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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 중에 즐거워하며

$34.00 $23.80

저자 : 서성환,강선영  |  출판사 : 한국 NCD 미디어
발행일 : 2021-12-15  |  (148*210)mm 344p  |  979-11-91609-14-1
● 한 목회자와 한 평신도가 죽음 앞에서 하모니를 이루며 영생의 삶을 살아낸 환희의 찬가를 들을 수 있고, 볼 수 있고, 만지며 느낄 수 있다.
● 영원한 삶은 바로 지금부터이다.
● 위로와 격려, 감사와 소망을 새롭게 경험하길 원하는 이들을 위한 편지

이 책은 암투병으로 고통 중인 한 자매와 그를 마음에 품고 기도와 위로를 아끼지 않은 한 목사의 편지글이다. 육체의 죽음으로 향해가는 하루하루가 절망과 고통의 시간이 아닌, 오늘도 하나님의 나라를 누리를 삶인 것을 경험해야 하는 모두에게 진정한 소망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있다.

추천사 _12
죽음 앞에서 영생의 삶을 살아낸 환희의 찬가
정종훈 교수 / 연세의료원 원목실장 겸 교목실장

제주 소망 편지 1 기도와 함께, 소망과 함께 _19
서울 소망 편지 1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

제주 소망 편지 2 주님의 병에 담긴 눈물 _25
서울 소망 편지 2 때를 따라 돕는 은혜

제주 소망 편지 3 너로 말미암아 _31
서울 소망 편지 3 날마다 경험되는

제주 소망 편지 4 연약한 것을 친히 담당하시고 _39
서울 소망 편지 4 새 나라의 새 어른이 ^^;;
서울 소망 편지 4-1 저 잘 다녀왔어요!^^

제주 소망 편지 5 또 한 번의 승리 _49
서울 소망 편지 5 비밀의 정원에서 누리는 기쁨을

제주 소망 편지 6 홀로만 아는 고통과 아픔을 _57
서울 소망 편지 6 저 회복되었습니다!

제주 소망 편지 7 비밀의 정원에 부는 생령의 바람 _65
서울 소망 편지 7 오늘만 또 늦게 잘께요^^

제주 소망 편지 8 주의 사랑하심으로 _75
서울 소망 편지 8 칭찬과 격려에 ^^

제주 소망 편지 9 에케 호모의 주님 앞에서 _83
서울 소망 편지 9 저에게 엘리후 같은 분

제주 소망 편지 10 수선화 눈부시게 아름답고 _97
서울 소망 편지 10 봄을 선물로 ^^

제주 소망 편지 11 삶에의 감사, 영생에의 감사 _101
제주 소망 편지 11-1 너를 보듬고, 나를 보듬고
서울 소망 편지 11 방금 병원 잘 다녀왔습니다.

제주 소망 편지 12 일곱 사랑노래와 함께 _121
서울 소망 편지 12 귀한 은혜 나누어 주셔서
서울 소망 편지 12-1 퇴원 보고 ^^

제주 소망 편지 13 꽃비처럼 내리는 은총 속에서 _135
서울 소망 편지 13 기도와 격려로 다시 !^^

제주 소망 편지 14 “내가 혼자 있는 것이 아니라” _143
서울 소망 편지 14 바쁘신데…. 너무 감사해요.

제주 소망 편지 15 마실간 기분, 여행간 마음 _151
서울 소망 편지 15 정원 마실과 바다여행… ^^

제주 소망 편지 16 스페니쉬 시나고그를 떠올리며 _157
서울 소망 편지 16 목사님, 감사합니다 ㅠㅠ
서울 소망 편지 16-1 퇴원보고 !^^

