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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를 넘어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아 온 『그리스도인의 완전』은, 17세기 프랑스의 사상가이자 성직자 프랑수아 드 페늘롱의 영성에 관한 조언을 엮은 책이다. A. W. 토저는 자주 가던 중고서점에서 이 책을 우연히 발견하였는데, 절판된 뒤에는 너무나 소중히 여겨 아무에게도 빌려 주지 않고 자기 서재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필사하는 것만 허락할 정도였다고 한다.
페늘롱은 이 책에서 영적 멘토가 되어 완덕을 향해 나아가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여정을 돕는다. 그의 깊은 영적 통찰에는 치밀한 철학적 논증과 체화된 실천적 지혜가 한데 어우러져 있다. 인간 심리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해부는 인간 내면의 진실한 욕망과 조우하게 하며, 동시에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식하고 수용하게 함으로써 하나님의 완전하심을 갈망하게 한다.
가장 권위 있는 프랑스어 판본(베르사유/파리 판)과 주석을 바탕으로 원작의 형태와 내용을 충실히 되살린 본서는, 최애리 번역자의 유려한 번역이 더해져 페늘롱 본연의 숨결을 느끼며 그의 삶과 사상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한다. 그와 더불어 작품의 이해를 돕는 해설과 연보를 수록했다.
“A. W. 토저가 사랑한 책”
17세기 기독교 영성의 빛나는 고전
프랑스어 원전 완역본 국내 최초 출간
– 김기석, 김회권, 손은실 추천
페늘롱은 프랑스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절대 군주였던 루이 14세 시대에 이상적인 군주 및 정치를 제시했던 사상가이자, 신구교의 대립을 넘어 참된 신앙의 길을 모색하고 실천했던 성직자이다. 왕자의 스승으로서 바람직한 국가란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여준 저서 『텔레마코스의 모험』은 20세기 초까지도 프랑스 중등학교의 필독서였으며, 신앙적 권면을 청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쓴 글들은 여러 형태로 편집되어 아직도 애독되고 있다. 본서는 페늘롱의 전작집 중 “윤리 및 영성에 관한 저작” 중 하나로 실려 있는 『그리스도인의 완전 및 윤리에 관한 다양한 문제에 관한 지침과 조언』을 옮긴 것이다.
페늘롱의 방대한 저작은 사후 종손자 페늘롱 사제가 자료 수집을 시작하여 1787-1792년에 발간되기 시작했다. 프랑스 혁명으로 잠시 중단되었다가 1820년부터 10년에 걸쳐 최초의 전집인 베르사유 판이 완성되었고, 1848-1852년에 파리 판이 수립되어 널리 인정받는 판본이 되었다. 20세기 말에 2권으로 발간된 플레이아드 판은 그중에서 가려 뽑은 주요 저작을 싣고 있다. 본서는 베르사유/파리 판을 번역 대본으로 했고 플레이아드 판과 대조했다. 베르사유/파리 판은 일반적 주제에서 영성적 주제로 나아가는 순서로 구성되어 있다. 본서는 베르사유/파리 판이 심화되어가는 내용을 이해하기에 더 적절하다고 생각되어 그쪽을 따랐고, 소제목 역시 플레이아드 판의 새로운 제목보다 널리 알려진 대로 옮겼다.
이 책이 시대와 국가를 초월하여, 그리고 가톨릭뿐 아니라 개신교에 속한 독자들에게서도 호응을 얻는 것은 그의 영성이 신구교의 그 모든 차이를 떠나 하나님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일 것이다. 하나님에 대한 ‘순수한 사랑’, 자기애를 완전히 버린 사랑의 극한으로, “설령 영생에서 제외된다 하더라도 하나님만을 사랑하겠다”고 하여 이단 시비까지 무릅썼던 페늘롱의 끝없이 순수하고 강직한 신앙, 그러면서도 소박하고 단순한 실천적 지침들은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하는…말세의 고통하는 때”(딤후 3:1-5)에 마음을 정화하는 거울이 되어 준다.
– 옮긴이의 글 중에서
[특징]
–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한 영적 통찰과 실천적 지혜가 담긴 기독교 영성 고전
– 프랑스어 원전 번역으로 원작의 형태와 내용을 되살렸다.
– 가장 권위 있는 판본(베르사유/파리 판)을 대본 삼고, 플레이아드 판의 주석을 더했다.
– 작품의 이해를 돕는 해설 및 연보 수록
[대상 독자]
– 고전을 통해 내면의 참된 자아와 인생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이들
– 프랑수아 드 페늘롱의 삶과 영성 사상을 탐구하고자 하는 이들
– 기독교 신앙의 본질과 참된 의미에 대해 관심하고 숙고하는 이들
– 참된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고자 고민하며 씨름하는 그리스도인
p. 76 마음의 한쪽은 하나님께 드리고 다른 쪽은 세상과 오락을 위해 남겨 둔다든가, 진실과 거짓, 하나님과 세상을 적당히 섞으려 한다든가, 제단 앞에서는 하나님께 속하기를 원하지만 하나님을 그곳에 버려둔 채 나머지 시간은 세상에 바친다든가, 하나님께는 표면적인 애정만 드리고 실질적인 애정은 세상에 둔다든가 하는 식으로, 두 마음을 가진 비열한 자들처럼 할 것입니까? 그런 사랑은 하나님께서 거부하십니다. 그분은 질투하시는 하나님이시며, 그런 유보를 용납지 않으십니다. 그분은 전부를 원하십니다.
