절감하게 만든다. 이 책은 성경 읽기와 신학적 사고를 위한 좋은 훈련이 된다. 한때 저자의 제자이기도 했던 나의 입장에서 보건대, 말씀과 신학적 사고의 이런 생산적 결합 배후에는 하나님께 순종하고자 하는 한 사람, 그래서 말씀과 현실이 공히 소중한 그리스도인이 자리하고 있다. 아마 이 책의 독자들 역시 성경과 신학에 대한 우리의 이론적 성숙이 순종의 열망 속에서 가능해지고 또 의미 있게 된다는 사실을 거듭 되새기게 될 것이다.
_권연경 교수(숭실대 신약학)
▶ 이 책의 특징
– 한 권의 책으로 미로슬라브 볼프의 다양한 신학적 사색을 맛볼 수 있다.
– 급변하는 현대 문화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세상에 등 돌리지 않을 수 있는 ‘온건한 차별성’의 길을 알려준다.
– 다원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기독교만을 진리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지 대화의 장을 열어준다.
– 항상 더 큰 만족을 추구하는 자본주의의 흐름에 함몰되지 않으면서 어떻게 진정한 만족을 누릴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시한다.
PART 1: 신학을 한다는 것
1. 신학적 성경 읽기
2. 삶의 방식을 찾기 위한 신학
PART 2: 다원주의 세계와 신앙 공동체
3. 온건한 차별성: 베드로전서에서의 교회와 문화
4. 특이한 정치: 요한복음, 이원론, 그리고 현대의 다원주의
PART 3: 하나님과 맘몬
5. 하나님은 사랑이라: 이슬람과의 대화에 비춰본 기독교 기본진리에 대한 성경적 성찰
6. 무한을 향한 갈망: 기독교 신앙과 경제성장의 역학
후기
주
미로슬라브 볼프는 세상이 가장 주목하는 조직신학자들 중 한 사람이다. 그가 자유주의적 신학자들과 보수주의적 신학자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는 이유는 보수적인 관점과 진보적인 관점이 볼프 박사 안에서 균형감 있게 교차하기 때문일 것이다. 동시에 조직신학자인 그는 이 책에서 성경신학자와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두 학문 사이의 거리감을 좁혀보려는 노력의 결과가 볼프의 책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볼프는 자신이 주해한 하나님의 말씀을 오늘날 현대인들이 씨름하고 있는 화두와 이슈에 적용 하려고 한다. 이 책은 신학적 배타주의를 넘어 성경을 통한 하나 됨의 길을 열어 줄 것이다.
_송병현 교수 (백석대 구약학)
세상에 수많은 책이 있지만, 미로슬라브 볼프처럼 성경에 대한 깊은 관심과 연구를 바탕으로 성찰한 신학자들의 저서들만이 오랜 수명을 누릴 것이다. 이 책은 볼프가 바로 그런 인물임을 잘 보여준다. 『하나님의 말씀에 사로잡혀』는 상당 기간 동안 독자들에게 풍성한 유익을 선사할 것이다.
_디모시 라르센 교수 (휘튼 칼리지)
한 손에 성경을, 다른 손에 신문을 든 채 신앙적으로 살고자 씨름하는 독자들에게 많은 통찰력과 지혜를 선사하는 책이다.
_존 프랭크 교수 (비블리컬 신학교)
사랑과 진리에 굶주린 세상에서 성경과 신학과 예수 그리스도의 의미를 서로 연결시키는 볼프의 지혜롭고 명쾌한 책이다. 건전한 성경신학과 다원주의 문화의 대화를 시도한 탁월한 저서로 높이 추천하고 싶다.
_티모시 조지 교수 (샘포드 대학교 비슨 신학교)
미로슬라브 볼프(Miroslav Volf)는 크로아티아 오시예크에서 태어났다. 그는 기독교가 어리석은 자들이나 믿는 것으로 치부되던 사회주의 세계에서 오순절 교회 목사의 아들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991년 유고슬라비아 내전으로 슬로베니아로 피신하며 전쟁의 참상을 몸소 겪었고, 이러한 그의 성장배경과 경험은 갈등과 배제의 상황에서 어떻게 기독교 신앙이 화해와 포용을 이끌어 낼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시하는 토양이 되었다. 풀러 신학교에서 석사(M. A.)를 독일 튜빙겐 대학교에서 위르겐 몰트만(Jürgen Moltmann)의 지도로 박사학위(Dr. Theol.)를 받았다. 풀러 신학교 교수로 재직했으며, 예일대학교 신학부의 헨리라이트(Henry B. Wright) 조직신학 교수이자 예일대학교 부설 ‘신앙과 문화 연구소’의 소장이다. 저서로는 『삼위일체와 교회』 (새물결플러스), 『배제와 포용』 (한국 IVP), 『베풂과 용서』 (복 있는 사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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