제주 소망 편지 17 개나리 야스민처럼 _173
서울 소망 편지 17 눈물과 감사로

제주 소망 편지 18 다시 기도의 자리에서 _185
서울 소망 편지 18 잘 다녀왔습니다! ^^

제주 소망 편지 19 그는 늘 너희를 위해 거기에 _197
서울 소망 편지 19 7차 항암 보고 ^^

제주 소망 편지 20 더 온전한 카이로스의 시간으로 _211
서울 소망 편지 20 없음

제주 소망 편지 21 빗소리 교향악 _215
서울 소망 편지 21 아름다운 빗소리 교향악! ^^

제주 소망 편지 22 낙담과 의심이 몰려 올 때가 _225
서울 소망 편지 22 8차 항암 퇴원 보고

제주 소망 편지 23 오직 주의 사랑을 의지 _233
서울 소망 편지 23 감사합니다.^^

제주 소망 편지 24 천사콘서트 _243
서울 소망 편지 24 천사콘서트에 초청해 주셔서
서울 소망 편지 24-1 8차 항암 결과 보고 ^^

제주 소망 편지 25 능소화 같아여라 _253
서울 소망 편지 25 천국의 정원풍경 ^^

두 번째 서울 방문 _261

제주 소망 편지 26 질그릇에 담긴 보배 _263
서울 소망 편지 26 늘 감사 ^^

제주 소망 편지 27 승리하는 길 위에서 _273
서울 소망 편지 27 없음

제주 소망 편지 28 부활절 카드 _279
서울 소망 편지 28 감사합니다! ^^

제주 소망 편지 29 이미 부활 생명과 영생을 _285
서울 소망 편지 29 감사합니다! ^^

서울 소망 편지 30 감사합니다! ^^ _290
제주 소망 편지 30 인동초 향기로 함께 하시는 그분
서울 소망 편지 30-1 감사합니다! ^^

제주 소망 편지 31 빨강 머리 앤 _303
서울 소망 편지 31 오늘도 감사와 눈물로 ㅠㅠ

제주 소망 편지 32 “너희는 내 얼굴을 찾으라.” _311

제주 소망 편지 33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 _317

제주 소망 편지 34 그런 슬픔은 _324

후기 _ 330

사람이 사는 것이 무엇이며, 죽는 것은 또 무엇입니까?
서성환 목사 / 사랑숨결교회

애도하며, 축하하며….
강명식 교수 / 숭실대학교 음악원 교회음악과

죽음 앞에서 영생의 삶을 살아낸 환희의 찬가

연세의료원의 원목 실장 겸 교목실장으로 보직을 받아 일한 지 만 6년이 지난 나는 그동안 많은 환자를 가까이서 경험했습니다. 환자들은 대개가 질병 앞에서 긴장하고 낯설어하며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들은 아픈 육신과 상한 마음을 어찌하지 못해서 분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게다가 치료가 어려운 중증질병 앞에 직면한 환자들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마음의 평정을 잃거나 자기 삶의 근본인 신앙의 지축을 바닥부터 흔드는 상황 한가운데 놓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 가까이서 경험하는 가족이나 친구, 지인들은 그러한 환자를 어떻게 대면해야 할지 알지 못해서 당황할 때가 적지 않습니다. 모두가 힘겨운 삶의 여정에 있게 하는 것이 질병의 상황입니다.

질병은 종교가 있는 환자들에게는 자기 종교의 성직자를 병실 공간에서 사적私的으로 만나는 기회가 됩니다. 예배 의식에 참여하며 먼발치에서 공적公的으로 바라보던 성직자를 가까이서 만나는 것이 환자들에게는 큰 위로와 격려가 되며, 소망이 되기도 합니다. 신앙의 힘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극도의 고통으로 울부짖는 환자들을 대면하는 성직자들은 당황하기 쉬운 것이 현실입니다. 스스로 경험하지 못한 질병과 평상시 가까운 관계가 아니었던 환자를 가까이서 대면하는 것이 부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신학을 공부하고 설교하는 법은 배웠지만, 환자 목회에 대해서는 무지하고 예배 집례와 가정 심방은 익숙하지만, 병원 심방은 언제나 새롭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님, 예수께서는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는 주된 사역과 함께 각종 질병으로 고통당하는 환자들을 가장 빈번하게 만나줍니다. 그리고 시각 장애인 바디매오의 눈을 뜨게 하셨습니다. 혈루증으로 인해서 모든 것을 잃은 여인의 혈루증을 그치게 하셨습니다. 베데스다 연못가에서 38년 동안 방치되어 있던 환자가 자신의 침상을 들고 절망의 자리를 스스로 박차게 하셨습니다. 지붕을 뚫고 치유를 기대하는 친구들의 사랑에 감동해서 중풍 병자를 고쳐주셨습니다. 심지어 어느 과부의 아들과 당신의 친구 나사로의 경우는 죽음으로부터 일으켜주기까지 하셨습니다. 이처럼 예수께서는 어떤 환자라도 질병에서 자유롭게 하셨습니다. 그런데도 예수의 가장 큰 관심은 지금 여기에서 하나님 나라를 누리는 것 자체에 있었습니다.