_8 하나님을 사랑하는 법, 작은 일들에 충성하기
p. 93 하나님을 너무 사랑하게 될까봐 두려워하다니 얼마나 어리석은 일일까요! 하나님의 사랑 안에 뛰어듭시다. 사랑하면 할수록, 그 사랑 때문에 해야 하는 일까지 사랑하게 됩니다. 그 사랑이 우리의 상실을 위로하고, 우리의 십자가를 기꺼이 지게 합니다. 사랑하면 위험할 것으로부터 우리를 떼어 놓고, 온갖 해악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며, 우리가 겪는 모든 고난을 통해 하나님의 인자하신 긍휼을 보여줍니다. 죽음 가운데서도 영광과 하늘의 복락을 발견하게 하는 것은 바로 이 사랑입니다.
_9 느슨한 회심에 대하여
p. 100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겸손이란 외적인 겸손의 행위를 하는 데 있지 않고, 자기 자리에 머무는 데 있습니다. (중략) 자신을 아예 잊어버린 나머지 자신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자신을 돌아보지도 않는 자, 마음이 워낙 낮아져 아무것에도 상처받지 않는 자, 인내심을 짐짓 드러내지 않으며 자신에 대해서도 남의 말을 하듯이 하는 자, 자아로 가득 차 있으면서 자신을 잊은 척하지 않는 자, 자신의 행동이 겸손인지 교만인지도 의식하지 않은 채 사랑을 실천하는 자, 겸손치 못하다는 평판을 들어도 아무렇지 않은 자, 그리고 사랑으로 충만한 자야말로 진정 겸손한 자입니다. (중략) 우리의 사랑이 순수해질수록 겸손은 완전해집니다.
_11 겸손에 대하여
p. 255-256 하나님께 자신을 드리는 자는 복이 있습니다! 그는 해방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정념들에서, 사람들의 판단에서, 그들의 악의에서, 그들의 강압적인 격언들에서, 냉정하고 한심한 조롱들에서, 세상이 운의 탓으로 돌리는 불행들에서, 벗들의 변덕과 배신에서, 원수들의 계략과 함정에서, 자기 자신의 연약함에서, 인생의 비참과 짧음에서, 속된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서, 죄스러운 쾌락과 결부된 후회에서, 그리고 하나님의 영원한 저주에서- 이 무수한 불행에서 그가 해방되는 것은 자신의 의지를 하나님의 손길에 맡기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만을 원하며, 그리하여 믿음 안에서 위안을 얻고 모든 환란 가운데서도 희망을 갖기 때문입니다.
_30 하나님께 자신을 온전히 내어드리는 영혼의 행복
p. 326-327 영혼이 저항하거나 지체하지 않고 이 인도하심을 순순히 따라갈수록, 단순함에서 더욱 전진하게 됩니다. 자신의 결점들을 못 보거나 자신의 신실치 않음을 못 느낀다는 말이 아닙니다. 이전 어느 때보다도 더욱 그런 것들을 느끼게 되며, 아주 사소한 잘못도 견딜 수 없게 됩니다. 빛이 밝아질수록 부패한 것이 더 드러나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이런 깨달음은 더 이상 불안한 자기 성찰에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현존하시는 하나님의 빛 가운데서 자신이 그분의 무한한 순수함과 얼마나 반대되는가를 깨닫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영혼은 마음껏 내달릴 수 있게 됩니다. 더 이상 자신을 돌아보고 가다듬느라 멈춰 설 필요가 없습니다.
_40 단순함이란 무엇인가: 그 실천과 다양한 단계
이 책은 17세기 프랑스 가톨릭 사제 프랑수아 드 페늘롱의 영적 수상록과 심원한 조언들을 묶은 책이다. 루이 14세의 손자인 부르고뉴 공작의 가정교사였던 페늘롱은, 철학적-신학적 사유는 물론, 교육, 사목, 행정, 그리고 정치적 판단에도 온화하고 균형감이 탁월했다. 유럽의 30년 전쟁의 난폭한 잔영이 남아 있던 프랑스에서 태어난 그는 전쟁과 분열의 시기에 평화, 관용, 우정, 내적 평화에 천착하면서 『그리스도인의 완전』과 같은 영성 고전을 남겼다. 이 책은 페늘롱이 자신을 하나님께 내어드릴 때 경험한 홀로 있음, 그리고 인간적 고독에 깃든 하나님의 친밀하심을 세심하고 감미롭게 묘사하고 있다. 또한 기독교가 16세기 종교개혁 시대부터 시작된 종교가 아니라, 2천 년 동안 온축된 전통의 보고이자 지혜의 원천임을 깨닫게 한다. 독자들은 이러한 기독교 영성이 구약과 신약, 그리고 초대-중세 교부들의 신학과 영성을 이어받고 있음을 실감할 것이다.
_김회권, 숭실대학교 기독교학과 교수
페늘롱의 『그리스도인의 완전』은 자기애와 자아 과잉의 질병을 앓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영적 지혜로 가득 찬 치유의 길을 보여준다. 이 책에 담긴 41편의 글은 모든 시대의 인간이 경험하는 보편적인 문제에 대해 더없이 깊은 영적 통찰력과 실천적 지혜, 균형 감각이 돋보이는 가르침을 준다. 늘 경탄을 자아내는 불문학 전문 번역자인 최애리 선생님의 유려한 번역으로, 기독교의 대표적인 영성 고전인 페늘롱의 저작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은 참으로 반갑고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_손은실,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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