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편에서는 “두려움”과 “믿음”이 서로 경쟁한다. 시인은 “종일”(콜-하욤), 즉 오랫동안 고통에 시달렸다. 그러나 시인은 두려움 가운데서 하나님을 더욱 의지한다. 그렇게 하나님을 의지함으로써 밀려드는 두려움에서 벗어난다. 믿음이 두려움을 밀어낸다. 하나님과 그분의 말씀에 대한 확신은 인간들의 악한 행위로 인한 두려움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한다. 인간은 고통에 처했을 때 하나님이 부재(不在)하신다고 여긴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 순간에도 우리의 탄식 소리를 들으시면서 우리가 흘리는 눈물을 한 방울도 놓치지 않고 그 양을 일일이 측량하고 계신다. 고통 가운데서 눈물을 흘리는 사람은 하나님께 귀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믿음은 두려움을 완전히 몰아낼 수는 없지만 우리가 이 세상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준다. 이처럼 하나님을 의지하는 강력한 믿음이 세상이 주는 큰 두려움을 이긴다.
_56편 “두려움을 이기는 믿음” 중에서
강탈과 도적질로 불의한 재물을 축적하는 사람들이 심심찮게 발견된다. 하지만 성숙한 사람이라면 진정한 권능이 오직 하나님께 속해 있다는 믿음으로 그분의 개입과 판결을 잠잠히 기다려야 한다. 기다림의 과정에서 힘이 길러진다. 씨앗은 땅을 뚫고 나올 힘을 만든다. 알은 껍데기를 뚫고 나올 힘을 만든다. 번데기도 허물을 벗고 나올 힘을 만든다. 이처럼 기다림은 마냥 손 놓고 있는 상태가 아니다.
기다림에는 애간장을 녹이는 “토설 기도”가 동반된다. 이해할 수 없는 환경 속에서 믿음이 흔들릴 때 “시시로”(베콜-에트: 그때마다) 하나님을 절대 의지하고, 더 나아가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토설 기도를 함으로써 믿음을 재충전시켜야 한다. 우리는 이 시편을 통해 힘을 모으는 기다림과 마음을 토하는 토설 기도가 사람을 성숙한 자리로 이끈다는 사실을 배운다.
_62편 “믿음을 재충전해주는 토설 기도” 중에서
찬양은 단순한 노래나 감정 표출의 도구가 아니다. 찬양은 우리의 충성이 누구를 향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지표다. 따라서 찬양과 예배는 우리가 어떤 권세를 신뢰하고 섬기는지를 드러냄과 동시에 우리의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다. 이런 면에서 예배는 중요한 사회적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이스라엘과 열방 민족들이 창조주이시자 이 땅의 보존자가 되시는 야웨 하나님을 예배할 때 “평화와 질서의 세계”(Welt-Friedens-Ordnung)가 이 땅에 가시적으로 펼쳐질 것이다. 온 인류가 하나님 안에서 하나 되는 순간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현실로 임할 것이다. 또한 각 개인이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을 삶 속에서 실천하게 되면 인류가 하나님 나라를 앞서 맛보고 그것을 누리며 살게 될 것이다.
_100편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 맛보기” 중에서
신학을 공부하기 전에는 시편을 읽으면서 아름다운 시구로 가득한 시집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공부가 깊어짐에 따라 시편은 찬양시, 탄원시, 감사시 등의 장르를 통해 인간의 희로애락을 표현한 성경임을 깨닫게 되었다. 저자는 평신도와 설교자가 시편 각 편의 구조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하였고, 각 장이 끝날 때마다 독자의 삶에 적용하여 생각해볼 수 있는 해당 시편의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는 형식을 사용한다. 이에 맞춰 저자의 해설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각 시편의 유형에 따른 구조와 메시지를 보다 쉽게 알게 되고 그 과정에서 시인의 영성에 한층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이윤경 | 이화여자대학교 기독교학과 교수
시편은 우리가 호흡하며 일상을 살아가는 이 땅에서 하나님의 하늘 보좌를 향해 올려드리는 수직 상승의 방향성을 지닌 독특한 성경이다. 저자는 시편 51-100편 하나하나를 깊이 묵상하면서 각 시편 조각 안에 울려 퍼지는 다양한 목소리를 수려하게 읽어낸다. 오랜 세월 동안 교회를 섬기는 신학을 구가하기 위해 몸부림친 저자의 삶이 엿보인다. 시편을 깊이 있게 공부하길 원하거나 교회 강단에서 시인의 영성으로 설교하고 몸소 가르치려는 모든 이들에게 기꺼이 추천한다.
주현규 |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구약학 교수
이 책의 저자인 차준희 교수는 많은 책을 저술했는데, 그중에서도 시편에 대한 이 책을 첫 번째로 권하고 싶다. 연구와 강의와 설교를 통해 축적된 경험의 정수가 이 책에 온전히 담겨 있다. 하나님의 말씀을 자신의 삶을 통해 내면화하고자 하는 신자들, 심령을 통하는 깊이 있는 기도를 원하는 사람들, 시편의 진수를 알기 쉽게 풀어 전달하기를 소망하는 설교자들은 모두 이 책을 가까이 두고 안내자로 삼아야 할 것 같다. 신학에 뿌리를 둔 목회가 절실한 이 시점에 시편 저자의 심령과 우리 삶의 현장을 잘 연결해주는 이 책을 기쁘게 추천하는 바다.
한기채 | 중앙성결교회 담임목사, 기성 전 총회장
이 책을 읽다 보면 매주 한 장의 시편과 지난한 씨름을 벌였을 저자의 노력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저자는 각 시편의 “양식”과 “구조”를 충실히 관찰한 토대를 바탕으로 본문의 의미를 파악하고 핵심 메시지를 찾아낸다. 저자가 말씀의 심연 속에서 찾아낸 주옥같은 메시지에는 학자의 정제된 언어가 미처 가리지 못한, 저자가 본문과 씨름하며 맛본 눈물과 깨달음과 희열의 흔적이 오롯이 남아 있다.
홍국평 | 연세대학교 신과대학·연합신학대학원 구약학 교수
Weight | 1.5 lb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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