성경의 많은 이야기가 환자들에게 복음으로 이해되는 것은 예수를 만나면 치유의 기적이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심신이 약해졌거나 절망하는 환자들에게 질병이란 구원자 예수를 만나게 하는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적적인 치유가 신앙의 전부일 수는 없습니다. 신앙을 지녔다고 해서 모든 질병이 치유되는 것도 아니고, 질병이 치유되지 않았다고 해서 신앙을 저버리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복음의 핵심은 우주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아버지로 삼는 것입니다. 모든 막힌 담을 허물고 하나 되게 하신 예수를 구원자로 고백하는 것입니다. 언제나 새로운 소망을 품고 용기 있게 살도록 이끄시는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르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삼위일체 하나님과의 관계 자체가 복음이자 우리의 신앙입니다.

‘사나 죽으나 소망 중에 즐거워하며’ 살 수 있는 삶의 깊은 비결과 가슴 뭉클한 이야기가 여기에 있습니다. 죽음을 앞둔 한 환자의 아픔과 안타까움을 자신의 아픔과 안타까움으로 삼은 한 목회자와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아버지의 마음으로 전한 그 목회자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한 신실한 평신도가 여기에 있습니다. 주님과 함께 주님 안에서 주님과 거닐고 교제하며 가꾼 자신의 비밀의 정원을 여실히 보여주는 한 평신도와 그 정원에 온갖 아름다운 신앙의 꽃들이 피어나도록 안내하는 자상한 한 목회자가 여기에 있습니다. 예수를 생각나게 하는 한 목회자와 암 투병을 주님과 함께 사는 연습을 위한 은혜의 선물로 고백하는 평신도가 만들어내는 감동이 여기에 있습니다.

주님의 마음과 입술이 되어 자신이 깨달은 주님의 뜻을 씹고 또 씹어서 사랑으로 전하는 한 목회자와 주님의 손발이 되어 있는 모습 그대로 감사와 찬양을 표현하는 한 평신도가 짝을 이루어 만드는 신앙의 사건이 여기에 있습니다. 그리 아니 하실지라도 이미 받은 은혜가 너무 크고, 천국 소망으로 인해 결과에 상관없이 내 잔이 넘친다는 암 투병 환자의 고백과 하나님의 품으로 나아간 자매든 그녀를 사랑했던 남은 자들이든 언제 어디서나 주님과 함께 사는 것이라며 영원한 신앙의 교제를 도전하는 한 목회자의 고백이 여기에 있습니다. 영생이란 죽지 않고 오래 살거나 죽어서야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유일하신 참 하나님과 그가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에 있음을 알고, 어떤 형편과 처지에서든 당장 그 자리에서 영생을 누리는 것임을 삶 자체로 보여주는 이야기가 여기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은혜를 은혜로 깨닫게 하는 하나님의 은혜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자신이 어떤 상황에 있더라도 지금이야말로 자신이 살아온 시간 중에 가장 행복한 최고의 시간, 카이로스의 시간임을 알게 하는 지혜를 배울 수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질병으로 고통당하는 우리 자신보다 더 안타까운 심정으로 눈물을 흘리시며 우리를 있는 모습 그대로 이해하시며 당신의 따뜻한 품에 사랑으로 안아주시는 주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목회자와 평신도의 바른 관계란 기쁨과 아픔, 절망과 소망을 함께 나누며, 날마다 더 기뻐하며, 모든 일에 감사하며, 함께 마음을 모아 찬양하며, 서로를 위해 간절히 중보기도 하며 살아가는 영적 도반道伴의 관계에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한 목회자와 한 평신도가 죽음 앞에서 하모니를 이루며 영생의 삶을 살아낸 환희의 찬가를 들을 수 있고, 볼 수 있고, 만지며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책에는 신앙이 주는 감동과 우리가 어떤 신앙으로 살아야 할지에 대한 도전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우리는 ‘형제, 자매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시편 133:1) 노래한 시편 기자의 노래를 온몸으로 느끼며 체화할 수 있습니다. 많은 독자가 이렇게도 아름답고 소중한 신앙과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책을 기꺼이 읽고, 감동과 도전을 경험하며, 건강한 신앙인으로 살 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하나님의 은총과 도우심이 우리 삶의 여정 속에 영원히 함께하기를 축원합니다.

– 정종훈 교수 / 연세의료원 원목실장 겸 교목실장

사람이 사는 것이 무엇이며, 죽는 것은 또 무엇입니까?

선영 자매님은 끝내 제주도에 오지 못했습니다. 한라산에도 함께 오르지 못했습니다. 처음 만나 그렇게 기도했고, 약속했지만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안타깝고 아쉽기 그지없습니다. 그러나 선영 자매님은 지금 제주도나 한라산과는 비교할 수도 없이 더 좋은 하나님의 품에서 하나님 나라를 온전히 누리고 있습니다. 이 땅 서울에 있을 때도 선영 자매님은 믿음으로 하나님 나라를 선취先取하여 누렸습니다. 말할 수 없는 육신의 고통 중에도 사람들에게 그 기쁨을 나누어주었습니다. 이제는 영원히 하나님 품에서 영생 복락을 누리고 있습니다.
선영 자매님을 처음 만난 것은 2019년 1월 28일이었습니다. 선영 자매님은 강명식 형제님의 동생입니다. 명식 형제님은 거의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저와 영적인 교제 속에 살아가고 있는 신실한 형제입니다. 부족한 제 시에 곡을 붙여 많은 이들에게 주님의 복음을 증거하고 있는 CCM 아티스트입니다. <승리, 하나님 아버지, 침묵의 언어, 마지막은, 이치, 묘지 대화, 그분 거기 계시리니, 주님의 세계로, 내 것은 없네, 광야로> 등이 음반으로 출시된 CCM입니다. 지금은 서울 숭실대학교 음악원 교회음악과의 책임자로 후진들을 양성하는 교수님이기도 합니다. 지인을 통해서 명식 형제님의 동생이 암 수술을 받고 투병 중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사실은 명식 형제님을 위로하고 함께 기도하고자 제주에서 서울 창동 집을 방문하였다가 거기서 선영 자매님을 처음 보았습니다.

선영 자매님은 너무 뒤늦게 암이 발견되어(제4기) 중한 수술을 받고 장루까지 착용하고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선영 자매님은 교육학을 전공하고 대학에서 가르치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깊은 믿음으로 CCM 아티스트로 사역하는 오빠를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고, 든든한 후원자이기를 자처했다고 합니다. 미혼인 선영 자매를 암 수술 후에 돌보아 줄 사람이 없어서 오빠 집에서 지내기로 했다고 합니다. 처음 만난 선영 자매님은 전혀 암 환자 같지 않았습니다. 매우 밝았고, 씩씩했습니다. 오래전부터 오빠와 저와의 관계를 알고 부러워했는데 만나게 되어 정말 감사하고 기쁘다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함께 예배하고 기도한 후에 점심을 먹었습니다. 식탁은 선영 자매님이 다 차려내었습니다. 요리하는 일에 각별히 관심이 많아 취미생활처럼 즐기는 자매였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중한 수술을 받은 지 얼마 되지도 않고 장루까지 착용한 상태에서 쉽지 않았을 터인데, 명식 형제님과 저는 조금만 거들게 하고 정성을 다해 준비해 주었습니다. 우리는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식탁의 교제를 나누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 나라의 식탁을 미리 맛보는 것 같았습니다.

선영 자매님과 소망 중에 즐거워하며 그 기쁨과 즐거움을 이어갈 것을 함께 다짐하고 저는 제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제주로 오는 중에 주님이 함께해주신 은혜에 감동을 하면서도 마음 한편이 많이 아팠습니다. 그렇게 그런 아픔에서 시작된 편지가 제주와 서울을 잇는 소망 편지가 되었습니다. 선영 자매님은 저의 목회 사역에 방해나 부담이 될 것을 염려해서 먼저 편지를 쓰지 않았습니다. 제가 이메일을 보내면 답신을 하는 형태로 소망 편지는 이어졌습니다. 아무리 육신적으로 아프고 힘들고 고단해도 내색도 하지 않았지만 저는 그 편지의 행간에서 선영 자매님이 얼마나 힘든 과정을 지나가고 있는지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선영 자매님은 그렇게 자신의 믿음을 간증하고 있었고, 그것은 선영 자매님의 복음적 승리였음을 증거하는 것이었습니다.

선영 자매님을 두 번째 만난 것은 2019년 8월 10일이었습니다. 그때는 선영 자매님의 절친 중의 절친인 조민정 자매님도 함께 하였습니다. 민정 자매님도 주님의 사랑으로 사람을 사랑하며 섬길 줄 아는 신실한 믿음의 사람이었습니다. 민정 자매님은 우리 사이에서는 동치미 자매님으로 불렸습니다. 첫 번 방문 때 차려진 식탁 중에 민정 자매님이 만들어 보내준 동치미가 일품이었습니다. 민정 자매님은 직장 언니인 김희진 자매님과 제주 여행 중에 제가 섬기는 사랑숨결교회에서 함께 예배하며 교제하였습니다. 예배 후 즐거운 교제를 나누었는데, 제가 방문한다니까 민정자매님도 저를 만나고 싶어 할 것 같아 초청하였다고 합니다. 친구를 배려하는 마음이었겠지요. 우리는 하늘나라 식탁 같은 점심을 먹고 함께 찬양하며 예배하였습니다. 떼제 찬양 두 곡을 기도가 될 때까지 우리는 함께 불렀습니다. “주님을 찬양하라. 온 세상이여. 주님을 찬양하라 온 세상이여”, “두려워 말라. 걱정을 말라, 주님 계시니 아쉬움 없네. 두려워 말라. 걱정을 말라. 주님 계시니” 지나놓고 생각해 보니, 이 찬양은 성령님의 인도하심이었다는 확신이 듭니다. 선영 자매님의 남은 시간은 이 찬양과 같은 삶이었던 것입니다.

선영 자매님과 헤어져 제주로 온 이후 도무지 편지를 쓸 수가 없었습니다. 매일 새벽마다 선영 자매님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 기도하며, 오늘은 꼭 편지를 써야지 하고 단단히 마음을 먹어도 웬일인지 글이 써지지가 않았습니다. 참 알 수 없는 노릇이었고,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바울이 아시아에서 복음 전하는 것을 성령님이 막으셨던 일이 생각날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소망 편지가 5개월 넘게 단절되었습니다. 그 기간 선영 자매님은 매우 힘든 고통스러운 과정을 지나고 있었는데, 아마도 제주소망 편지를 기다렸을 터인데, 그래도 선영 자매님은 먼저 편지를 쓰지는 않았습니다. 5개월 넘게 소망 편지를 쓸 수가 없었던 것에는 분명 하나님의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여겨집니다.

선영 자매님과의 소망 편지에 드리워져 있던 이 어둠의 시간이 풀린 것은 고린도후서 4장 7~15절 말씀에서였습니다. 재개된 서울의 소망 편지에서 선영 자매님이 그 가을과 겨울에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들게 지냈는지가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온갖 의료상의 치료에도 불구하고 병세가 계속 악화하여 마약성 진통제에 의지할 만큼 심한 고통 중에서 하루하루를 지냈을 것을 생각하면, 그런 동생을 매일 지켜보아야 했을 명식 형제님을 생각하면 참으로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러는 중에도 선영 자매님은 오직 주님만 바라보며 주님만 의지하며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지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참으로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어떤 상황에도 주님만 바라보고 의지하며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며 그 안에서 평안을 누리게 하시려고 소망 편지를 단절시키시지 않으셨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심오한 은혜가 임하는 시기에 저의 어설픈 위로와 소망의 말들은 오히려 방해될 수도 있기에 주님께서 그리하시지 않았을까 하는 깨달음이 왔습니다. 여름날 그때 그 찬양처럼 “주님을 찬양하라”, “두려워 말라, 걱정을 말라”를 온 마음으로 체득시키시는 주님의 은혜가 임하는 기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주님의 깊은 뜻을 어찌 다 헤아려 알겠습니까마는 그렇게 짐작할 뿐입니다. 물론 주님 앞에 설 때까지 풀리지 않는 신비로 남는다고 해도 그저 주님이 하신 일로 믿고 찬양할 뿐입니다.

선영 자매님이 호스피스 병원으로 가기 전 보내준 마지막 서울소망 편지의 말미입니다.
“매일 매 순간 새롭게 부으시는 은혜와 새 힘 의지하여,
십자가 든든히 붙잡고 한 걸음씩 걷겠습니다.”

선영 자매님은 십자가 든든히 붙잡고 그 힘든 고통 속에서 한 걸음씩 주님의 품으로 걸어갔습니다. 이 땅에서도 주님과 함께 사는 영생을 누리고, 그렇게 하나님의 영원한 세계에 안겼습니다. 선영 자매님의 50년 지상 생활은 주님과 함께 하는 영생의 삶을 증거하는 것이었고, 이제는 영생의 삶을 주님 품에서 더 온전히 누리고 있습니다.
선영 자매님은 사람이 잘사는 것well-being이 무엇이며, 또한 잘 죽는 것well-dying이 무엇인지 우리 주님의 복음으로 몸소 보여준 것입니다. 선영 자매님의 신실한 믿음과 소망, 주님에 대한 무한 사랑에서 비롯되는 강인한 모습과 밝고 따듯한 미소가 늘 그리워질 것입니다. 그리고 온 마음과 몸으로 보여준 그 모든 복음의 증거가 우리의 삶을 새롭게 일깨워 줄 것입니다.

– 서성환 목사 / 사랑숨결교회

애도하며, 축하하며….

그동안 제가 만들었던 노래들과 나누었던 메시지들 중 많은 부분이 하나님 나라, 천국의 소망과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평소 고통과 죽음이라는 주제에도 많은 관심을 두고 관련된 책과 자료들을 찾아보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늘 씩씩하고 건강했던 동생이 우리 가족들 중에서 가장 먼저 떠나게 될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2018년 12월 동생이 암 진단을 받은 이후, 수술 과정과 이후 투병 기간을 오빠인 제가 보호자로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가족 중 암 환자는 처음이어서 많이 당황하기도 했고, 오빠로서 난소암 투병 중인 여동생을 돌본다는 것의 한계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최선을 다하려고 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여러 가지 아쉽고 미안한 것이 참 많습니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동생이 힘겨운 시간을 보내면서 인간적인 후회와 섭섭함은 있었을지언정 단 한 번도 하나님을 원망하거나 불평하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항암제 내성과 부작용으로 치료 결과가 좋지 않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여전히 하나님의 선하심을 신뢰했던 모습… 십자가와 부활 소망을 붙잡고 고통과 두려움에 당당히 맞선 용기는 저에게도 큰 믿음의 도전을 주었습니다.

호스피스 병원에서 저의 SNS에 적었던 글을 나누고 싶습니다.

* 호스피스 단상 (2020년 7월 18일)

벌써 이곳에서 8일째를 보내고 있네요.
수많은 생각이 오가고 있습니다.

동생의 마지막 여정을 위한 짐은
작은 가방 하나가 채 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가져온 것 중에도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 것들이 많고요.

조금이라도 더 소유하고 성취하기 위한
인생의 몸부림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깊이 되새겨보게 됩니다.

어린 시절부터 동생은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성격이어서
학교, 교회, 직장에서 늘 리더의 역할을 감당했습니다.
자기를 위해서는 좀처럼 쓸 줄도, 누릴 줄도 몰랐지만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후히 나누고
항상 남을 돕는 일에 힘썼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면서도 정작 자신은 타인의 도움 받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어쩔 수 없이 일상의 모든 것을
간호사, 요양보호사님들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치 아기처럼 종일 잠들어 있고요.
어린아이와 같지 않으면 천국에 들어갈 수 없기에,
그것을 준비하고 있는 과정일까요?

또 지금이 언제인지, 어디인지
시간과 공간의 개념도 모두 사라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시공간의 제한을 훌훌 뛰어넘어
영원으로 건너갈 준비를 하는 것인가 봅니다.

동생을 바라보며
안타까움과 걱정, 수많은 생각이 오가지만,
그 가운데서도 주님의 평강을 누리고 있습니다.
기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동생은 천국으로 가기 전, 6일간 의식이 없는 상태로 깊은 잠을 자다가, 2020년 7월 19일 주일 밤에 임종실로 옮겨졌고, 다음날인 7월 20일 월요일 오전 10시에, 그토록 바라던 주님 품에 안겼습니다. 임종실로 옮기고 숨을 거둘 때까지, 비록 의식은 없지만 영혼이 들을 것이라고 믿고, 기도와 찬양, 성경을 읽어주면서 마지막 인사를 전했습니다.
장례는 평소 동생의 뜻에 따라 최소한의 지인들만 함께한 간단한 장례 절차를 진행했고 화장 후, 샘물 호스피스 병원 자연 장지에 안장했습니다. 수고와 아픔이 가득했던 동생의 짧은 인생을 애도하고, 그러나 동시에 고대하던 천국에 아름다운 주님의 신부로 입성하게 됨을 축하했습니다.

이전에 알고 지내던 사이가 아니었음에도, 동생의 마지막 시간을 목자와 아비의 마음으로 품어주시고, 함께 울고 웃어주신 서성환 목사님께 가슴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목사님의 글들과 심방을 통해서 동생이 얼마나 큰 격려를 받았는지 모릅니다. 또 이렇게 동생의 마지막 고백들을 글로 엮어주신 부분도 감사드립니다. 아마 동생이 하늘에서 좀 민망해하면서도 감사하고 기뻐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동생의 오랜 친구 조민정 자매님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수술 이후 보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퇴근 후 병원에서 밤을 보내며 간병을 도와주고, 동생에게 좋은 것들을 수시로 챙겨주었고, 외로울 수밖에 없는 투병 기간에 따뜻한 말동무가 되어 준 것 등…. 동생과 나누었던 것처럼, 평생 민정 자매님 같은 친구 하나만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히 성공한 인생일 것이라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글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사와 사랑을 전합니다.

그리고 깊은 통찰과 사랑의 마음을 담아 귀한 추천의 글을 적어주신 정종훈 목사님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 책을 읽으시는 분들에게
모든 아픔과 절망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위로,
죽음도 끊을 수 없는 그리스도의 사랑,
세상의 헛된 영광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천국의 소망과 영광이 충만히 임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 강명식 교수 / 숭실대학교 음악원 교회음악과

서성환

장로회신학대학교(B.A.), 동 신학대학원(M.Div.), 연세대학교연합신학대학원 조직신학(Th.M.) 과정을 졸업했다. 1982년 목사안수를 받고 서울 영주교회(부목사), 다락방교회(담임목사), 예장통합 독일선교사로 독일남부지방한인교회담임목사 겸 독일뷔르템베르크주교회 선교동역자, 제주성안교회 담임목사, 제주사랑선교회(Jeju Love Mission) 초대회장을 역임하였고, 현재 제주시에 있는 사랑숨결교회 담임목사이다.

주요 저서로는 시집 『가난하지만』(1998), 『꿈을 캐내어라』(2005), 『너를 보듬고 나를 보듬고』(2019), 담론 『제주선교100년 어제와 오늘과 내일』, 탐방 『유럽영성공동체 탐방, 사랑이 피워낸 꽃』, 『만남성경공부, 복음의 삶』(공저), 『예닮성경공부』(미발간) 등이 있을며 CCM 강명식 곡 [승리], [하나님 아버지], [침묵의 언어]등 다수 작시, 김성배 곡 [그날의 꿈], [제주에서 온 편지] 작시, 성가곡 [일곱 사랑노래(가상칠언)] 작시를 맡았다.

강선영

故강선영 (1970.5.25 ~ 2020.7.20)
어린 나이에 예수님을 깊이 만난 후, 항상 하나님을 향한 열정을 잃지 않았습니다. 교육학을 공부하고 대학에서 가르칠 때나 쎌 모임 리더로 팀원들을 돌볼 때, 또 삶의 모든 자리에서 영혼들을 품고 복음을 나누는 일에 힘을 다했습니다. 고통스러운 투병 중에도 하나님 나라의 소망으로 의연히 견뎌내다 마침내 그토록 바라던 주님 품에 기쁨으로 안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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